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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블루레이] 사운드 오브 뮤직 - 추억 속 가족영화의 마스터피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지금은 한물간 장르가 되어 버렸지만 한때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뮤지컬 영화는 1930년대에서 1960대 고전 헐리우드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인기장르였다. [왕과 나], [지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메리 포핀스], [마이 페어 레이디] 등 이름만으로 절로 머리가 끄덕여지는 걸작 뮤지컬들은 대부분이 이 시기에 위치한 작품들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뮤지컬에 일가견을 나타냈던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맡게 된 경위는 참으로 흥미롭다. 제작자인 데릴 자누크. 리처드 D. 자누크 부자는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영화/ㅅ 2010.12.30

'라스트 갓파더', 영구의 귀환을 응원하고 싶은 이유

한국 영화계에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작품이 거의 없다. 기껏 생각나는게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 나오는 강철중 정도랄까? 류승완 감독도 회심의 캐릭터 프랜차이즈인 '다찌마와 리'에 도전했다가 겨우 두 번만에 (메이저 영화로는 단 한방에) 기권하지 않았는가. 울궈먹기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에서인지 아니면 특정 캐릭터를 시리즈화 하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여튼 참 빈약하다. 캐릭터 프렌차이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예를 들어보자. 1980년대 근육질 스타로 전성기를 누렸던 실베스터 스탤론. 시대가 바뀌고 노쇠함에 따라 액션스타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그는 급기야 [어쌔씬]에서의 주조연관계가 뒤집힌 영화 [스파이키드 3D]에서 안토니오 반데라스에게 혼쭐나는 악당역을 맡는 등 한물 ..

2010년이 지나기 전에 꼭 챙겨보아야 할 작품들

이제 며칠후면 2010년이 저물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돌이켜보면 유독 볼 만한 작품이 드물었던 한 해였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가장 맘 속에 남았던 10편의 개봉작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은 제작년도가 아닌 개봉일을 기점으로 2010년에 상영된 작품을 선정했으며,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므로 착오없길 바란다. 아울러 18세 이상 등급의 영화는 순위에서 배제했다. 순서는 무작위로 열거해 놓은 것이다. 셔터 아일랜드 감독 마틴 스콜세지 (2010 / 미국)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상세보기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히치콕식 미스테리극. 데니스 르헤인의 원작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음울하지만 클래식한 미장센이 일품이었던 영화. 꽃미남 배우의 이미지를 ..

쓰리 데이즈 - 아내를 위한 슬픈 탈주극

[쓰리 데이즈]의 포스터를 보노라면 많은게 연상됩니다. 우선 총을 들고 폼잡고 있는 러셀 크로우의 모습에서 왠지 이 영화는 액션물 같다는 인상을 주고, [테이큰]의 리암 니슨의 이름이 떡 하니 러셀 크로우의 이름 옆에 써 있는 걸 보니 보통 액션물 보다 두 배는 더 강렬한 작품일 것 같고, '단 3일, 5가지 미션'이라는 홍보문구에서 3일 동안 밀도있게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모든게 몽땅 낚시입니다. 이 영화는 액션물이 아닐 뿐더러, 리암 니슨은 5분도 채 등장하지 않으며, 3일이 아니라 총 3년의 시간에 걸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언젠가 다룬 [스카이 라인]처럼 이 영화도 포스터나 예고편으로 관객들을 펄떡 펄떡 낚는..

영화/ㅅ 2010.12.22

베리드 - 포스트 911 시대, 소시민의 무력함을 풍자하다

좁다란 관속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는 [베리드]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프랭크 다라본트의 TV영화 [생매장]이 있었고, 비교적 근래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을 맡았던 [C.S.I] 시즌 5의 마지막 에피소드 'Grave Danger'에서도 동일한 소재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타란티노의 [킬 빌 Vol.2]에서 다시 한번 사용된다. 그러나 [베리드]의 느낌은 다분히 조엘 슈마허의 [폰부스]에 더 가까운 작품으로 보인다. 전화박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과 오로지 목소리로만 지시를 내리는 범인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저예산이지만 철저하게 서스펜스로만 극을 이끌고 가는 점에 있어서의 유사성이랄까. 하지만 [베리드]는 어떤 영화도 시도하지 않은 지독한 공간적 제한을 가한다는 면에서 무척 흥미롭다. 이는 앞서 언급한 ..

영화/ㅂ 2010.12.21

괴작열전(怪作列傳) : 뉴욕의 헤라클레스 -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데뷔작은 어떤 영화?

괴작열전(怪作列傳) No.108 어느 배우에게나 시작은 있습니다. 데뷔작을 통해 각광받기 시작해 꾸준한 성장으로 마침내 연기생활의 정점을 찍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데뷔작은 찬란했으나 갈수록 퇴물로 전락해가는 배우들도 있죠. 반면 데뷔작은 초라했지만 나날이 성장해 슈퍼스타가 되는 배우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배우의 데뷔작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오늘 소개할 영화 [뉴욕의 헤라클레스]는 다름아닌 [터미네이터]의 액션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데뷔작입니다. 사실 영화정보 데이터베이스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아놀드의 데뷔작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많았었는데,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에는 [뉴욕의 헤라클레스]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공식적인 데뷔작임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지요. 그럼에도 '네이..

원샷 토크: [인셉션], 함께 늙어간다는 것

두말할 것없이 2010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인셉션]. 너무나도 많은 담론이 존재하는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울림을 던졌던 건 이 한 컷의 짧은 순간이다. 꿈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실을 등진 멜의 마지막 대사. "내게 청혼했을 때 기억나요? 나랑 같이 늙어가는게 소원이라고 했잖아요." 이어 코브는 말한다. "우린 이미 그랬어. 같이 늙었잖아, 기억나? 그리고는 두 노인이 손을 꼭 붙잡은 아주 짧은 장면이 스쳐간다. 사실상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멜과 코브의 꿈 속 장면을 모두 젊은 모습으로만 비춰서 이들이 꿈 속에서 함께 늙어갔을 것이라는 관객의 상상력을 의도적으로 배제시켰기에 그 감흥이 더욱 크게 와닿았던 장면이다. 함께 늙어가는 것. 비록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은 모두 사라졌지만 여전히 사..

원샷 토크 2010.12.15

원샷 토크: [히트], 남자의 고독

일을 끝내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해변가의 자택으로 돌아온 닐 맥컬리(로버트 드 니로 분). 화면에는 숨막힐 듯 푸른 색조가 감돌고 창밖을 응시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등을 무심히 비춘다. 이 짧은 쇼트안에 남자의 고독이라는 감정선을 이처럼 잘 녹여낸 작품이 또 있을까? 내가 아는 한 남자들의 세계를 마이클 만처럼 잘 이해하는 감독은 없다. 그는 선배 감독인 장 피에르 멜빌의 남성적 서사구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도시라는 공간을 고독한 사나이들의 성역으로 바꾸어 놓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히트]가 그 무지막지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시큰둥한 반응이었던건 아마도 전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큰 공감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워낙에 강렬한 도심 총격전이 영화의 백미를 차..

원샷 토크 2010.12.09

토일렛 - 눈물나도록 포근하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보면 하나같이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듯 따뜻한 그런 감성에 가깝죠. 때론 엉뚱하지만 잔잔하게 퍼지는 유머와 위트도 탁월합니다. 아직 네 편의 영화 밖엔 없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뚜렷한 지향점이 있습니다. 물론 잔잔함이 특징인 일본 영화 특유의 정서에서 기인하는 점도 부인할 순 없겠죠. 하지만 뭐랄까요. 그녀의 영화에서는 뭔가 빡빡한 삶에서의 여유랄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에 일부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가리켜 통칭 '슬로우 라이프 무비'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확실히 [토일렛]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변함없는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차분하면서도 조용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관객을 감싸안는 그런 영화에요..

영화/ㅌ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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