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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속의 결투 - 김형배 화백의 만화판 [인디아나 존스] (2부)

페니웨이™ 2016. 7.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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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레이더스]의 속편인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은 개봉 당시 관객들도 거의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씨퀄이 아닌 프리퀄이다. 성궤를 찾는 모험 이전에 인도의 한 마을에서 상카라의 돌을 찾는 여정을 다룬 이 작품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어둡고 음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 Marvel comics. All rights reserved.

마블판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 코믹스

 

[레이더스]의 코믹컬라이즈 <성궤를 찾아라>를 담당했던 김형배 작가는 속편인 [마궁의 사원] 역시 작업하였는데, 전작이 ‘어깨동무’에 실린 것과는 달리 속편은 월간 ‘보물섬’에서 연재되었다. 상하이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의 전개는 영화와 거의 유사하다. 사실 전편이 생략과 압축의 미를 잘 살려 100여 페이지에 영화 한편을 깔끔하게 담아낸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영화 속 줄거리를 거의 대부분 살리기 위해 볼륨을 다소 키워 전편의 두 배인 200여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그럼에도 몇몇 부분에서는 소년만화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생략 내지는 각색을 시도했다. 가령 대표적인 장면인 원숭이골 식사씬은 그 쇼킹한 비주얼을 보여주는 대신 이렇게 표현한다. 하인이 식사를 내오자 숏 라운드 옆에 붙어다니던 애완 원숭이가 소리를 꽥꽥 지르며 달아난다. 이어 윌리가 입맛을 다시며 요리를 먹으려 하자 인디가 ‘이건 원숭이의 골 요리’라며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결국 윌리는 기절한다.

ⓒ 백조문고. All rights reserved.

 

다소 15금(?)적인 요소인 인디와 윌리의 밀당씬은 아예 송두리째 삭제되었으며, 그 외에 아이들이 보기에 잔인한 몇몇 장면들도 삭제되었다. 가령 몰라 람이 악어에게 물어 뜯겨 죽는 장면이나 제물을 산채로 바치는 장면은 나오지 않으며 몰라 람의 수하가 돌분쇄기에 빨려 들어가 죽는 장면 대신 죽기전에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작가의 임의적인 각색이다.

ⓒ 백조문고. All rights reserved.

 

대략적으로 원작에 충실한 편이지만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리지 못한 부분도 있다. 윌리가 얼떨결에 큰 비단뱀을 집어 던지는 장면은 인디아나의 뱀 트라우마를 부각시키는 중요한 씬이지만 김형배 작가가 <성궤를 찾아라>에서부터 인디의 뱀 트라우마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리 임팩트있게 연출하지 않았다.

ⓒ 백조문고.All rights reserved.

 

허무빵야를 셀프 패러디한 영화 속의 ‘그 장면’도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으며, 탄광차 추격씬의 말미에 물폭탄을 맞는 장면도 삭제되어 있어서 사실상 ‘어두웠던’ 영화를 그나마 밝게 유지해주었던 원작의 유머코드가 거의 사라져 버렸고, 대신 김형배 작가 특유의 개그씬이 이를 대신해주고 있다.

아쉽게도 김형배판 ‘인디아나 존스’는 이렇게 두 편으로 끝난다.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이 나올 무렵에는 소년만화잡지의 인기가 서서히 시들해질 때였고, 일본만화 [드래곤볼]의 상륙으로 한국만화시장의 패러다임이 극심한 변화를 맞이할 시기였기 때문이다. 김형배 작가의 ‘인디 3부작’이 완성되길 바랬던 독자로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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