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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커피 한잔의 다양한 매력

영화에 관한 잡담 2008.12.03 10:02 Posted by 페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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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 탈레랑의 "커피예찬"


이제 한국에서도 인스턴트 커피나 자판기 커피가 아닌 원두의 향을 즐기는 커피 애호가들이 제법 많아졌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사교장이던 동네 다방은 사라지고, 별다방(스타벅스)이니 콩다방(커피빈)이니 하는 원두커피 전문점이 전국을 장악했다. 언제부터인가 점심시간 시내를 돌아다니는 젊은 여성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테이크 아웃용 커피잔이 들려있고, 한때 인터넷에서는 스타벅스를 즐겨찾는 여성들을 속칭 '된장녀'라며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한 탈레랑의 '커피예찬'에서처럼 잘 만든 커피한잔에서 오는 만족감은 어떤 금전적 가치로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씁쓸한 듯 하면서도 구수하고 혀끝에서 전해지는 달콤함, 거기에 매혹적인 향기까지.. 세상의 어떤 기호식품이 이처럼 오묘한 기쁨을 줄 수 있으랴.

원두커피의 매력이 한국인들을 사로잡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영화속 주인공들이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보며 갖는 동경의 시각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에 영화속 커피에 대한 묘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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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nyway.net All rights reserved.

1999년 캐나다 토론토의 한 스타벅스 매장앞에서 찍은 필자의 사진.


원두커피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상업모델은 단연 '스타벅스'다. 1999년 신촌 이대앞에 1호점이 생길 당시 필자는 캐나다에 살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필자는 '어떤 영화'를 보며 국내에도 스타벅스가 곧 생길 것을 직감했다. 바로 [유브 갓 메일]이라는 작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같이 보이는 이 작품을 들여다 보면 꽤나 강력한 스타벅스 PPL용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유브 갓 메일]은 영화의 초반부터 뉴욕시 모퉁이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비중 높은 공간적 배경으로 선점한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주인공 남녀는 모두 같은 스타벅스 매장을 애용하며 이들은 하루의 일과를 스타벅스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처럼 뉴욕커의 일상을 따라하고픈 관객들의 욕망을 무의식적으로 강력하게 뽐뿌질하고 있는 것이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스타벅스에서는.. 단지 커피 한잔만이 아니라 자아까지 발견하게 된다'는 영화속 대사처럼 스타벅스의 커피는 왠지모르게 럭셔리한 느낌을 갖게 해주는 서구식 문화체험의 온상처럼 그려지고 있다. 사실 [유브 갓 메일]은 커피의 맛 보다는 커피라는 기호식품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와 연결시켜 원두커피를 마시는 행위 자체에 대한 동경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뭐 덕분에 한국인들은 '모카 프라파치노 그랑드'같은 생소한 이름의 커피도 자연스럽게 시킬줄 아는 내공을 쌓게 되었지만 말이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유브 갓 메일]이 스타벅스로 대변되는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력을 부각시켰다면,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은 가정식 드립커피의 맛을 보여주는 영화다. '집에서 먹는 듯한 식사'를 모토로 운영되는 카모메 식당은 손님의 취향에 따라 주먹밥에서부터 계피롤, 커피까지 만들어주는 다용도(?) 식당이다.

식당 주인인 사치에가 어떤 손님이 알려준 비법으로 손수 커피를 내리는 장면은 마치 집에서 부인이 해주는 정성스런 드립커피의 진수를 보여주며, 비록 화면상이지만 커피 필터를 타고 내려오는 커피의 향긋한 향이 식당 전체에 풍기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다. 흥미롭게도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비법은 단지 원두에 손을 대고 '코피 루왁(Kopi Luwak)' 이라고 주문을 외운다는 것이다. 여기서 코피 루왁이란 희귀하고 접하기 힘든 초고가의 커피로서 1년에 전세계적으로 300kg 미만의 소량만 생산되며 가격은 1kg에 1000달러에 이른다는 세계 최고의 커피를 말한다.

ⓒ Media Suits. All rights reserved.


그렇담 이 코피 루왁의 정체는 도대체 뭐길래 이리도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일까? 그 정체를 알고 싶다면 [버킷 리스트]를 보길 바란다. 암에 걸린 두 노인이 평생 해보고 싶었던 10가지 일을 하기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버킷리스트]에서 주인공들은 코피 루왁의 실체를 통해 리스트에 올라있는 '눈물날 때까지 웃기'를 성취한다. 코피 루왁이란 인도네시아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응가속에 소화되지 않은 커피 알맹이를 가공해 만든 커피로서, 극중 백만장자인 잭 니콜슨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커피의 정체가 고양이의 응가에서 나왔다니 웃길 수 밖에.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한편 응급시 약용으로서 커피의 효과를 다룬 영화도 있다. 다코타 패닝과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트랩트]에서 패닝은 천식환자로 등장하는데, 호흡곤란이 올 경우에 커피 진하게 타서 먹이라는 장면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일본 추리 드라마 [갈릴레오]에서도 똑같은 설정이 나오는데 커피속의 카페인은 피를 순환시켜 기관지를 확장시킨다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곁들여졌다. 평소에 커피 속 카페인이 해롭다고만 여겨온 선입견에 비추어 볼때 의외의 사실이다.

ⓒ Fuji TV Network INC. All rights reserved.


이 밖에도 커피를 영화속의 중요한 소품으로 다룬 영화들은 많이 있다. 그토록 영화속에 다양하게 묘사되는 커피를 보노라면 새삼 커피의 오묘한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되지 않겠는가. 날씨가 쌀쌀한 요즘 따뜻한 드립 커피와 함께 오후의 여유를 만끽해 보시는 건 어떨런지.


* 본 포스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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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셀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 속이 안좋아서 커피를 못 마시고 있는데.. 불을 댕기시는군요.

    초반 커피 인용구는 타테랑이 아니라 탈레랑(Charles-Maurice de Talleyrand)입니다.
    프랑스 외교관으로 유명한 사람이죠.

    2008.12.03 11:10
  2. 신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무슨 이벤트 얘긴가 했더니... 참고로 cafe invento는 패드 방식이라는군요.
    어쨌든 당첨되시길 바랍니다.

    2008.12.03 11:26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역시 알고 계셨으면서 ㅋㅋ

      저번에 함 사용해 본 기계인데 커피맛이 괜찮더라구요. 신어지님도 응모하실거죠?

      2008.12.03 11:30 신고
    • 신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이런거 하는지 몰랐다니까요. 암튼 전 안할랍니다.
      지금 집에서 쓰고 있는 걸로도 충분하고 제가 좋아하는
      방식의 머신도 아니네요. ㅋ

      2008.12.03 13:07
  3.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전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의 커피의 변화를 포스팅해볼까나요?

    참, '코피 루왁(영어?)" 앞뒤의 따옴표가 맞지 않아 보이는군요. ^^;;;

    2008.12.03 12:55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속의 커피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저는 싸구려 커피가 더 좋아요.
    자판기 커피, 캔 커피, 커피믹스... 입이 싸구려라. 크크

    2008.12.04 10:18 신고
  5. juanpsh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란토마토님의 블로그에서 뛰어들어왔는데, 제가 젤 좋아하는 커피에 대한 글이 눈에 띄어서, 결국 다 읽고 말았습니다. 재밌네요. 커피속 영화라(엉, 아닌가?) 암튼, 제가 사는 브라질에서두 커피는 인기짱의 음료입니다. 저두 개인적으로, Suplicy, Treviolo, Fran's, Lucas, Bonafide등의 메이커(모두 잘 모르시죠? 앞의 4개는 브라질의, 뒤의 하나는 아르헨티나의 커피랍니다)를 잘 마시는데, 드립으로 내려서 마시는 커피의 향이 집안에 항상 가득차 있답니다. 브라질의 커피, 혹은 아르헨티나의 커피에 대해서 좀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 블로그로 초대합니다. 한번 놀러오시기 바랍니다. http://infoiguassu.tistory.com/23 여기서는 아르헨티나 커피점에 대해서 말하고 있구요. 87 번에서는 브라질 커피중 하나인 Treviolo에 대해 기술해 놓았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종종 들르겠습니다.

    2008.12.09 10:24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브라질이야 워낙 커피로 유명한 나라니까요^^ 무슨일로 브라질에서 정착하셨는지 모르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며 느낀건 정말 다양한 나라에 사는 분들이 방문한다는 겁니다. 파라과이에 사는 분도 종종 방문하시고요^^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2008.12.09 13:06 신고
  6. lovemake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공각기동대에 웃는남자... ! 글 재밌게 보고갑니다.
    아 ! 트랙백은 필수로 남기고 가요~ㅋ

    2008.12.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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