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지만 적어보는 [에이리언 로물루스] 리뷰.
간만에 극장을 찾게 만든 건 실로 오랜만에 제작된 (전작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로부터 무려 7년만)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라는 것과 해외 언론들의 호들갑스런 반응 때문이다. 솔직히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완성도는 명장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처참했기에 이번엔 기대를 다 내려놓고 가기로 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작품을 딱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모든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헌사요, 오마주 덩어리다. 기본적으로는 1,2편을 베이스로 깔아 놨으나 3편과 4편, 심지어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오마주도 깨알같이 넣어 놨다.
장르물로서의 완성도나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로서의 완성도 모두 만족스런 작품임엔 분명하지만 본 작품에 대한 평가절하의 단초를 제공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많은 오마주들의 향연이다. 차라리 1,2편에 대한 헌사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혹시 나올지도 모르는 속편에서 나머지 작품들을 넣었어도 충분했을 법하다. 과유불급의 오마주들은 기존 시리즈들에 대한 의존도가 기시감을 너무 키워 놓았고 관객들의 예지력 향상에도 크게 일조한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 눈여겨 볼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페이스허거의 비중을 제노모프보다 높게 잡았다는 것. 또 하나는 중력가속기를 이용한 트릭이다. 둘 다 기존의 속편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요소들이며 그 덕분에 [에이리언] 프렌차이즈에서도 여전히 써먹을 만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간혹 [에이리언] 프렌차이즈의 속편들 중에 최고의 작품이란 평도 보이지만, 거기까진 오버고 간신히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다는 정도의 평가면 족할 듯 하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가지고 아무리 속편의 우열을 논해 봤자 최종 승자의 타이틀은 제임스 카메론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으니까.
P.S:
1.개인적으로 [에이리언]의 속편 이야기 중에서 2편을 제외하고 가장 훌륭한 스토리 텔링을 가진 작품으로 고르라면 나는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을 고르겠다. 비록 게임이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정말로 이 작품이 영화화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2.이안 홈 경의 등장은 반갑지만 여전히 언캐니밸리는 극복하지 못한 느낌.
3.캐스팅 하나는 일품이다. 특히 케일리 스패니와 데이빗 존슨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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