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힘든 한 주 였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3,4일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았더니 정말 힘들더군요. 네. 마침내 봤습니다. MCU의 기나긴 대장정에 첫 번째 마침표를 찍을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요.
전편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워낙 역대급 완성도를 보여준 덕분에 이번 작품이 오히려 기대치에 못미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리 말씀 드리자면 [어벤저스: 엔드 게임]은 이 이상 좋을 수 없는, MCU 원년 멤버들에 대한 최고의 헌사입니다.
의외로 전작에 비해 액션이 확 줄고 대신 그 부분을 서사로 채웠습니다. 이 서사들은 주로 MCU 10년의 역사를 반추하는데 활용됩니다. 때론 웃음으로, 때론 감동과 눈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어느덧 이들과 호흡해 온 세월 동안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이 정도의 애정이 있었나 깜짝 놀랄 정도로 몰입감이 좋습니다.
논리적 허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상식이 아닌 것을 그럴 듯 하게 보이는데 익숙한 마블의 기획 답게 영화는 꽤 진지하고 현실적입니다. 사실 이게 이 정도로 각 잡고 봐야 할 영화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 게임]은 충분히 그런 힘을 갖고 있어요. 참 대단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 만족스런 영화란 얘긴 아닙니다. 어떤 면으로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대중적으론 가장 적당한 포지션에 위치한 작품일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은 그야말로 철저하게 마블 팬들을 위해 기획된 작품이에요. 정말 깨알 같은 오마주와 헌정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예상대로 어벤져스 원년 멤버 중 누군가가 퇴장하는데, 사실 그 예상을 맞췄든 맞추지 못했든 그 슬픔과 애잔함, 허전함은 누구에게나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마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관객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았단 뜻입니다. 이제 다음 세대의 MCU를 누가 이끌어 갈 지 솔직히 감이 오질 않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두 번 보세요. 이런 영화를 또 극장에서 접할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마블의 가장 위대한 역사 중 한 페이지에 내가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입니다.
P.S: 쿠키는 없습니다. 그러나 크래딧롤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뜨지 마세요. 쿠키에 버금가는 의미있는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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