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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8

매직 아워 - 상황 설정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스크루볼 코미디

태양이 사라진 후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짧은 시간, 그게 ‘매직 아워’야. 낮과 밤의 경계.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 그 순간에 촬영을 하면 몽환적인 빛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 수 있지. 그래서 우리 영화인들에게 매직 아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야. - [매직 아워] 중 무리타의 대사 가끔 필자는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즉흥적으로 시사회에 참석할 때가 있다.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거나 뜻하지 않게 시사회 티켓이 주어졌을 경우다. 물론 영화의 장르라던가 누가 출연하는 작품인지 정도는 대충 포스터만 봐도 감이 오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플롯조차 모른채 감상에 임할 때가 종종 있다. 재밌는건 의외로 이런 상황에서 기대치 않은 작품을 발견할 때가 있다는 것인데 이번에 관람한 [매직 아..

영화/ㅁ 2008.11.28

그곳에 가면 영화속 풍경이 있다 - 남양주 종합촬영소

미국처럼 광활한 땅을 지닌 나라는 영화를 만들때에도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제외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안쓰는 땅에 떡하니 세트장을 만들어 영화를 찍거나 인근의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서도 얼마든지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처럼 땅덩어리가 작은 나라에서는 사정이 다르죠. 뭘 하나 찍더라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그렇다고 세트를 짓자니 땅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이에 한국 영화계에서도 자국 영화의 증진을 위한 거대한 세트장이 필요하다는 취지하에 1997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40만평 규모의 부지에 세트장을 완공하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남양주 종합촬영소 덕택에 한국영화계도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는데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

추적 - 남자 대 남자 혹은 배우 대 배우의 맞대결

여기 두 남자가 있다. 젊은 남자와 노년의 신사. 젊은 남자는 뻔뻔스럽게도 당신의 아내와 사랑에 빠졌으니 이혼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당히 요구한다. 더 의아한건 노신사의 태도다. 당장 멱살을 잡고 싸대기를 후려쳐도 시원찮을 판인데 자신의 아내와 바람난 당사자를 앞에 놓고도 태연하게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시켜주며 이야기를 건넨다. '내 집에 있는 보석을 훔쳐주지 않겠느냐'고. 과연 이 청년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노신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추적]은 영화 전체에 걸쳐 한 장소에 단지 세 명의 캐릭터만 등장하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다. 연극이라면 그다지 생소하지는 않겠지만 90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세 인물만이 등장하는 영화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물론 [추적]의 원작은 앤서니 셰퍼의 희곡에 바탕을..

영화/ㅊ 2008.11.26

2008년 11월의 지름 보고

전 세계적인 불경기가 한국을 강타하는 요즘, 필자의 통장 잔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쥐꼬리만한 월급은 카드값 연체를 방어해내느라 여념이 없지만 그래도 지르고 싶은건 질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달 지른 몇가지 품목들을 소개해 보겠다. 먼저 [공각기동대 SAC] 1기 박스셋. 초회판을 소장중이었으나, 자금압박에 눈물을 머금고 처분한 이래 재구입의 찬스가 왔다. 약 8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할인판 마지막 세일이 다가온 것. 역시나 초회판 만큼의 뽀대는 없지만 본편의 내용만 같으면야 뭔 상관이 있으랴. 이건 오랜 기다림의 끝에 나온 지브리 시리즈 [귀를 기울이면]. 주제곡 '컨크리트 로드'가 아련한 여운을 남기는 고(故)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역작. 애니DVD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더빙까지 수록된 ..

다양한 매력의 뮤지컬 영화 10선

춤과 노래에 대화를 접목시켜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끌고가는 장르인 뮤지컬 영화는 유성영화의 출범과 더불어 영화사에 중요한 부분을 자리잡은 분야이기도 하다. 1960년대에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시작으로 뮤지컬 영화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뮤지컬 영화는 일부 매니아들의 전용 장르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다시금 뮤지컬 영화가 조명을 받고 있다. 2008년에는 [맘마미아!]가 추석시즌의 최대 다크호스로서 관객몰이에 성공했고, 픽사 애니메이션 [월-E]에서는 뮤지컬 [헬로 돌리]가 작품의 중요한 복선으로서 사용되는 등 뮤지컬 장르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해줄 다양한 뮤지컬 영화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1. 왕과..

괴작열전(怪作列傳) : 저스티스 리그 - 슈퍼히어로의 총출동? 잔치는 끝났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64 2008년의 슈퍼히어로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역시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이었습니다만,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로 분위기를 띄운 마블 코믹스는 자사의 슈퍼히어로를 집대성한 [어벤저스]의 실사화에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앞으로 제작될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 (Thor)]같은 작품들은 모두 [어벤저스]를 위한 포석의 일부임이 확실합니다. 이미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를 통해서는 떡밥을 뿌려놓은 상태구요. 이렇게 마블 코믹스에 '어벤저스'가 있다면, DC 코믹스에는 '저스티스 리그'라는 대항마가 있습니다. 먼저 '저스티스 리그'의 유래를 살펴보면, 1960년 2월에 '아메리칸 코믹'지에 실린 이벤트성 특집물로 시작된 작품으로서 같은해 ..

2008 청룡영화상 시상식 - 영화인이 아닌 스타를 위한 그들만의 잔치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바로 어제, 2008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어제 성대히 치뤄졌다. 국내에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로 알려진 축제이니만큼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행사임에도 매년 청룡영화제와 관련된 쓴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보기에도 눈쌀이 찌뿌려지는 여배우들의 노출의상으로 인터넷을 들끓에 했고, 필자도 그 점에 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해당 포스트 바로가기) 작년의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올해는 참석한 여배우들의 의상이 예년에 비해서는 비교적 얌전해졌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번 청룡영화상은 꽤나 원성이 자자할 듯 하다. 그 이유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있다. 영화제의 진행 자체가 아마추어리즘의 극치였다는 점이다. 이 정도 규모의 큰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미행 - 크리스토퍼 놀란의 천재적 반전 스릴러

[다크 나이트]로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어느 순간 뜬금없이 튀어나와 헐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에 버금가는 연출가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그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해 질 정도다. 헐리우드 진출의 교두보가 되어준 [메멘토]는 시간의 순서를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반전의 충격을 극대화한 작품으로서 사실상 놀란의 첫 번째 상업영화이자, 컬러영화, 그리고 장편영화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메멘토]를 통해 놀란의 천재성을 확인했지만, [메멘토] 이전에 놀란이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제서야 관객들은 [메멘토]가 어떻게 단 25일만의 촬영에도 불구하고 경탄스러운 완성도를 갖출 수 있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바로 [미행]에 그 해답이 있다. 영화 [..

영화/ㅁ 2008.11.21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지, 쁘띠 프랑스를 아시나요?

2008년을 강타한 최고의 드라마는 뭐니뭐니해도 [베토벤 바이러스]일 겁니다. 한국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이 작품은 드라마의 본좌급 연기자 김명민의 컴백과 더불어 아름다운 배경 설정과 실제를 방불케하는 연주 장면들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지요. 물론 아쉬움도 많이 남긴합니다만 어쨌거나 올 한해 가장 큰 수확을 거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히트작이 하나 나오면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저 드라마(혹은 영화)를 어디서 찍었을까 하는 것인데요, 특히나 [베토벤 바이러스]는 주인공들이 외국을 방불케하는 럭셔리한 마을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묘사되었고, 또한 연주 연습으로 쓰인 장소들도 하나같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과연 저곳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평범한 신파극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본 드라마의 힘

'세상이라는 건 안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팔 안이 너무나도 따뜻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을 잃는 건...그래서 힘든 거야' 흔히 '일드'로 불리는 일본 드라마의 매력은 다채로운 소재들과 11화로 마무리되는 부담없는 분량, 그리고 캐릭터를 잘 살리는 연출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무한루프의 경지에 들어선 삼각관계 치정극과 시청률 좀 나왔다 싶으면 연장신공을 발휘하는 국내 드라마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아직도 대중적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 유수의 일본 영화와는 달리 [전차남],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일드는 이미 레전드급의 드라마로 국내에도 수많은 매니아들을 양산시킨바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하 세카츄)]는 국내에 일드매니아를 확산시킨 작품 중 하나로서 2004년 3분..

드라마, 공연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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