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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121

레고: 클러치 파워의 모험 - 82분의 지루한 애드무비

1932년, 덴마크 굴지의 기업 레고 그룹에서 생산된 레고 블록 시리즈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상당수가 유년시절에 한번쯤은 접해봤을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형형색색의 블록들을 이어붙어 원하는 모든 것을 어떤 디자인으로든 만들어내는 레고는 인류 역사상 손에 꼽을 발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고의 상업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한데, 레고측에서 자체 제작한 단편 영화 [레고 인디아나 존스], [레고 스파이더맨 2] 등 각종 블록버스터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작품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모았는가 하면 [레고 스타워즈], [레고 배트맨]과 같이 판매용 게임으로 출시해 빅히트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초로 정식 개봉되는 [레고: 클러치 파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블루레이 리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아침을 먹기위해 식탁에 앉아 있는 헨리의 식구들. 그런데 할아버지가 만들던 팬케이크가 튀어올라 헨리의 머리위로 내려 앉는게 아닌가. 한바탕 크게 웃으며 맛있게 팬케이크를 먹고 난 헨리와 그의 여동생에게 헨리의 할아버지는 하루 세 번씩 음식비가 쏟아지는 '꼭꼭씹어꿀꺽 Chewandswallow' 마을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식당이 없는 대신 하늘에서 뿌려주는 음식으로 불편없이 살아가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기상이변으로 인해 마을은 음식물로 뒤덮혀 쑥대밭이 된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빵으로 배를 만들어 다른곳으로 이주하게 되는데, 새로 이주한 곳에는 더 이상 음식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내 적응하기 시작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 3D 활용의 모범적인 답안

[드래곤 길들이기] 리뷰를 들어가기에 앞서 다소 위태롭게 보였던 일부 3D 영화들과는 달리 3D활용에 있어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한 점에 대해 일단 칭찬부터 하자.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3D로 표현된 이크란의 활강장면에 감탄사를 연발했던 관객들에게 있어 [드래곤 길들이기]는 딱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아바타]이후 극장가의 트랜드로 자리잡은 3D를 활용하는 측면에 있어서 [드래곤 길들이기]의 전략은 명료하다. (러닝타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드래곤을 타고 하늘을 나는 3D 비행씬의 시각적 쾌감만으로도 관객들은 극장을 찾은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벌어지는 드래곤의 마을 습격장면과 주인공이 드래곤에게 비행훈련을 시키는 장면, 그리고 최종보스와의 격전이 벌어지는 하이라이..

[블루레이] 황금날개 123 - 고전 애니메이션의 귀환을 환영한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일본 애니메이션의 침공속에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현 시점에서 그나마 존재했던 과거의 추억들은 흔적을 찾기에도 힘든 상황. 어쩌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현실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자면 한두가지가 아닐테지만 어찌되었건 초창기 고전작품까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 상품화에 전혀 무리가 없는 일본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라 내심 부러움이 앞선다. 현재까지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지명도 높은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로보트 태권브이]다. 표절논란이 가시지 않은 떨떠름한 작품이긴 하나, 아직도 태권브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건 그만큼 국내 애니메이션의 토양이 얼마나 척박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지 않겠는..

도쿄 매그니튜드 8.0 -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와 재난물의 완벽한 조합

여기 미라이(한자로 未來이며, 미래와 관련된 중의적 표현을 함축한 이름이다)라는 한 소녀가 있다. 맞벌이 때문에 자녀들을 잘 챙기지 못하는 부모에게 불만가득한 그녀는 명문여중에 다니고 있지만 장래 희망도 없이 매사에 시니컬하고 까칠하다. 그녀의 남동생 유우키는 순종적이고 속이 깊은 아이로 매사에 불만투성이인 누나를 신경쓰는 착한 아이다. 부모를 대신해 여름방학 첫날 로봇 전시회에 가고 싶다는 동생을 데리고 오다이바에 간 미라이는 짜증만 가득한 '세상이 모두 부서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직후, 진도 8.0의 강진이 도쿄를 덮친다. 2005년 후지 텔레비전은 애니메이션의 상식을 뒤집는다는 개념의 새로운 시도를 단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름하여 '노이타미나 (noitaminA, 애니메이션을 ..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 세계 최초의 음식 재난 블록버스터

작년 한해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양한 재난물을 경험한 시기였다. 알렉스 프로야스의 철학적 재난영화 [노잉]부터 롤랜드 에머리히의 전형적인 팝콘 블록버스터 [2012], 그리고 오랜만에 천만관객돌파 기록을 세우며 국내 장르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해운대]까지. 여기에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을 추가하면 더욱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완성된다. 국내 개봉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지금까지의 재난물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부부 동화작가인 주디,론 바렛의 스태디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이른바 '음식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최초의 재난장르를 시도하는데, 콜럼비아 픽쳐스의 유명한 타이틀 로고인 여신상을 바나나로 날려 버리는 코믹하고도 충격적인..

[DVD]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 - 빙하시대 세 번째 낭만담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여러분이 가장 먼저 본 CG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어떤 작품이 되었건 간에 픽사의 [토이 스토리]에서 받았던 충격을 쉽게 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셀 애니메이션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도 불구하고 천재집단 픽사가 등장하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더 이상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의 강자는 디즈니가 아니었다. 픽사에 이어 엄청난 물량공세로 도전장을 내민 드림웍스(PDI 스튜디오)는 [슈렉] 시리즈를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양강체계를 확립했다. 이런 와중에 20세기 폭스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손잡고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았을 때 그 누구도 이 작품의 성공을 예상치 못한 것은 당..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 추억이란 이름으로 즐기기엔 부족하다

[아스트로 보이]의 셀링포인트는 '추억'이다. 1960년대에 방영된 오리지널 외에도 1982년의 리메이크작, 2003년판 두 번째 리메이크작이 제작되는 등 시대를 뛰어넘어 20년의 간격으로 방영되었으니, 거의 모든 세대의 어린이들이 한번쯤 섭렵했을 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극장용 컨버전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은 풀CG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아스트로 보이]는 분명 아톰에 대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에게 있어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추억만으로 즐기기엔 내가 너무 늙어 버린 것일까. [아스트로 보이]의 기본적인 컨셉이 과거 [우주소년 아톰](원제:철완아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성사된 아톰과의 재회는 그리 감동적이지가 않다. 셀 애니메이션이 주..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2부)

1부를 읽지않은 분은 여기로.... '철완아톰'의 성과는 한창 상승기에 있던 데즈카에게 '추진용 로켓'을 달아준 것과 다름없었다. 이로써 일 중독자처럼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인 데즈카는 평소 꿈꿔왔던 목표를 실현할 기회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데즈카 프로덕션'을 설립해 일본에서도 디즈니 못지 않은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제본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제작방식과 단가, 그리고 규모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났기 때문에 '철완아톰'의 성공 이후에도 이 계획을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우선 수입의 대부분을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시작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1956년에 설립된 신생영화사 도에이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강한 관심을 보이기 ..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1부)

K-League에 소속된 현 포항 스틸러스는 1984년 포항제철 돌핀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축구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적부진에 시달리던 포항제철팀은 그 이듬해인 1985년 충격적인 처방을 단행한다. 팀이름을 '포항제철 아톰즈'라고 개명하며 팀의 마스코트도 아톰으로 변경해버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기업인 포항측에서 자사 축구팀의 마스코트로 일본의 국보급 캐릭터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저작권 개념따윈 둘째치더라도 꼭 아톰이어야 했을까하는 의문과 더불어 겉으로는 일본문화를 배척하면서 어느덧 스며든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를 가늠케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포항제철 아톰즈는 1997년이 되어서야 저작권 문제로 인해 팀명과 마스코트를 다시 바꾸기에 이른다. 이렇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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