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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Ep.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일관성이 결여된 시리즈의 결말

페니웨이™ 2020. 1.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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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9부작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숱한 화제를 모았고 전 세계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스타워즈] 시리즈는 8편인 [라스트 제다이]를 기점으로 포스의 큰 동요를 일으키게 됩니다. 루크의 라이트 세이버 마냥 팬덤은 쪼개졌고, 설정은 파괴되었죠. 기존의 [스타워즈]를 갈아 엎겠다는 어마무시한 디즈니의 욕망이 표출된 결과였습니다

전 [스타워즈]의 오랜 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리스트 제다이]의 방향성이 나쁘지 않다고 봤고, 일개 영화로의 완성도는 [라스트 제다이]가 그리 못난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트릴로지의 중간 단계로서의 역할은 별개로 말이죠.

그렇다면 콜린 트레보로우 대신 대타로 기용된 J.J 에이브람스는 [라스트 제다이]를 어떻게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의 속마음까지 알 길은 없지만 적어도 그가 [라스트 제다이]의 모든 방향성에 동의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증거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거든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시리즈 중 가장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포함하고 있는 서사의 규모도 가장 거대합니다.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동분서주하며, 잠시라도 눈을 팔면 이야기의 흐름을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전 이 현상이 J.J 에이브람스가 [라스트 제다이]를 그리 신뢰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영화는 하나의 작품에 두 편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느낌이에요. (한 소식통에 의하면 J.J는 영화를 파트 1,2로 나눌 것을 계획했다고 하죠) 나라면 Ep.8을 이렇게 했을 것이다 라고 말하려는 듯 J.J 에이브람스는 필사적으로 [라스트 제다이]의 흔척을 지우고 다닙니다.

ⓒ Lucas Film LTD. All Rights Reserved.

물론 이미 발행한 이벤트 자체는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몇몇 설정들은 [라스트 제다이]를 계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은 스카이워커 사가의 내용으로 돌아왔습니다. [라스트 제다이]에서 그렇게 떨쳐 버리고자 몸부림을 쳤던 그 집안의 이야기로 말이죠.

덕분에 관객들은 디즈니표 [스타워즈]에서 시스가 이렇게 본격적이고, 노골적으로 언급되는 걸 처음 봤을 겁니다. 오히려 이게 더 친숙하긴 하죠. 듣보잡 같은 퍼스트오더 운운하는 것 보단 피아 식별에 있어 훨씬 더 명료하잖아요.

여기에 [깨어난 포스] 당시 캐스팅 의뢰조차 없었던 빌리 디 윌리엄스도 합류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의 최종 빌런은 다스 시디어스에요. 아마 J.J 에이브람스가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극약처방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깨어난 포스]부터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까지 이러한 일관성을 유지했더라면 디즈니표 [스타워즈]는 적어도 기존 팬들의 버림은 받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확실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건드리는 감성이 어느 정도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전작인 [라스트 제다이]를 스스로 부정하는 입장에 선 순간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평단의 혹평은 그 방증이고요.

뭐 기대치를 워낙 낮게 잡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좀 어이없는 설정들이 거슬리긴 하지만 [스타워즈]를 관통하는 시스 대 제다이의 대립구도, 그리고 다크 포스의 유혹에 힘겨워하는 제다이의 성장담은 언제 봐도 흥미롭거든요.

그러나 잘 만든 작품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캐릭터의 매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플롯도 상당히 분잡스럽습니다. J.J가 바랐던 비전은 분명한데 무언가 그 이상의 힘이 개입해 영화를 둘로 찢어놓은 느낌 이랄까요.

어쨌거나 디즈니표 [스타워즈] 3부작은 막을 내렸네요. 그것이 성공이 되길 바랬던 많은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영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그리 좋은 모습을 남기진 못한 듯 하여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결국 일관성을 갖춘 기획자 없이 제작된 프렌차이즈의 결말은 이런 것 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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