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ㄷ 23

디센던트 - 코미디로 승화시킨 중년의 위기

드디어 아카데미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아카데미는 [디센던트]와 [아티스트], [휴고]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지요. 사실 형식의 파괴(라기 보단 과거로의 회귀)측면에서 점수를 얻는 [아티스트]에 비하자면 [디센던트]는 전형적인 아카데미 취향의 내러티브를 지닌 작품입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보통 사람들], [아메리칸 뷰티] 등 아카데미측은 미국 가정의 모습과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에 언제나 높은 점수를 주곤 했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맷(조지 클루니 분)이라는 남자가 영화의 주인공이지요. 하지만 이 남자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두 딸과 보트..

영화/ㄷ 2012.02.17

도가니 - 외면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

처음 [도가니]의 원작소설을 접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때의 찝찝하고도 더러운 느낌은 한동안 계속 되었지요.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닙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영화로 나온다면 정말 감상하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글로 접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만약 이를 화면에서 직접적으로 보고 받게 될 정서적 충격은 몇배나 더할 테니까 말이죠. 영화는 가상도시 무진의 자애학원에 부임하는 한 교사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거액의 후원금 명목으로 뒷돈을 대며 교직을 얻게 되었지만 어딘지 이상한 학교내의 진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인권단체의 간사와 함께 학교내의 거대한 권력에 맞서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어디 내맘대로 되던가요. 곧 이뤄질 것 처럼 보이던 정의의 실현은 점점 멀어져가고..

영화/ㄷ 2011.09.23

더 브레이브 - 코헨 형제, 정통 서부극의 부활을 알리다

코엔 형제의 신작 [더 브레이브]는 헨리 헤서웨이 감독의 1969년 작 [진정한 용기]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더 브레이브]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진정한 용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이 작품은 찰스 포티스가 1년전에 발표한 인기 소설을 영화로 재구성해 비교적 무난한 각색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서부극의 심볼로 군림한 존 웨인은 그의 영원한 영화적 동지였던 (검은 안대의 애꾸눈을 한) 존 포드 감독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루스터 역을 맡으며 마침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되지요. 사실 [진정한 용기]는 정통 웨스턴 무비나 마카로니 웨스턴, 그리고 수정주의 웨스턴과도 동떨어진 매우 묘한 독창성을 지닌 서부극이었습니다. 통상 남초들의 세계로 표현되는 웨스턴 장르임에도 ..

영화/ㄷ 2011.02.25

[DVD] 디스 이즈 잇 - 마이클 잭슨의 불꽃같은 삶과 열정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2009년은 유독 많은 연예계의 스타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안타까운 한 해였다. 해외에서는 [사랑과 영혼]의 패트릭 스웨이지, [미녀 삼총사]의 파라 포셋, [쿵푸],[킬 빌]의 데이빗 캐러딘, 그리고 얼마전 요절한 브리트니 머피 같은 은막의 스타들이 세상을 떠났고, 국내에서도 장자연이나 장진영 같은 한창때의 여배우들과 여운계, 도금봉, 유현목 같은 한국 영화계의 거성들이 유명을 달리해 팬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건 바로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었다. 5살에 '잭슨 파이브'의 리드싱어로 시작해 솔로로 데뷔, 전세계에서 1억 4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네스북에 등재된 전설적인 앨범 '스릴러 (1982)..

영화/ㄷ 2010.02.03

더 로드 - 종말의 끝에 선 부자(父子)의 시선

'인간 실존의 맨얼굴을 보았다' 박찬욱 감독이 [더 로드]를 보고 한 말이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 나는 이 작품을 모종의 스릴러 장르로 생각하고 관람에 임했었다. 물론 성서에 비견된다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원작소설을 아직 접하지 않은 상태였기도 했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맥 맥카시의 원작이니만큼 적어도 기존 스릴러의 공식을 뛰어넘는 특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예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애당초 [더 로드]는 특정 장르를 쉽게 규정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더 로드]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볼때 일종의 로드무비라는 틀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나는 전설이나]와 [눈먼 자들의 도시], 또는 M. 나이트 샤말란의 [해프닝]처럼 변..

영화/ㄷ 2010.01.07

더 문 - SF라고 꼭 블록버스터여야 할 이유는 없다

[더 문]은 심플함이 강점인 영화다. 원제에도 없는 'The'를 쓸데없이 갖다붙인 국내 개봉명과는 달리 'Moon'이란 제목부터가 무척이나 심플한데다 등장인물도 심플하게 달랑 한명 뿐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몇 명 더 있긴해도 그 한명의 비중이 영화의 95%를 차지한다. 포스터에 쓰여진 케빈 스페이시의 이름을 보고 간만에 얼굴한번 보겠구나 싶어 극장을 찾았건만 목소리 출연일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그렇다. [더 문]은 오로지 샘 락웰이란 배우의 역량으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1인극 형태의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에너지 고갈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달에서 자원을 채취해 지구에 보내는 근미래. '사랑'이란 이름의 달기지에서 3년간의 계약근무를 마치고 지구로의 귀환을 눈앞에 둔 샘 벨(샘 락웰 분)이 예기..

영화/ㄷ 2009.11.27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 웰메이드 B급무비의 짜릿함

6,70년대 한국영화의 촌스런 컨셉을 특징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다찌마와 Lee]의 극장판,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속)다찌마와 리])가 8년만에 돌아왔다. 과장된 제스쳐와 포복절도할 만한 대사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던 '다찌마와 리'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고 있을까? [다찌마와 Lee]이후 크게 눈에 띄는 행보없이 꾸준히 조연급의 배우로 성장한 임원희가 8년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원톱 타이틀 롤을 맡은 만큼 [(속)다찌마와 리]에 거는 기대는 제작진에게나 관객에게나 남다를 수밖에 없다. 1.[다찌마와 Lee]의 성공 그 후.. 전작 [다찌마와 Lee]는 인터넷에 공개된 단편으로서 말 그대로 실험적 성격을 띈 비상업영화였다. ..

영화/ㄷ 2008.08.13

다찌마와 Lee - 의도된 엉성함에서 B급영화의 정수를 맛보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2000년 아직 신인에 불과한 류승완 감독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35분짜리 단편영화를 극장판으로 확장한 속편이다. 전편인 [다찌마와 Lee]는 주연급 배우로서는 그다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임원희를 캐스팅해 6,70년대 한국 협객영화의 스타일을 과장되게 표현해 제법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서 비상업영화지만 입소문을 타고 상당히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이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주목받은바 있으나, [다찌마와 Lee]는 류승완 감독이 차기작 [피도 눈물도 없이]라는 메이저 영화로 성큼 올라설 수 있는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했다. 비록 초저예산으로 촬영된 단편 독립영화였지만 작품성과 재미는 여느 상업영화와..

영화/ㄷ 2008.08.11

데어 윌 비 블러드 - 자본주의의 폭력성, 그리고 위선과 탐욕의 역사

인간이 가진 탐욕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남이야 어찌되건 내 집값만 오르면 만사 오케이라는 요즘 한국인의 자화상을 보면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소름끼치도록 혐오스러운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가장 도덕적으로 깨끗함을 유지해야 할 성직자들이 겉으로는 온갖 그럴싸한 미사여구로 신자들을 속여가며 뒤로는 고급 승용차에 몇채씩되는 고급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한두명이더란 말인가. 이미 대다수의 기성 종교들은 순기능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다. 2007년에 개봉된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바로 '탐욕의 역사' 그 자체다.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던 ..

영화/ㄷ 2008.04.22

더 버터플라이 - 두 배우의 매력에 속지 말 것!

제 5대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과 [300]으로 블록버스터의 짜릿한 흥행기록을 경험한 제라드 버틀러가 만난 [더 버터플라이]. 사실 이 정도로 굵직한 두 배우의 공연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음직한 이 영화의 존재자체를 왜 나는 몰랐을까? IMDB를 찾아보았더니, 역시나 전미 개봉은 하지 못한채, 2007년 2월 27일 미국의 마이애미에서 제한 상영한 뒤 소식이 없던 영화다. 국내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두 배우의 유명세에 편승해 꽤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는데, 과연 수입사의 홍보처럼 이 영화 두 남자배우의 불꽃튀는 매력대결이 펼쳐지는 스릴러물일까? 1.영화의 내용 잘나가는 광고회사에서 승승장구를 하던 닐 랜달(제라드 버틀러 분)이 아이를 볼모로 잡힌채 부인 에비(마리아 벨로 분)와 함께 괴한 라이언(피..

영화/ㄷ 2007.11.0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