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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덴마크 굴지의 기업 레고 그룹에서 생산된 레고 블록 시리즈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상당수가 유년시절에 한번쯤은 접해봤을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형형색색의 블록들을 이어붙어 원하는 모든 것을 어떤 디자인으로든 만들어내는 레고는 인류 역사상 손에 꼽을 발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고의 상업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한데, 레고측에서 자체 제작한 단편 영화 [레고 인디아나 존스], [레고 스파이더맨 2] 등 각종 블록버스터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작품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모았는가 하면 [레고 스타워즈], [레고 배트맨]과 같이 판매용 게임으로 출시해 빅히트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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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2Film/ Lego/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초로 정식 개봉되는 [레고: 클러치 파워의 모험]은 레고 미디어 믹스 산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상업영화 진출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하겠다. 감독 하워드 E. 베이커는 레고가 지닌 무한 상상력의 특장점을 최대한 살려 본 작품을 완성하려 한 듯 하다.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을 연상하듯 모험가 클러치 파워의 보물찾기로 오프닝을 장식하는 본 작품은 이내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아마게돈]식 SF영화의 내러티브에서 중세 판타지를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를 반복하며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레고처럼 영화의 장르적 변주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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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reshold Animation Studios/ Universal Studios Home Ent. All rights reserved.


무척 흥미로울 것 같은 시도이긴 하나 결론적으로 말해 [클러치 파워의 모험]은 지나친 욕심을 부린 대형 광고물에 지나지 않는다. 무려 82분간 펼쳐지는 레고 인형들의 모험담은 각종 장르물의 클리셰를 섭렵하며 뭔가 거창하게 으시대지만 유명 영화들의 레고식 변주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너무나도 조잡하다. 무엇보다 스톱모션 기법이 아니라 CG로 도배한 레고의 움직임은 비록 부드러워 보일지는 몰라도 어릴때 갖고 놀던 손맛이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살리는데 실패했다.

[클러치 파워의 모험]이 아이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건 분명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수준에서 보기에 과연 본 작품이 납득 가능할만큼 충분한 눈높이 조절이 이루어졌는지도 의심스럽다. 마치 3,40대 관객을 불러다 놓고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틀어준 느낌일까나. 레고를 가지고 놀 나이의 아이들이 이렇게 창의력이 떨어지는 작품을 보면서 레고라는 장난감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거라 확신하기 전에 제작진은 먼저 자신의 자녀들을 데려다놓고 시사회를 열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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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reshold Animation Studios/ Universal Studios Home Ent. All rights reserved.


아무리 월드컵 특수로 극장가의 불황이 예상된다고는 하나 홍보용 DVD로 나눠줘도 시원치 않을 작품을 극장비를 지불하면서까지 보게 만든 수입사측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이 영화의 개봉을 감행하는지 그 저의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극장을 찾으면서 한번쯤 폭탄을 맞기 마련인데, 올해는 그 폭탄을 너무 일찍 맞았다는 기분이다.

관련리뷰 - 레고 스타워즈: 한 솔로 어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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