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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Z 22

47미터 - 빈곤한 상상력이 만드는 서스펜스의 한계

[127시간]에서 [그래비티], [올 이즈 로스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헐리우드 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1인 조난극입니다. 미니멀한 내리터브를 갖고 있지만 응축된 서스펜스와 집중력이 높은 효과를 발휘하면서 사이즈에 집중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요란함에 실증난 관객들에게는 시원한 청량감과 나름의 교훈점을 주고 있지요. [47미터] 역시 표면적으로는 그러한 1인 조난극의 포맷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두 명이 여자이지만 실상 이야기가 집중되는 인물은 맨디 무어가 맡은 캐릭터 한 명인데다, 매우 제한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거든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멕시코의 한 해변으로 휴가를 즐기러 온 리사와 케이트 자매는 샤크 케이지 체험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바다 한 가운데로 가서 상어를 유..

영화/#~Z 2017.08.07

007 스펙터 - 클리셰와 오마주에 매몰된 제임스 본드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고 본드역을 맡겼다!’. [카지노 로얄]에서 처음으로 본드역을 따낸 다니엘 크레이그가 한 불평입니다. 사실 마틴 캠벨 감독은 007 프렌차이즈를 살리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기막히게 캐치해 낸 명장입니다. 비록 다니엘 크레이크는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본드 역을 해야 했지만 그 결과 성공적인 리부트, 새로운 제임스 본드 무비의 시작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죠. [카지노 로얄]의 못다한 사족으로서 소진되는 바람에 저평가된 [퀀텀 오브 솔라스]는 제외하더라도 전작인 [스카이폴]은 여전히 변화된 리부트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한편, 클래식 본드 무비의 클리셰에 조심스럽게 접근한 수작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카이폴]이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제임스 본드의 가..

영화/#~Z 2015.11.16

[블루레이] 이티 -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한 가족영화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1982년 극장가의 현상은 단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이티 The Extra Terrestrial]다. 제작비의 35배를 상회하는 흥행수익을 거둔 이 작품은 1993년 스필버그 자신의 또다른 영화 [쥬라기 공원]이 등장하기 전까지 전세계 박스오피스 수익 1위를 굳건히 지킨 영화사상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이티] 덕분에 최초의 CG가 사용되어 영화사의 이정표를 세운 [트론]은 그 기대치만큼 각광받지 못했다. 그나마 제작비를 건진 [트론]은 양반이었다. 리들리 스콧의 야심작 [블레이드 러너]나 존 카펜터의 [괴물]같은 수작 SF영화들은 재앙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만큼 [이티]의 파괴력은 당대 SF장르의 크고 작은 야심찬 시도들을 초토화 시킬만큼 엄청났..

영화/#~Z 2012.11.21

007 스카이폴 - 클래식 본드무비로의 회귀

전 아직도 처음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 역에 발탁되었을때의 분위기를 기억합니다. 인터넷은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안티-크레이그 사이트까지 생성해가며 배우 교체의 목소리를 높혔죠. 크레이그 본인도 불만이 많았습니다. 비단 007 팬들이 자신을 반기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기존 본드 영화의 클리셰를 모두 제거한 채 자신에게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라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었던 거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대성공이었습니다. 크레이그는 그 어떤 007보다도 젊고 터프하며, 근육질의 야수 같은 남성상을 보여주었죠. 게다가 멍청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전락해가던 본드 시리즈가 탄탄한 짜임새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루어진 장르물로 다시 한번 회귀할 수 있던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물론 크레이그..

영화/#~Z 2012.10.30

7광구 - 허울뿐인 한국식 블록버스터의 허상

영화 [7광구]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는 대충 알 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다', '크리처물이 헐리우드의 전유물이더냐'. 뭐 이런 치기어린 외침이 들려오는 듯 하니까요. 실제로 처음에 영화를 딱 돌려보는 순간 ‘이건 헐리우드 영화로구먼’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보다보면 [에이리언], [괴물 The Thing], [레릭], [레비아탄] 등 어디선가 많이 봤던 일련의 크리처물들이 팍팍 떠오릅니다. 그만큼 도식적이고 기성품의 냄새가 진동하는 영화란 얘기지요. (이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영화답게 캐스팅도 막강합니다. 여전사 이미지가 확실한데다,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 상승세를 탄 하지원을 비롯해 [추노]의 오지호, 국민배우 안성기, 여기에 감초 조연..

영화/#~Z 2011.10.26

007 제임스 본드 전쟁, 비하인드 스토리 (2부)

* 1부 바로가기 [썬더볼]의 합작을 위해 EON과 맥클로리가 협의한 조항들은 여러모로 분쟁의 여지를 안고 있었다. 우선 맥클로리에게 있어서는 12년간 제임스 본드 영화에 대해 어떠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으며, 따라서 EON측이 이후의 007 시리즈를 통해 스펙터와 블로펠드의 캐릭터를 마음껏 사용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을때에도 맥클로리는 넋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007 썬더볼]의 도쿄 프리미어 현장. 왼쪽이 커비 브로콜리이며 오른쪽이 케빈 맥클로리이다. 두 사람의 동맹관계는 안타깝게도 [썬더볼] 한편으로 끝나고 만다. 반면 EON측에 있어서도 이 조항은 좌불안석의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12년이 지난 후에 맥클로리가 어떤 식으로 제임스 본드에 대한 권리주장을 해 올지 예측할 ..

영화/#~Z 2011.08.08

007 제임스 본드 전쟁, 비하인드 스토리 (1부)

현재까지 공개된 제임스 본드 무비는 총 22편. [퀀텀 오브 솔러스] 이후 MGM 스튜디오 매각에 실패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 EON측이 제작을 보류한 바 있지만 2012년 10월에 23편의 개봉이 확정되어 캐스팅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아마 본드 무비의 팬들이라면 기존의 22편 외에도 두 편의 007 영화가 더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 한편은 괴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카지노 로열 (1967)]이고, 또 한편은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이다. 특히 1983년의 극장가에서는 두 편의 제임스 본드 무비, [007 옥토퍼시]와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의 대결이라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3대 제임스 본드로 한창 궤도에 올랐던 로저 무어와 원조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의 자존..

영화/#~Z 2011.07.26

127시간 - 지금 숨쉬고 있음에 감사하라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127시간]은 포스터에서부터 풍겨오는 센스가 남다릅니다. 절벽 사이로 절묘하게 맞닿은 바위 한덩어리와 그 위로 몸을 받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마치 모래시계를 연상케하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국내 포스터는 이 심오한 의미를 뭉게 버리는 발편집을 해놨어요 -_-) 그리고 제목은 '127시간'이지요. 대략 '시간'이 중요한 테마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럼 어떤 시간을 말하는 것일까요? 주인공 아론(제임스 프랑코 분)은 산악인입니다. 무엇인가를 바쁘게 챙기는 가운데, 전화벨이 울리지만 전화를 받지는 않습니다. 이윽고 자동응답기로 넘어가자 여동생인 듯 한 여자가 자신의 결혼식을 잊지 말라며 메시지를 남깁니다. 아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등정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깁니..

영화/#~Z 2011.02.18

[블루레이] 9 (나인) - 디스토피아적 포스트 묵시록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산업혁명 이후 멸망한 세계. 생명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봉제인형 '9'이 눈을 뜬다. 자신을 만든 과학자는 죽어있고, 바깥 세상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자신과 동일하게 만들어진 다른 봉제인형들의 존재를 알게 되지만 동시에 위협적인 기계괴물들의 존재도 알게 된다. 세상은 왜 멸망하게 된 것일까? 생명없는 세상에 덩그러니 남게된 9명의 봉제인형들은 누구이며 기계들은 왜 이들을 죽이려 드는 걸까? 팀 버튼의 이름을 앞세워 홍보에 나선 [9]은 아마도 작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아니 그간 헐리우드에서 발표한 애니메이션 가운데서도 손에 꼽을만큼 다크한 작품일 것이다. 막상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든가 [유령신부]같은 괴기적인 B급 블랙코미..

영화/#~Z 2010.12.20

[블루레이] A-특공대 - 클래식 미드의 현대적 재해석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10여년 전 특공대원 일부가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출, 로스엔젤레스의 지하로 잠적해 버린 사건이 있었다.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신분을 감춘채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면, 그 사건의 해결을 A 특공대에게 맡겨도 좋을 것이다." KBS 2TV 월요일 밤 10시, 당시 기준으로는 착한 어린이라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어야 할 시간대에 방영된 'A-특공대'는 (필자를 포함해) 유독 많은 꼬맹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미드 중 하나다. 미국 NBC 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든 타티코프 회장은 [더티 더즌], [미션 임파서블], [황야의 7인] 그리고 [매드 맥스]를 한데 섞은 것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영화/#~Z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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