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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ㅇ 103

워낭소리 - 삶의 굴레를 함께 짊어진다는 것의 의미

언제부터였을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그리 접근하기 어렵지 않은 장르가 된 것은. 즐겨보는 다큐멘터리라고 해봤자 고작 '동물의 왕국' 정도나 떠올렸던 시절은 이젠 먼 과거의 일일뿐, 미국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다큐멘터리를 상업장르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EBS에서 매년 개최하는 EIDF나 [살아있는 지구]같은 글로벌 프로젝트의 대작급 작품이 제작되는 등 이제 다큐멘터리는 당당한 영화의 메인 장르의 하나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젠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정도로 소재고갈에 시달리며 뻔한 도식적 내용의 반복이 계속되는, 그러면서 표현 수위에 있어서는 그 정도를 훌쩍 넘어선 일반 상업영화에 염증이 난 관객들에게 있어 잘 만든 다큐멘터리는 그러한 짜..

영화/ㅇ 2009.01.30

인터프리터 - 건조한 느낌의 고품격 스릴러

- 복수는 슬픔을 끝내는데 있어 소극적인 방법일뿐이다 - * 주의! :본 리뷰에서는 '인터프리터'의 스토리가 일부 소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리뷰를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시드니 폴락의 작품세계 얼마전 타계한 시드니 폴락의 작품 세계를 보면 드라마에서부터 스릴러,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그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라는 드라마를 통해 아카데미를 석권하는 저력을 보여준 명감독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야망의 함정 (The Firm)]을 끝으로 하향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랜덤하트]의 참패로 한동한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그는 6년만에 [인터프리터]라는 작품으로 다시 메가폰을 쥐게 되었는데 개봉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

영화/ㅇ 2009.01.20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 독창성이 결핍된 심심한 가족 오락영화

공상과학소설(SF)의 선구자로 불리는 쥘 베른의 소설은 유독 영화의 소재로 즐겨 사용되고 있다. [80일간의 세계일주]나 [해저 2만리] 같은 작품들은 수많은 영화들, 심지어 애니메이션에까지 영향을 주며 여러 형태의 변종을 남겼다. 오늘 소개할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원작이 된 [지구 속 여행](원제: Voyage au centre de la Terre)은 1959년 처음 영화화된 이래 무려 7개(TV판 5편, 극장판 2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미포함)의 영화에 동일한 모티브를 제공했고, 이번에 드디어 8번째 작품으로 돌아오는 작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08년 한해에만도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란 제목을 단 영화가 무려 3편이나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1...

영화/ㅇ 2008.12.19

오스트레일리아 - 호주의, 호주에 의한, 호주만을 위한 서사극

미국과는 달리 같은 영어권 국가라도 영국 영화와 캐나다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맥을 못추듯, 호주권 영화들도 예외는 아니다. 1906년 첫 장편 영화 [The Story of the Kelly Gang]이 제작된 이래 호주의 영화 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긴 역사를 자랑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헐리우드 영화와는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한때는 잘나가던 때도 있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0년간은 호주 영화산업의 황금기였다. 이 기간만큼은 피터 위어와 조지 밀러 등 뛰어난 감독과 더불어 멜 깁슨, 샘 닐 등의 재능있는 배우들이 배출되던 시기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더 큰 꿈을 쫓아 미국으로 날아갔고, 다시는 호주 영화계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도 헐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호주 영화인들은 많다. ..

영화/ㅇ 2008.11.29

이글 아이 - 포스트 9.11 시대의 하이테크 히치콕 스릴러

9.11 사태 이후 헐리우드 오락 영화의 소재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와 또하나는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혹은 정당성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웬만큼 영화를 본다 하는 리뷰어들의 글에는 각 영화와 9.11의 연관성을 이끌어 내는 문장이 들어가 있기가 일쑤고 실제 그 영화가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상당수 헐리우드 영화들은 9.11 사태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필자는 영화의 표면 아래 깔린 심층분석을 해낼 능력도 없으며 딱히 그런 리뷰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봉을 앞둔 [이글 아이]는 분명히 포스트 9.11 시대의 헐리우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사마..

영화/ㅇ 2008.10.10

안녕? 허대짜수짜님! - 이 시대를 사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현실

요즘 경제가 참 어렵다. 어떤이는 철들고 나서 경기 좋다는 말 들은적이 한번도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경기가 안좋다는 것이 정말 피부로 느껴진다. 10년전 IMF사태는 아무 죄없이 청춘을 바쳐가며 가족을 부양했던 이 시대의 아버지들을 회사에서 쫓아냈다. 갈곳을 잃은 그들은 존재감을 잃었고, 심지어는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한 슬픈 일들도 있었다. 이제 먹고사는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에 충성을 바친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 IMF 이후, 평생 직업이 개념이 사라지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사회의 또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일은 같이 하는데, 언제든지 짜를 수 있는 직원이라니.. 당사자들에게 이처럼 암울한 미래가 또 어딨을까? 계약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수는 지금도 늘어가고 있으..

영화/ㅇ 2008.09.17

인크레더블 헐크 - 이안 감독의 헐크를 지우다

이안 감독의 감수성 짙은 드라마 [헐크]가 실패했던 요인은 '슈퍼히어로'를 메인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브루스 배너의 개인사를 비극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도구로서 헐크를 끌여들었기 때문이었다. 관객들은 주인공 '헐크'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으나 [헐크]의 주인공은 헐크가 아닌 브루스 배너였다. 슈퍼히어물로서 액션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드라마를 강화하는 쪽을 택했던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가 흥행에서 된서리를 맞았던 것은 [헐크]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객들은 고뇌하는 영웅의 인간적인 모습도 좋아했지만 적어도 그 활약상이 두드러지게 표출되길 원했다. 결국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서의 슈퍼히어로물은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볼거리'와 '액션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헐크]의 신통..

영화/ㅇ 2008.06.27

아이언맨 - 오랜 세월을 기다린 슈퍼히어로, 만족스런 첫발을 내딛다

드디어 2008년의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시즌이 포문을 열었다. 볼 영화가 없어 지루하기 짝이 없던 극장가가 서서히 헐리우드 대작들의 열기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올해는 유독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가 대거 포진중인데 그 첫 번째 주자로 존 파브루 감독의 [아이언맨]이 개봉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캐릭터이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마블 코믹스의 간판 캐릭터로서 인지도가 높은 [아이언맨]은 그간 제작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으로 연기를 거듭한 터라 팬들의 기대치도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다. 전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주연배우와 감독의 한국 방문이라는 흔치않은 이벤트도 성사된 바, [아이언맨]에 대한 영화팬들의 느낌은 과연 어떠할 것인가? 1.아이언맨이란? '아이..

영화/ㅇ 2008.05.01

원스 어폰 어 타임 - 민족의 아픔, 일제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

2008년 한국영화계의 발화점은 단연 '일제시대로의 회귀'다. [라듸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에 이어 [모던 보이],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대기중이다. 그 중에서도 [원스 어폰 어 타임]은 포스터에서부터 다분히 [인디아나 존스]의 아류작 냄새를 솔솔 풍기는 액션 모험극을 내세우는 영화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호연으로 주연급 배우의 위치에 성큼 올라선 박용우와 [비열한 거리]로 인정받은 이보영이 커플을 이룬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과연 해방기의 사회를 어떤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을까? 1.한국판 [인디아나 존스]? 사실 너무 노골적인 이미지 차용이 두드러진 포스터는 오히려 비호감을 주는 편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관객이 예상하는 그런 어드벤쳐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ㅇ 2008.02.13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억척스러운, 그래서 더 사랑스런 그녀들

2004년 여름 어느 일요일 늦은 오후, 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TV앞에 앉아 마음을 졸여야만 했다. 전후반의 무승부, 3번에 걸친 연장전, 마침내 금메달을 놓고 주어진 승부던지기. 결승전치고는 정말 피를 말리는 극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것은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축구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던 여자 핸드볼 올림픽 결승전이었다. 결국 19번의 동점을 거듭한 박빙의 승부끝에 한번의 던지기가 승부의 방향을 결정했고, 한국은 졌다. 그러나 이 경기는 AP통신이 선정한 2004 아테네 올림픽 10대 명승부전에 기록될 정도로 스포츠의 진수를 보여준 경기였으며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금메달보다도 더 값진 선수들의 투혼이 전해진 감동적인 경기였다. 이제 4년이 지나 또다시 새로운 올림픽이 개..

영화/ㅇ 20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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