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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속편열전(續篇列傳) : 인돌전쟁 이워크 - 조지 루카스는 좋은 이야기꾼인가?

속편열전(續篇列傳) No.17 ※ 전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시려면 이곳에서 리뷰를 읽고 오세요.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가지 흥미로운 풍경이 연출되었는데요, 바로 마틴 스콜세지에게 감독상을 수여하기 위해 스필버그와 코폴라, 그리고 루카스가 단상에 올라왔었지요. 여기서 이들의 대화를 들어봅시다. 코폴라: 우리 세 사람이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경험인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스필버그: 네, 그건 정말 제가 받은 최고의 영예였습니다. 루카스: 헤이, 이봐들. 난 한번도 아카데미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스필버그: .....그럼, 님하는 왜 여기 있는거임? -_-++ 지금 생각해도 정말 배꼽빠지게 웃었던 순간이었습니다만 사실 그는 프랜시스 F. 코폴라..

걸리버 여행기 - 잭 블랙이 이미지를 소비하는 법

조나단 스위프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걸리버 여행기]는 지금까지 20여편이 넘는 TV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닳고 닳은 이야기입니다. 소인국 릴리풋에 도착한 걸리버가 뜻하지 않게 거인행세를 하며 왕국의 일에 관여하게 되는 모험담을 그린 이 소설은 아동용으로 각색된 버전이 더 많이 알려진 탓에 원작이 지녔던 인간 혐오적인 날카로운 풍자성은 대중에게 크게 부각되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제작된 [걸리버 여행기]가 개봉된다고 했을 때 기존 작품들의 틀을 깨고 조금은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없지 않았습니다. 고전의 현대적 컨버전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원작의 무게감을 생각해본다면 지금쯤은 이례적인 수작이 나와준다해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 ..

영화/ㄱ 2011.01.31

그린 호넷 - 밉상도 영웅이 되는 시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헐리우드는 수많은 슈퍼히어로물을 쏟아냈습니다. 그 중에서는 [스파이더맨 2]나 [다크 나이트] 같이 독보적인 완성도를 보인 작품도 있었고, [아이언맨]이나 [헬보이]처럼 그래도 평작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작품도 있었으며, 반면 [고스트 라이더]나 [데어 데블]같이 무척이나 실망스런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21세기 히어로물의 성향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코믹스 원작의 성격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가져오려는 시도와 또 하나는 히어로의 아이덴티티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지요. 그 중에서도 성공적인 히어로물의 성향은 대개 후자쪽으로 기웁니다. 21세기의 히어로는 어딘지 어둡고 고뇌하는 인물들로 그려지게 되었습니다....만 이것도 이제는 조금 진부한 흐름이 되..

영화/ㄱ 2011.01.28

[블루레이] 나잇 & 데이 - 여성 취향의 달콤한 첩보 액션물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2010년에 개봉된 영화 중에서는 유독 남녀가 버디를 이룬 액션 코미디가 많았었는데, 이를테면 [바운티 헌터]나 [킬러스], [나잇 & 데이]가 그런 영화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황당하고도 막나갔던 영화를 꼽자면 필자는 주저없이 [나잇 & 데이]를 꼽을 것이다. [나잇 & 데이]의 특징을 말하자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유쾌하다는 것이고, 유쾌함이 지나쳐 이를 제어할 만한 어떤 고심의 흔적도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맨틱 코미디와 액션물의 이종교배적인 퓨전장르였다는 점에서 [나잇 & 데이]는 [샤레이드]이나 [트루 로맨스], 혹은 최근작 [미스터 & 미시스 스미스]의 계보를 잇는 영화이긴 하나 브레이크없는 롤러코스터같은 면에서는 오..

영화/ㄴ 2011.01.26

윈터스 본 - 가슴 시리도록 차가운 진실과 마주하다

날씨가 미쳤나보다. 한국의 겨울날씨는 삼한사온이라더니 칠한영온으로 바뀐지가 한달은 족히 된 것 같다. 다니엘 우드렐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윈터스 본]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요즘같이 꽁꽁 얼어붙은 날씨에 제격인 작품이다. 비단 영화 속 배경이 겨울이라서가 아니라 영화의 내용이나 연출 스타일이 매우 건조하고 차갑기 때문이다. '적막', '공허', '암울'. 이 삼박자의 이미지가 딱 맞아 떨어지는 [윈터스 본]은 마치 [이끼]를 연상시키듯 한 마을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에 대한 은폐와 불쾌한 진실에 대한 영화다.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아는 조그마한 시골마을. 마약중독에 빠져 폐인이 된 엄마와 집나간 아버지, 그리고 어린 동생 둘을 데리고 홀로 소녀가장노릇을 하고 있는 리(제니퍼 로렌스 분)는 어느날..

영화/ㅇ 2011.01.24

글러브 - 익숙한 감동과 기시감을 일으키는 스포츠 신파극

강우석은 참 신기한 감독이다. 지금이 21세기인데도 쌍팔년도식 연출 스타일을 고집하는 감독치고는 의외로 많은 고정팬들을 확보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떤면으로는 참 안전한 영화를 만드는구나 싶고, 그러한 평이함에서 오는 따분한 느낌에 질색하는 안티팬들이 적지 않음에도 강우석 감독의 작품은 일단 세간의 관심에 오르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졌다. [글러브]는 전형적인 강우석표 영화처럼 보인다. 소재의 신선함도 없고, 어느덧 강우석 사단의 대표배우가 되어 버린 정재영이 메인을 꿰차고 앉아 그나마 기대할 만한 캐스팅의 의외성도 삼켜버렸다. 아니, [이끼]를 찍은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1년도 안된 시점에 후딱 작품을 내놓은걸 보니 어지간히 영화를 날치기로 찍은거 아니냐는 의혹도 살 만하다. 아마도 철저한 강우석 감독의 ..

영화/ㄱ 2011.01.21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Vol.2 - 이른듯 아쉬운 시리즈의 마침표

드디어 대단원이군요. 사실 본 작품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리뷰(바로가기)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Vol.2]는 전편에 이어서 노다메와 치아키의 유럽 에피소드를 적당히 각색해 극장판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옮겨놨을 뿐입니다. 본질적으로는 TV 드라마 혹은 드라마 스페셜과 큰 차별성을 두지 못한 작품이었던 Vol.1과 다를바 없습니다. 다소 밋밋했던 전편에 비해 뭔가 큰거 한방을 후편에서 터트려주지 않을까 기대도 했습니다만 역시나 너무 많은 걸 바란걸까요? 마르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신이치가 전편을 이끌어 가는 중심 인물이었다면 예상대로 이번에는 노다메의 성장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풋사랑의 어설픔에서 서서히..

영화/ㄴ 2011.01.15

괴작열전(怪作列傳) : 황금박쥐 - 실사영화로 탄생한 일본 최초의 슈퍼히어로

괴작열전(怪作列傳) No.109 이번 시간에는 잠시 추억여행을 떠나보기로 합시다. 1960년대 당시만해도 한국은 애니메이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고, 자체 애니메이션은 몇몇 CF에서 사용된 짧은 클립만을 제외하면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삼성물산에서 일본 토에이의 자회사인 제일동화(第一動畵)와 계약을 맺고 합작형태(라고 쓰고는 하청이라고 읽는다)의 TV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황금박쥐 黃金バット'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총 52화로 제작되어 1967~1968년 요미우리 TV에서 방영한 이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는 TBC 방송국을 통해 공중파를 타기도 했지요. 사실 저만해도 '황금박쥐'를 보고 자란 세대는 아닙니다만 그 주제가만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어디, 어디..

속편열전(續篇列傳) : 트론: 새로운 시작 - 위축된 드라마와 현란한 비주얼의 부조화

속편열전(續篇列傳) No.16 얼마전 시네마 그레피티(바로가기)에서 언급했지만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1982년작 [트론]은 시대를 지나치게 빨리 앞질러 나갔던 작품입니다. 개발된 OS라고는 기껏해야 MS-DOS 1.25 정도에, 컴퓨터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무지한 상태에서 [트론]이 보여준 세계관이란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니고서는 난해하게 여겨질만큼 매니악한 구석이 있거든요. 요즘과 같이 컴퓨터의 사용이 보편화된 세상에서는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법한 이야기지만 프로그램 보안코드를 의인화해 점과 선으로만 이루어진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모험을 벌이는 영화의 독특한 컨셉은 비슷한 부류의 수많은 영화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컴퓨터를 영화속 소품 내지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펼쳐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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