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ㅇ 107

익스펜더블 3 - 왕년을 추억하는 액션스타들의 동문회

[람보 2]에서 존 람보는 조력자인 베트남 여성에게 자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난 소모품일 뿐이오 I’m expendable”. 영화 [익스펜더블]의 제목은 이 대사에서 따온 일종의 조크입니다. ‘람보’ 실베스터 스텔론을 중심으로 80년대를 주름잡던 노장 액션 배우들을 몽땅 끌어모은 이 작품은 CG와 비주얼 쇼크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던지는 80년대식 아날로그 액션의 화답인 셈이죠. 2000년대에 들어 액션이라는 장르가 소멸되거나 인기가 시들해진 건 아니어도 80년대와는 양상이 많이 변한게 사실입니다. 뭔가 둔탁하고 맞아도 끄떡없는 주인공 대신 관객들은 타격감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듯한 ‘제이슨 본’ 시리즈 식의 리얼한 액션에 훨씬 더 익숙합니다. 가뜩이나 노쇠해져 몸놀림이 예전같지 않은 왕년의 액션스타들에..

영화/ㅇ 2014.08.20

[블루레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평범한 당신을 위한 힐링 무비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하루종일 직장 상사의 호통과 독촉에 시달리다가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면 기다리고 있는건 집사람의 잔소리와 아이의 찡찡거림이다. 만약 당신이 유부남이 아니라면 퇴근후에 기다리고 있는건 가족들이 아니라 공허와 외로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테고. 아마도 대한민국에 사는 샐러리맨의 삶은 위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현실을 도피해보고도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짜증나는 상사의 면상에 사표를 집어던지는 상상을 하면서 울화통 터지는 마음을 가끔 다스릴 뿐. 제임스 서버의 초단편 소설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에서 주인공 월터는 아내와 함께 외출을 나와있는 동안 온갖 공상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운전중에 엔진이 8..

영화/ㅇ 2014.06.11

[블루레이] 올 이즈 로스트 - 노배우의 열연 빛나는 1인 조난극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어렸을 때 본 인상적인 영화 중에 [나 홀로 사막에 Lost In The Desert]라는 작품이 있다. 1980년대 TV에서도 여러 차례 방영된 바 있는 이 작품은 여덟 살짜리 소년이 요양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시골로 가던 중 불시착해 사막 한 가운데서 조난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소년은 하이에나와 싸워가며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는데, 그 생존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해 어린 나이에 본 영화지만 몇몇 장면들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사자성어가 유독 마음 속 깊이 와 닿는 요즘,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이것이 시대적인 흐름인지는 몰라도 개인의 생존 문제를..

영화/ㅇ 2014.05.07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청춘 로맨스물과 슈퍼히어로 영화의 만남

우선 이 점부터 짚고 넘어가자. 전작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왜 그렇게 서두르다시피 리부트를 했는가 하는 점 말이다. 사실 원작 팬들의 반응이 어떠했는가를 떠나 샘 레이미의 3부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성역을 만들어 놓았고, 토비 맥과이어를 떠난 피터 파커는 가히 상상하기 힘든 상황에도 이러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감독과 배우를 모조리 갈아 치워버렸다. 문제는 판권 때문이다. 어렵사리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져 온 소니측에서 일정 기간내에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판권이 마블에게 귀속되어 버린다는 사실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리부트를 해야 했던 것이다. [어벤져스]의 대성공 이후 애물단지 취급당하던 캡틴 아메라카도 승승장구하는 마당에 마블의 메인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을 그대로 빼앗길 수는 없는..

영화/ㅇ 2014.04.29

아워즈 - 재난 속에서 발견하는 아버지의 마음

영화 [아워즈]는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48시간의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재만 보면 영락없는 재난물인데, 실제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형식으로만 보자면 [127시간] 같은 1인 조난극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재난 블록버스터를 예상하신 분들은 일단 기대를 접으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저런 영화의 장르적인 베이스를 떠나 [아워즈]가 관심을 끄는 건 아마도 [분노의 질주]로 많은 팬을 확보한 폴 워커의 뜻하지 않은 유작이라는 점 때문일 겁니다.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인 뉴올리언즈의 한 병원에 조기 진통으로 산모 한명이 실려 옵니다. 남편 놀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산모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다행스럽게 아기는 무사히 출산했지만 미숙아인 관계로 스..

영화/ㅇ 2014.04.17

엔더스 게임 - 소년과 게임, 그리고 전쟁

2013년을 장식한 마지막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은 원래대로라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급의 기대를 모아야 했던 작품입니다. 영화에 투입된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도 그렇지만 원작 자체가 거의 20년 넘게 골수팬을 확보한 작품이다보니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야 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성적은 매우 저조합니다. 이는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못쓰는 [헝거게임] 시리즈와는 또다른 양상입니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가 관객의 구미를 끌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지요. 이 작품은 오슨 스캇 카드의 베스트셀러 엔더 위긴 시리즈 첫권인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이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영화/ㅇ 2014.01.28

[블루레이] 위대한 개츠비 - 아메리칸 드림의 자화상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1920년대의 미국은 유사이래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과 번영, 그리고 풍요를 이룩한 시기였다. 그 바탕에는 1차세계대전이라는 범 세계적인 살육전과 이 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그 자신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전장으로부터 저 멀리 벗어나 아무런 물리적 타격을 입지 않았던 미국의 지리적 특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참혹했던 전쟁의 반대급부로 얻게된 부의 획득은 미국인들에게 묘한 딜레마를 안겼다. 물질적인 풍요로 인해 삶의 질은 높아진 반면 청교도 정신에 바탕을 둔 도덕관념은 서서히 상실되어갔다. 수정헌법 제18조에 규정된 금주령이 오히려 범죄자들의 막대한 자금원이 되는 아이러니는 이 시대의 현실과 이상향이 얼마나 큰 괴리감을 보이고 있..

영화/ㅇ 2013.09.23

아이언맨 3 - 아이언맨이 아닌 토니 스타크의 이야기

2편부터였나요? [아이언맨]이 심각할 정도로 위태로워보였던게 말입니다. 사실 존 파브루가 연출과 조연을 겸한 [아이언맨]은 마블 히어로즈의 영화판 세계관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었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었죠. [아이언맨 2]가 [어벤져스]를 위한 블록버스터급 예고편이 되어버린 탓에 이 개성있는 히어로물은 본연의 맛을 잃었습니다. 아마도 [어벤져스]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마블측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했을거라 봅니다만 적어도 성공한 프렌차이즈의 감독이라면 이를 적당히 무마시킬줄도 알아야죠. 어쨌거나 [아이언맨 2]를 버린 덕분인지 [어벤져스]에서의 아이언맨은 본편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그려지긴 했습니다만. [아이언맨 3]는 [어벤져스] 이후를 그린 첫번째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전 사실 이 부분이 매우..

영화/ㅇ 2013.05.02

[블루레이] 아르고 - 아카데미가 선택한 레트로 무비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눈에 띄는 프론트 러너가 없었던 지난 85회 아카데미의 가장 큰 이변이라면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이 아닐까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현 퍼스트 레이디가 시상자로 나와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이 작품상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미셸 오바마는 수상작으로 [아르고]를 지명했다. 비록 편집상, 각본상을 비롯해 총 3개 부분 수상에 그쳤지만 [아르고]는 1970년대 말 실제로 발생한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에 기초를 둔 레트로 스타일의 탈출영화로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겸해 일찌감치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말, 이란의 미국 대사관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당해 63명의 대사관 ..

영화/ㅇ 2013.03.13

아무르 - 신파 배제한 노년의 사랑, 고통, 슬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다 시피하고 이 노인들의 복지를 짊어질 젊음이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노인들과 젊은 층의 이른바 ‘세대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는 겁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른 정년을 맞이한 대다수 노인들은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안될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일까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원래대로라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작은 예술영화 상영관에서 제한 개봉을 한 [아무르]는 거의 한달이 다 되도록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남녀노소..

영화/ㅇ 2013.01.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