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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81

테라 3D: 인류 최후의 전쟁 - 지구인, 외계 행성을 침략하다

[테라 3D: 인류 최후의 전쟁](아주 제목에다가 3D를 붙박이로 갔다 붙였네요. 여기서는 그냥 줄여서 [테라]라고 하겠습니다)은 2007년에 완성된 저예산 애니메이션입니다. 시간상으론 무려 3년전의 작품인데 소소한 각종 영화제를 전전하다가 대중에게 공개된건 2009년이 되어서야 가능했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로부터 1년이 더 지나서야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동안에 무슨일이 있었냐 하면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세상에 나왔다는 겁니다. 이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아바타]를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테라]를 감상했다면 조금은 다른 감흥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침공하는 주체가 외계인이 아닌 지구인이라는 사실과 화려한 공중전을 3D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라]는 무척 ..

스카이 크롤러 - 대중성에 한발짝 다가선 오시이 마모루

15년전, 사이버 펑크 문화에 애니메이션을 접목시킨 걸작 [공각기동대]의 컬쳐 쇼크에도 불구하고 오시이 마모루 감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실 그의 대중적 친근함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에서 이미 끝나 버렸다. 속편인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는 훨씬 냉철한 우화로 탈바꿈했고, [공각기동대]의 철학적 담론은 그 빼어난 작품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흥행참패의 결과로 이어졌다. 비록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손꼽힐만한 테크니션이자 작가주의 감독이지만 오시이 마모루는 대중적인 성향에서 늘 한발짝 물러선 입장을 고수했다. 괴작 [아바론]과 [시식가 열전]같은 실사물들을 제외하고라도 9년만에 내놓은 [공각기동대]의 속편 [이노센스]를 보면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관이 얼마나 미학적이면서도 불편하고, 또 한..

미니멀리즘의 극치, 삼성 VLUU ST80 개봉기

디카를 장만하면서 고민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가장 먼저 가격이 있겠고, 디자인, 브랜드, 기능, 크기, 이러 저러한 요소들에 더해 기본적으로는 컴팩트로 갈건지 아님 DSLR로 갈건지, 아님 하이브리드로 갈건지.. 생각해야 할 경우의 수가 참 많다고 볼 수 있죠. 그러고보면 국내에는 DSLR이 무척 많이 보급된 셈입니다. 한 친구가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한다는 얘기가 DSLR을 든 사람은 한국사람밖에 없더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뭐 일단 뽀대가 나잖아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예술 사진 찍을게 아닌 다음에야 디카를 고르는데 있어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바로 휴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6년된 디카를 바꾸면서 DSLR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

부당거래 - 류승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말하다

우연찮게 몇번인가 류승완 감독을 만나 싸인을 받을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싸인을 해주곤 한다. '영화 만드는 류승완'. 류승완 감독 하면 국내 영화계에서도 알아주는 장르영화 감독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시네마 키드다. 그의 충무로 입성은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의 그것과도 닮아있는데다, 투자자들의 성향보다도 자기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작품들을 만들어 온 뚝심있는 감독이라는 점에서도 컨텐츠의 생산자라기 보다는 소비자로서의 동질감에 더 가까운 인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이 류승완 감독의 열성팬이라거나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런 충성파는 아니다. 오히려 그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몇가지 아쉬움 가운데는 먼저 지나치게 가공된 작위적인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고, 또 장르영화안에서의 ..

영화/ㅂ 2010.11.01

가디언의 전설 - 비주얼과 스토리의 기묘한 부조화

[가디언의 전설]은 잭 스나이더 감독의 첫 번째 모험이자 향후의 거취를 좌우할 만한 야심작입니다. 여기서 '모험'이란 표현은 Adventure라는게 아니라 Gamble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그간 스나이더는 유혈이 난무한 R등급 영화로 승부를 걸어왔거든요. 심지어 그가 [S.W.A.T.]의 감독직을 제안받았을 때도 TV시리즈 보다 훨씬 과격하고 어둡게 묘사하려했다가 제작사와의 충돌로 하차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가디언의 전설]은 PG-13도 아닌 PG등급, 게다가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동화풍의 서사구조를 지닌 작품입니다. 명백하게 성인층을 공략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지요. 다시말해 잭 스나이더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장기인 성인취향의 오락적 쾌감을 양보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뭐 좋습니..

파리의 수수께끼 - 추리는 탐정만의 특권이 아니다

파리의 수수께끼 - 파블로 데 산티스 지음, 조일아 옮김/대교출판 요즘 시대에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시대가 변한만큼 추리문학의 성향도 바뀌었다. 작년 한해 유난히 한국을 휩쓸었던 일본의 추리문학만 보더라도 탐정이란 직업군이 등장하는 소설은 별로 없다. 대부분은 스릴러물의 형태를 띄거나 형사가 주인공이다. 소재는 더욱 자극적이고, 해법도 다양해졌지만 예전만큼 낭만적이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파리의 수수께끼]는 클래식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1889년,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만국 박람회를 앞두고 막 완공된 시점이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사립탐정의 존재는 일선의 경찰보다도 더 신임을 받고 있다. 명실공히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통 추리극인 셈이다..

속편열전(續篇列傳) :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 올리버 스톤은 속편에 어울리지 않는다

속편열전(續篇列傳) No.15 1987년작 [월 스트리트]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올리버 스톤은 그간 [살바도르]나 [플래툰], [7월 4일생]과 같은 사회성 짙은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이러한 영화들의 이면에는 항상 미국의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이 담겨 있었죠. 그로인해 올리버 스톤은 헐리우드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사회파 영화의 기수로 떠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는 [토크 라디오]와 더불어 스톤의 대표작 가운데서 소외된 영화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월 스트리트]에 대한 스톤 자신의 평가도 다른 영화에 비해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연출했다는 소견을 밝힌 바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스트리트]는 그렇게 만만한 작품이 아..

[블루레이] 로빈 후드 - 극장판과 감독판은 어떤 차이점이?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14세기 후반, 윌리엄 랭그랜드의 장편시 '피어스 플로우먼 Piers Plowman'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I kan not parfitly my Paternoster as the preest it singeth, But I kan rymes of Robyn Hood.' '나는 성직자처럼 완벽하게 주기도문을 외울 수는 없지만, 로빈 후드 이야기라면 잘 안다네' 이 시에 언급된 로빈 후드가 실존 인물인지 아니면 구전설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인지는 현재로서 확인할 길이 없다. 로빈 후드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전부터 대중문화 속에 침투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1440년 월터 바우어의 기록에 의하면 '1266년에 로빈 후드라..

영화/ㄹ 2010.10.23

플래닛 51 - 외계인 침공 이야기의 전복(顚覆)적 쾌감

H.G. 웰즈의 '우주전쟁' 이래 외계인들의 지구침공을 다룬 작품들은 꾸준히 확대, 재생산을 반복하며 다양한 변주를 낳았다. [E.T]나 [미지와의 조우], [코쿤]처럼 우호적인 외계인들을 다룬 작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처럼 호전적인 외계인들, 다시말해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등장했던게 사실이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면 [디스트릭트 9] 정도일려나. 차일피일 개봉일을 미루다 마침내 국내에 개봉되는 [플래닛 51]은 기존 외계인 침공영화에 대한 비틀기를 시전한다. [플레닛 51]에 외계인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침공의 주체가 아니라 침공을 당하는 입장이 된다. 지구인과 동일한 생활양식을 가진 그들은 외계인이 침공하면 그들의 ..

괴작열전(怪作列傳) : 기계인간 - 여성판 터미네이터의 정체는?

괴작열전(怪作列傳) No.104 제임스 카메론의 인생을 바꾼 [터미네이터]는 자체적인 시리즈만해도 총 4편까지 이어질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렸습니다만 그밖의 작품들에게 준 영향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에는 '돌아온 터미네이터'란 제목으로 소개된 [Hands of Steel]이나 [엑스터미네이터], [네메시스]같은 B급 아류작은 물론이고, 괴작 전문회사 어사일럼의 [터미네이터즈] 등 2000년대에 들어서도 [터미네이터]의 잔영아래 있는 작품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한국도 이에 뒤질새라 김청기 감독이 [터미네이터] 같은 작품 한번 만들어 보자고 박중훈씨를 설득해 만든 [바이오맨] 같은 괴작이 제작되었을 정도죠. ([바이오맨] 리뷰) 이런 짝퉁 터미네이터들이 공통점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의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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