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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65

에이리언 로물루스 :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

귀찮지만 적어보는 [에이리언 로물루스] 리뷰. 간만에 극장을 찾게 만든 건 실로 오랜만에 제작된 (전작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로부터 무려 7년만)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라는 것과 해외 언론들의 호들갑스런 반응 때문이다. 솔직히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완성도는 명장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처참했기에 이번엔 기대를 다 내려놓고 가기로 했다.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작품을 딱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모든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헌사요, 오마주 덩어리다. 기본적으로는 1,2편을 베이스로 깔아 놨으나 3편과 4편, 심지어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오마주도 깨알같이 넣어 놨다.장르물로서의 완성도나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로..

영화/ㅇ 2024.08.30

스타워즈 Ep.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일관성이 결여된 시리즈의 결말

드디어 9부작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숱한 화제를 모았고 전 세계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스타워즈] 시리즈는 8편인 [라스트 제다이]를 기점으로 포스의 큰 동요를 일으키게 됩니다. 루크의 라이트 세이버 마냥 팬덤은 쪼개졌고, 설정은 파괴되었죠. 기존의 [스타워즈]를 갈아 엎겠다는 어마무시한 디즈니의 욕망이 표출된 결과였습니다 전 [스타워즈]의 오랜 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리스트 제다이]의 방향성이 나쁘지 않다고 봤고, 일개 영화로의 완성도는 [라스트 제다이]가 그리 못난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트릴로지의 중간 단계로서의 역할은 별개로 말이죠. 그렇다면 콜린 트레보로우 대신 대타로 기용된 J.J 에이브람스는 [라스트 제다이]를 어떻게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의 속마음까지 알 길..

대괴수 용가리 - 신동우 화백의 잊혀진 괴수만화

웹툰과 영화의 콜라보레이션은 최근에도 많이 시도되는 홍보의 일환이다. 가령 [스타워즈 Ep.7: 깨어난 포스] 개봉을 즈음에서 홍작가의 [스타워즈] 웹툰이나 [인랑]의 프리퀄을 윤태호 작가가 그린 것 외에도 다수의 작품들에서 만화와 영화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는 걸 아는가? 언젠가 괴작열전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었던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를 보자. 당시 파격적인 제작비인 1억 3,000만 원을 투입한 본 작품은 꽤 화제를 불러모은 만큼 홍보에도 신경을 쓴 모양이다. 그 유명한 故신동우 화백이 모 월간지를 통해 연재했으니 말이다. 때는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주인공은 과학자 고일우다. 그는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을 연구하고 있는데, 지구의 지층에 이 운..

블레이드 러너 2049 - 전작에 대한 예를 갖춘 속편

먼저 전하는 말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시기 전에 다음의 작품들을 예(복)습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1.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세계관을 설명해 주는 전작이자, 인물의 관계, 주제 의식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혹시 기관람인 분들이라도 한 번쯤은 복습하시는 게 좋습니다. 2.Black out 2022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 격인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감독은 그 유명한 [카우보이 비밥]의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맡았습니다. 굉장히 흡입력이 강한 작품으로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정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3.2036: Nexus Dawn – 역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로서 구 레플리컨트 모델들의 반란과 대정..

영화/ㅂ 2017.10.07

로케트보이 - 추억의 로케트 밧데리, 그리고 이정문의 슈퍼히어로

아마 연식이 좀 된 분들은 다 알만한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 중에 로케트전기라는 업체가 있다. 지금이야 에너자이저니 듀라셀이니 하는 외산 업체들이 많이 들어와 있지만 몇 십년전만 하더라도 로케트라는 상표가 건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는 법. 2015년에 기업청산과 더불어 첫 국산 건전지를 만들어냈던 로케트전기는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로케트가 유독 기억에 남았던 건 아마도 해당 회사에서 사용했던 마스코트때문일 것이다. 귀여운 소년이 R자가 새겨진 핼멧을 쓰고 빙긋 웃고 있는듯한 이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으리라. 그런데 놀랍게도 이 로케트 밧데리의 마스코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만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로 이정문 작가의 [로케트보이]다...

컨택트 - 드니 빌뇌브식 미지와의 조우

언제부터인가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심어주는 감독이 생겼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자신의 이름을 알린 [그을린 사랑]에서의 메가톤급 충격 이후 이 감독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봐 왔습니다.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급의 믿고보는 감독이라기엔 뭔가 좀 부족한 면도 있고 불안요소도 상존하는 연출가이긴 합니다. 특히 서사의 불분명함은 대중들의 관점에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지요. 그럼에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에는 뭔가 독특한 페이소스가 담겨 있습니다. 일단 내러티브에서 기존 헐리우드의 공식을 전혀 따라가지 않습니다. 굉장히 낯설고 당혹스러우며, 이게 뭐지;;; 싶은 불안감을 안기죠. 반복되는 얘기일지도 모릅니다만 이 부분은 대중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대 식상하진 않지요. 이..

영화/ㅋ 2017.02.03

별의 계승자 - 이 시대 최고의 하드 SF 추리극

별의 계승자 -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아작 근 미래. 달에는 인간들의 전초기지가 있고 지구와 근거리에 있는 태양계의 별을 왕래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한 시기. 어느 날 달에서 우주복을 입은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이름도, 국적도 불명인 이 시신의 검사결과 5만년 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계는 일제히 쇼크에 빠지게 된다. 5만년 전에 달에 갈 정도의 과학기술을 가진 인류의 존재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국내에 제임스 P. 호건을 아는 독자는 많지 않다. 애당초 장르소설 자체가 큰 인기를 끄는 시장이 아닌지라 SF에 관해서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 없으니까. 1977년에 호건이 발표한 소설 [별의 계승자]는 이 소설 자체보다는 소설의 제목을 오마주한 토미노 요시유키 ..

별에서 온 우주로보트 마론 - 이향원 화백의 파격적인 변신

알만한 사람은 알만한, 예전 만화계에서 투견을 소재로 큰 인기를 모은 만화가가 있었으니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향원이라는 작가가 있었다. 향원이라는 필명으로 시작해 1960년대 [투견] 시리즈를 내놓으며 대성공을 거둔 그는 유독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내일의 죠 あしたのジョ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치바 테츠야를 많이 참고한 탓에 한국의 ‘치바 테츠야’라는 별명을 가지기도 했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유의 착한 이야기와 정감가는 그림체, 동물 캐릭터의 실감나는 감정 표현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던 작가다. 비록 동물 만화로 알려졌어도 한 우물만 판 건 아니다. 허영만, 고유성 같은 걸출한 문하생을 둔 작가답게 야구만화인 [나는 차돌], [마구왕 철], 권투를 소재로..

속편열전(續篇列傳) : 미래세계의 음모 (퓨쳐월드) - 공포로 다가온 문명의 이기

속편열전(續篇列傳) No.36 스토커 기질을 가진 로봇이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에서 알차게 써먹은 이 플롯은 원래 마이클 클라이튼의 [이색지대]에서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거대 기업 델로스에서 성인들을 위한 테마파크를 개설해, 중세시대나 로마제국, 혹은 서부시대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지만 제어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로봇들이 인간을 습격한다는 내용이지요. [이색지대]에서의 백미는 명배우 율 브리너가 연기한 ‘총잡이’ 로봇입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집요하게 주인공을 쫓는 그의 연기는 그간 선굵은 남성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던 율 브리너의 필모그라피에서도 가장 독특한 이력으로 남게 되었지요. 비록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페이스 오프한 얼굴에 기계..

마션 - [그래비티]가 [인터스텔라]를 만났을 때

예로부터 화성은 영화속에서 대체로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으로 묘사되었습니다. [토탈리콜]의 화성은 인류의 미래 거주지로 반란군과 독재자의 충돌이 그려지는 세계로 묘사되었고, [둠], [레드 플래닛], [미션 투 마스], [화성의 유령들]은 모두 화성을 생명체가 사는 곳이거나 인간이 이주해 살고 있는 곳으로 소개했었죠. 그래서인지 화성이라는 곳은 뭔가 진중한 탐사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음모와 서스펜스가 넘치는 상상의 장소로 활용된 것이 사실입니다. 앤디 위어의 장편소설을 영화화 한 [마션]은 이러한 화성의 공상적인 심상을 과감히 버리고 최근 [그래비티], [인터스텔라]에서 시도되고 있는 리얼리즘적인 SF를 지향하는 작품입니다. 말하자면 [그래비티]의 [인터스텔라] 버전이라고 보면 딱 맞습니다. 그렇다고 유행..

영화/ㅁ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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