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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탐욕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남이야 어찌되건 내 집값만 오르면 만사 오케이라는 요즘 한국인의 자화상을 보면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소름끼치도록 혐오스러운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가장 도덕적으로 깨끗함을 유지해야 할 성직자들이 겉으로는 온갖 그럴싸한 미사여구로 신자들을 속여가며 뒤로는 고급 승용차에 몇채씩되는 고급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한두명이더란 말인가. 이미 대다수의 기성 종교들은 순기능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다.

2007년에 개봉된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바로 '탐욕의 역사' 그 자체다.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던 20세기 초의 미국. 타지에서 생면부지의 나그네가 와도 정성껏 대접하는 '인간미'가 존재하던 시절, 다니엘 플레인뷰(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는 초창기 석유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 Paramount Vintage/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작업중 사망한 동료를 대신해 고아가 된 그의 젖먹이 아들을 아내도 없이 혼자 키우는 인간미를 보이는 듯 하지만, 결국 그 아들마저도 자신의 사업적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큰 포부로 출발한 다니엘의 삶은 점차 그칠줄 모르는 탐욕으로 인해 급기야는 폭력과 죽음을 낳는다.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그에게 남겨진 것이라곤 남은 여생을 다 써도 남아도는 돈과 개인용 볼링장이 딸린 커다란 집. 그러나 정작 그의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는다. 탐욕의 끝에는 고독만이 남게 된다. 그것이 진리다.

[데어 윌 비 블러드]에는 다니엘 외에 또 한명의 메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라이 선데이(폴 다노 분)는 언뜻 봐서는 신앙심 깊고 순수한 청년처럼 보인다. 그래서 다니엘이 그의 집에 찾아와 밑으로 석유가 흐르는 땅을 팔라고 요청했을 때에도 별다른 요구없이 순순히 땅을 넘겼다. 그러나 일라이는 자신의 교회를 세우고 신도들을 늘여가면서 점차 마을의 거물 교직자로 성장한다

ⓒ Paramount Vintage/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이 두 사람, 다니엘과 일라이의 존재는 상징성을 가진다. 탐욕이외에는 어떠한 감정도 찾아보기 힘든 다니엘이 '자본주의'라는 괴물을 상징한다고 하면, 일라이는 속죄를 위한 대중들의 유일한 희망이자 도피처인 (그러나 위선적인) '종교'를 가리킨다. 두 사람은 서로를 경멸하지만 반대로 서로를 철저히 이용한다. 다니엘은 일라이의 거짓된 신앙심을 꿰뚫고 있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 그에게 거짓 복종하며, 일라이는 다니엘의 자본을 필요로 하기에 그를 신의 이름으로 용서하는 척 한다.

결국 결말에 가서 벌어지는 다니엘과 일라이의 만남 부분은 자본주의가 가진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장면이다. 더불어 자본주의적인 이념에 맞서지 못하고 그 탐욕에 함께 물들어간 종교가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것인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둘 의 대립관계가 종말을 맞이했을 때 영화는 더 이상의 사족없이 영화를 끝내 버린다. (2시간 반에 걸친 긴 러닝타임을 생각할 때 정말 과감한 엔딩이 아닌가!)

ⓒ Paramount Vintage/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이처럼 [데어 윌 비 블러드]가 가진 은유적 표현과 풍부한 상징성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비록 영화를 통해서 그것을 이해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미 우리는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말이다. 오히려 영화에서 경고하는 파멸의 끝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아 더욱 마음이 무거워 진다.

거대한 상징성을 한 편의 서사극으로 녹여낸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범상찮은 연출력은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까를 새삼 기대하게 만든다. 더욱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광적인 연기는 이미 연기력의 정점에 올랐음을 증명하고 있으며, 일라이 역의 폴 다노 역시 다소 부담스런 캐릭터를 무리없게 소화해 내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 Paramount Vintage/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어떤 이들은 말한다. [데어 윌 비 블러드]는 기괴한 작품이라고. 어찌보면 틀린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그려지는 세상과 너무나도 흡사한 현실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 역시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위선과 탐욕으로 점철된 이 상태가 정상은 아니라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Paramount Vintage/ Miramax Film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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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ac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과는 관계없는 말이지만...
    요즘 영화 스틸컷에 가끔 나오는 카메라들 보면....
    10여년전과 달리 아주 복잡한 기기들과 케이블들이 연결되어 있군요. ^^

    2008.04.22 12:14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미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상상도 못할 복잡한 시스템이 동원되니까 말이죠^^

      일례로 루카스 감독의 경우 [스타워즈 ep2]부터는 아예 필름없이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필름 영사를 위해 따로 디지털 데이터를 트랜스퍼하는 과정을 밟았다고.. ^^;;

      2008.04.22 12:18 신고
  2. 신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굉장히 오랜만에 트랙백 보냅니다. ^^

    2008.04.22 13:07
  3. 스테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경배를~!^^

    2008.04.22 17:1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양반, 한동안 잠잠하다가 어느날 불쑥나타나서는 아카데미를 가져가는 대단한 배우입니다. 한때는 영화계를 은퇴하고 구두수선공으로도 일했다던데 말이죠.

      2008.04.22 17:17 신고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이 상당히 관심 생기게 하는데...
    두 시간 반이라는 러닝 타임이 압박이군요. 크
    영화가 재미있다면 시간이 느껴지지도 않게 후다닥 지나가버리겠지만
    그래도 막상 볼 생각을 하면 엄두가 안 나서... ^^;;

    2008.04.22 22:00 신고
  5. 이스트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보고 싶어지는 영화네요^^

    2008.04.23 09:58
  6. 은사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 나이에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존경스럽더군요 ^^

    2008.04.24 12:37
  7. taisnl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8년 왠만한 영화블로그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영화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데어 윌 비 블러드>인것 같습니다 ^^

    두 작품을 놓고 봤을 때 좀 더 쉬운 언어로 이야기한 <데어 윌 비 블러드>가 더 좋았었네요 ㅋ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정말 환상적이었죠 ^^
    그리고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자 중 제가 밀고 있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 명인
    '폴 다노'의 발견도 참 의미가 컸던 것 같습니다 ^^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신작이 언제쯤 나올지 모르겠지만 빨리 나왔으면 하네요 ㅋ

    2009.02.01 23: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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