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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1

디센던트 - 코미디로 승화시킨 중년의 위기

드디어 아카데미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아카데미는 [디센던트]와 [아티스트], [휴고]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지요. 사실 형식의 파괴(라기 보단 과거로의 회귀)측면에서 점수를 얻는 [아티스트]에 비하자면 [디센던트]는 전형적인 아카데미 취향의 내러티브를 지닌 작품입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보통 사람들], [아메리칸 뷰티] 등 아카데미측은 미국 가정의 모습과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에 언제나 높은 점수를 주곤 했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맷(조지 클루니 분)이라는 남자가 영화의 주인공이지요. 하지만 이 남자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두 딸과 보트..

영화/ㄷ 2012.02.17

[블루레이] 컨테이젼 - 감염, 궁극의 공포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2011년에 감상했던 영화 중 가장 무서웠던 영화를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컨테이젼]을 선택하겠다. 다소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과장된 공포가 화면을 가득 메우는 어떠한 호러영화보다도 [컨테이젼]이 주는 공포감은 지독하게 현실적이며, 생생하기에 더욱 무섭다.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의 재난영화버전인가 싶을 정도로 호화캐스팅이 돋보였던 영화임에도 스타들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건 이 영화의 초점이 인물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바이러스의 감염이 얼마나 쉽게 이루어지고 또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단순한 수치로써가 아니라 관객이 체감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지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인..

영화/ㅋ 2012.02.15

슬랩스틱 브라더스 - 나는 만담 코미디언이다

[슬랩스틱 브라더스]는 시나가와 히로시의 자전적 소설인 '만담 갱'을 자기 자신이 직접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슬랩스틱 브라더스]라는 제목이 저는 그닥 맘에 들진 않습니다. 슬랩스틱은 이른바 몸개그죠. 이 영화에서 다루는 건 만담개그, 즉 말장난이 메인입니다. 사실 일본에서의 만담은 에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있는 개그장르죠. 흔히 바보 역할을 하는 사람과 이를 되받아치는 츳코미 역할의 콤비가 팀을 이룬 스탠딩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는 10년간 만담 코미디언으로 활동해 온 한 남자가 팀이 해체되면서 인생의 나락 근처까지 갔다가 우연히 유치장에서 만나게 된 불량배에게서 천부적인 츳코미의 재능을 발견해 새로운 콤비를 짜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이야기가 그리 신선하지는 않습..

영화/ㅅ 2012.02.10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클래식한 정통 첩보물의 귀환

냉전시대의 산물인 첩보물이 유효했던건 1980년대까지 였습니다. 굳이 007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60,70년대 절정을 이뤘던 스파이물의 추억은 지금으로선 한물간 퇴물처럼 느껴지지요. 그나마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작품들은 액션의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장르형식으로 21세기 첩보물의 트렌드를 형성하긴 했지만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이건 정말로 클래식한 냉전시대 첩보물이거든요. 실제로도 존 르 카레의 원작은 영국 정보부 MI6 내에서 구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킴 필비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 영화처럼 외피만 살짝 바꾼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죠. 이 작품은 온전히 구시대의 유산인..

영화/ㅌ 2012.02.08

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겨냥한 석궁

잘 아시겠지만 [부러진 화살]은 실제로 일어났던 김명호 교수 석궁사건을 소재로 한 일종의 사회 풍자극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재판에 불만을 품은 한 남자가 부장판사를 향해 테러를 감행했다는 소재 면에서 떠들썩하게 알려졌지만 이 소동의 이면에는 한국 사법제도의 치부가 교묘히 감춰진 사건이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전말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일벌백계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지요. 실질적으로 김명호 교수의 석궁테러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가리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결말은 나와 있는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결국 김명호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됩니다. 자 그럼 영화는 이 사건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조명하고 있을까요? [부러진..

영화/ㅂ 2012.01.18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 미스테리를 배제한 21세기식 첩보영화

1893년, 아서 코난 도일에 의해 창조된 불세출의 명탐정 셜록 홈즈의 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던 홈즈가 ‘최후의 사건’에서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스위스 라이헨바흐 계곡에서 싸우다 함께 떨어져 죽는 충격적인 결말이 펼쳐진 것이다. 분노한 팬들의 항의가 끊이질 않자 단편 ‘빈집의 모험’을 통해 부활한 홈즈는 약 27년간 60여편의 작품을 통해 명탐정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명탐정의 롤모델이 된 홈즈의 명성이 아니라 그러한 명탐정을 죽음까지 몰고 간 ‘라이벌’ 모리아티 교수의 존재다. 가이 리치 감독의 가장 파격적인 홈즈 영화인 [셜록 홈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일린 애들러는 홈즈에게 자신을 고용한 배후의 인물이 ‘모리아티 교수’라는 말을 남긴다. 마치 [..

영화/ㅅ 2011.12.26

[단평] 마이웨이 - 21세기형 배달의 기수

1.강제규 감독이 준비하던 헐리우드 영화가 엎어졌죠. 그래서인지 이번엔 작심하고 엄청난 물량을 투입해 한중일 다국적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280억 제작비를 다 뽑으려면 국내 천만 관객이 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못 넘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아시아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 회수죠. 대사의 절반 이상이 일본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시장에서의 흥행이 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할 겁니다. 다만 이 영화... 일본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그려놔서 일본 관객들이 객관성을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2.일단 전쟁씬의 규모는 [태극기 휘날리며] 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사람들이 탱크에 깔리고 그냥 막 죽어나갑니다. 살벌하고 잔인해요. 이런걸 보면 [라이언..

영화/ㅁ 2011.12.22

퍼펙트 게임 - 너무나도 착한 결말의 스포츠 영화

올해는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올 한해 극장가에서 접한 야구영화만 이것으로 네편째입니다.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 김상진 감독의 [투혼],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 [머니볼] 그리고 지금부터 소개할 [퍼펙트 게임]까지 의외로 많은 야구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국내에서 야구영화가 성공했던건 1986년작 [이장호의 외인구단]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 경우도 영화의 원작인 이현세 화백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후광을 입어서였지 영화적인 완성도가 그리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작품은 [슈퍼스타 감사용]이었는데, 평단의 평가도 그렇고 제작사에서 엄청나게 공을 들였지만 흥행에서는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이만하면 한국극장가에서 야구영..

영화/ㅍ 2011.12.21

[블루레이] 개구쟁이 스머프 - 파란 스머프들의 어색한 귀환

‘랄랄라랄랄라~ 랄라 랄랄라~ 랄랄라랄랄라~ 랄라 랄랄라~’ 이 중독성 강한 스머프송의 멜로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필시 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리라. 1983년부터 KBS에서 방영된 [개구장이 스머프]는(1980년대 방영당시에는 ‘개구장이’로, 1990년대에 ‘개구쟁이’로 각각 타이틀이 정해졌으나 본 리뷰에서는 신작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TV판을 개구장이로 표기했다) 벨기에 만화가 피에르 컬리포드(일명 페요 Peyo)의 원작을 미국의 한나 바브라 프로덕션이 1981년 NBC를 통해 TV용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다. 원래 ‘스머프’는 페요의 다른 작품인 ‘Johan et Pirlouit’의 조연 캐릭터로 등장했었다. 중세 유럽의 판타지인 본 작품..

영화/ㄱ 2011.12.19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시리즈의 원류로 돌아가는 교차점

올드팬들에겐 [제5전선]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미션 임파서블]은 1990년대 중반 클래식한 스릴러의 거장인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손에 의해 극장판 시리즈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사실 드 팔머 버전의 [미션 임파서블]에 대한 불만도 없는건 아니지만 시크한 매력의 냉전시대 첩보물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 하지요. 구시대를 대표하는 짐 팰프스를 퇴장시키고, 신세대 첩보원 이단 헌트 요원을 중심으로 팀을 재배치한건 효과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이로인해 [미션 임파서블]의 주도권이 아예 톰 크루즈라는 배우로 넘어가 버렸다는, 다시말해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한 명에게 집중되어 버렸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요. 이러한 부작용은 오우삼 감독의 자의식 과잉이 절정을 이루었던 [..

영화/ㅁ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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