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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6

엑스맨: 아포칼립스 - 소수성의 갈등이 사라진 엑스맨

일단 아래의 평가를 먼저 짚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로튼토마토의 평가다. 사실 당시 쏟아진 미국 언론의 평가는 참혹했다. ‘[엑스맨 3]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처럼 보이게 만들어 놓은 영화’라는 평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약은 약사에게 [엑스맨]은 싱어에게’라는 우스개소리가 헛소리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과연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시리즈 중 희대의 졸작인 것일까? 현 상황을 보면 호불호는 상당히 극명하게 나타난다. 별로 좋은 징후는 아니다. 완성도에 대한 부분은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영화의 결말이나 방향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갔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는 양상이 다르다. 일단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

주토피아 - 성인들을 위한 사회풍자 애니메이션

언젠가 픽사는 점점 디즈니화 되어가고, 디즈니는 점점 픽사화 되어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대로 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픽사는 특유의 통통튀는 아이디어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감성적 스토리를 버리고 무난함과 진부함을 오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디즈니는 정형화된 틀을 조금씩 깨고 변화를 진행하는 중이죠. [주토피아]는 여러가지 면에서 저연령층에 초점을 두었던 기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관례를 뒤집는 작품입니다.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경찰입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융화되어 살아가는 주토피아에 신입 경관으로 발령이 난 토끼 주디 홉스는 토끼와 경찰은 맞지 않는다는 사회의 편견을 힘겹게 맞서나가는 캐릭터입니다. 범죄자를 잡는다는 기대와는 달리 불법주차단속..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와 미타니 코키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쌍벽을 이루는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동서를 횡단하는 열차 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그리고 12명의 용의자. 눈길에 발이 묶인 열차안이라는 독특한 폐쇄공간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추리의 향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희대의 미제사건으로 불렸던 린드버그 유괴 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도 흥미롭지만 결말의 충격은 정말 대단했지요. 개인적으로는 고전 추리소설에 심취해 있을 무렵 시드니 루멧의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원작소설이 영화만 못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 특이한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작년 일본에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2부작 TV시리즈로 제작..

드라마, 공연 2016.05.16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어벤져스 2.5] 아닌 [캡틴 아메리카 3]

* 아주 미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의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를 떠나 캡틴과 아이언맨 중 누구의 선택이 옳고 그른지에 다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걸 보면 분명 영화가 관객들에게 멋진 논쟁거리를 준 건 분명해 보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일개 슈퍼히어로 영화에 이렇게까지 많은 담론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 말입니다. 사실 [시빌 워]의 원작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정치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MCU에서 너무 빨리 '시빌 워'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직 MCU 페이즈3가 끝나지 않은 이상 굳이 잘나가는 캐릭터들을 소모시킬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바꿔말하자면 (여느 MCU 작품이 그랬듯) [시빌 워] 역시 원작을 ..

영화/ㅋ 2016.05.02

[단평] 제5침공- 연출력의 부재가 부른 참사

4000만부가 팔려나간 릭 얀시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제5침공]은 [메이즈 러너], [다이버전트]와 같이 젊은 관객층을 타겟으로 한 영 어덜트물이다. 원작이 깔아놓은 팬층에 (이쁘게 잘 자라준) 클로이 모레츠의 팬층을 영입해 흥행을 노리는 꼼수가 뻔한 이 작품은 시종일관 관객의 예측대로 정확히 스토리가 전개되는 묘한(?) 영화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흔해빠진 로맨스도, (아마 영화에서는 최대의 반전이 되었을) 제5침공의 정체에 대해서도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에 간파당할만큼 너무나도 안일하게 연출해놓았다. 그나마 건질만한 건 10분간의 인트로. 수수께끼의 외계인이 침략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지구인들의 절박한 상황이 전개되는 순간까지만이다. 긴장해야 할 순간에 전혀 긴장되지 않고, 깜짝 놀라..

영화/ㅈ 2016.04.15

별에서 온 우주로보트 마론 - 이향원 화백의 파격적인 변신

알만한 사람은 알만한, 예전 만화계에서 투견을 소재로 큰 인기를 모은 만화가가 있었으니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향원이라는 작가가 있었다. 향원이라는 필명으로 시작해 1960년대 [투견] 시리즈를 내놓으며 대성공을 거둔 그는 유독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내일의 죠 あしたのジョ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치바 테츠야를 많이 참고한 탓에 한국의 ‘치바 테츠야’라는 별명을 가지기도 했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유의 착한 이야기와 정감가는 그림체, 동물 캐릭터의 실감나는 감정 표현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던 작가다. 비록 동물 만화로 알려졌어도 한 우물만 판 건 아니다. 허영만, 고유성 같은 걸출한 문하생을 둔 작가답게 야구만화인 [나는 차돌], [마구왕 철], 권투를 소재로..

블로그 매니지먼트의 최강자 티앤엠미디어, 이젠 역사 속으로

2007년, 내가 처음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만해도 블로거들에게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려 있었다. 애드센스로 용돈벌이를 할 수 있다는 소소한 즐거움에서부터 대기업의 마케팅에 동원되거나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하는 준 언론인과 같은 다양한 경험들은 이전에는 일반인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블로그라는 생태계로 인해 가능해졌다. 태터앤미디어라는 이름의 회사를 알게 된 것도 그 즈음이다. 다들 올블로그니 다음블로거뉴스니 하는 메타블로그에서 자신을 알리기에 열중할 무렵, 태터앤미디어는 이미 웹상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잠재력이 있는 뛰어난 블로거들을 섭외해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라는 컨셉으로 승부를 걸었다. (구글에 인수된) 태터앤컴퍼니에서 분사해 법인등록을 마친 태터앤미디어는 적극적으로 기..

[블루레이] 더 비지트 - 초심으로 돌아간 M. 나이트 샤말란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초심으로 돌아간 M. 나이트 샤말란 추락한 명성을 회복한다는 건 철저한 상업주의의 본산인 헐리우드에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일례로 [다이하드], [붉은 10월]의 존 맥티어넌은 2003년 [베이직] 이후 한 번도 메가폰을 잡지 못했다. [프렌치 커넥션], [엑소시스트]의 윌리엄 프레드킨이나 [클리프헹어]의 레니 할린 처럼 소위 잘 나가던 감독들도 한 두 번 삐딱선을 탄 이후에 끝없는 추락을 한 걸 보면 이 바닥의 냉엄한 생리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M. 나이트 샤말란의 행보는 매우 흥미롭다. 체감상으로는 [식스센스] 이후 모두 실망스런 작품만 줄창 만들어 온 것 같은데, 2년 터울로 꾸준히 영화를 찍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실패작..

영화/ㄷ 2016.03.30

브이센터 관람기 - 태권브이를 만날 수 있는 라이브 뮤지엄

이제 만 3세가 지난 아들녀석. 요즘 로봇의 세계에 눈을 떠서 [로보카 폴리]나 [헬로 카봇], [터닝메카드] 같은 애니메이션을 즐겨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좋아하는 로봇이 뭐냐 하고 물으면 꼭 '로보트 태권브이'라고 대답을 합니다. 언젠가 부모님께서 손주랑 놀아주다가 유투브에 올라온 [로보트 태권브이]를 보여주신 모양인데, 그 때부터 이 녀석이 태권브이 주제가는 물론이고, 태권엑스니 메리로봇이니 악당 로봇의 이름까지 외워서는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린 나이에 일찍 태권브이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거나 아들 녀석이 좋아하니 피는 못속이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지인께서 브이센터 초대권을 보내주셔서 브이센터를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안 ..

잡다한 리뷰 2016.03.22

[단평] 엽문 3: 최후의 대결 - 한층 성숙해진 배우 견자단

엽문이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무려 6년만이다. 구예도 감독의 [엽문전기]가 국내에선 [엽문 3]로 소개되고 같은 감독의 [엽문: 종극일전]을 [엽문 4]로 개봉하는 촌극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관객들에겐 [엽문] 시리즈 자체가 조금 식상하게 다가오는 착시현상도 있을 법 하다. 어쨌거나 이번에 개봉한 [엽문 3: 최후의 결전]은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이 만든 진짜 엽문 시리즈다. 개화기 중국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며 가라데, 홍가권, 서양 복싱 등과 겨뤘던 엽문은 이제 누가 정통 영춘권의 계승자인지를 두고 또다른 영춘권 고수와의 대결에 직면한다. 중화사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던 1,2편과는 달리 3편에서는 엽문의 개인사와 영춘권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서방 열강의 지배가 낳은 부작용의 여파로 ..

영화/ㅇ 20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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