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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소설은 물론 게임, 코믹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프랜차이드로 발전했다. 그 중에서도 코믹스 버전은 시리즈 1편인 [레이더스]가 개봉된 1981년, 마블 코믹스를 통해 발표되었다. 마블은 뒤이어 [레이더스]에서 이어지는 몇편의 오리지널 씨퀄(1983~1986년 사이의 이야기)을 출판하였으며 영화판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의 코믹컬라이즈 시리즈를 내놓게 된다.

ⓒ Marvel comics. Al rights reserved.

이후 [인디아나 존스] 코믹스는 다크호스 코믹스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발간된 작품은 게임으로 나왔던 [인디아나 존스와 아틀란티스의 운명], TV판인 [영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4번째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같은 작품들이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발간된 [레이더스] 코믹스를 살펴보면 영화와 코믹스 사이에 꽤 많은 차이점이 발견된다. 가령 영화 초반 인디를 배신한 바란카는 죽지 않으며, 카이로에서의 그 유명한 ‘허무 빵야’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큰 줄거리는 영화를 따라가고 있지만 이렇게 소소한 차이점을 찾아보는 건 코믹컬라이즈의 또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 Marvel comics. Al rights reserved.

그런데 흥미롭게도 한국에서 [레이더스] 코믹스가 발간되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이라 믿는다. 바로 김형배 화백의 [성궤를 찾아라]다. 이 작품은 월간 <어깨동무>의 특별부록으로 제공된 단권만화로서 후속편인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도 김형배 작가의 손에 재탄생하게 된다.

ⓒ 육영재단. Al rights reserved.

 

더 놀라운 점은 이렇게 잡지부록으로 제공되어 잊혀졌을 법한 작품이 훗날 단행본으로도 출간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게임속의 결투]라는 다소 생뚱맞은 제목으로 말이다. 이 단행본 버전은 1985년에 출간되었는데, 대본소용 형태로 출간되어서인지 오히려 잡지부록보다도 구하기가 어렵고 (이상한 제목 때문인지) 대중들에게 잘 안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작품은 [레이더스] 외에도 속편까지 같이 출판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선 [레이더스]에 해당하는 ‘성궤의 비밀’편을 다루도록 하겠다.

이 작품은 영화에서처럼 인디오의 황금 여신상을 얻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디의 조력자인 브랑카(영화의 바란카)는 인디를 비호하다가 목숨을 잃는 정의로운 사람으로 둔갑하며, 인디의 라이벌 르네 벨록은 무슨 이유에선가 철자를 뒤바꿔 ‘록벨’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아쉽게도 거대한 바위가 굴러오는 명장면은 생략되어 있다.

뒤이어 인디는 마리온의 주점으로 찾아가는데, 마리온이 남정네들과 벌이는 시합은 술마시기가 아니라 무려 팔씨름(!) 이다. 당시 소년만화의 검열기준으로 볼 때 여성이 음주시합을 하는 건 심의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가녀린 여성이 팔씨름으로 남정네들을 이긴다는 건 조금 무리수…. 원작과의 괴리를 나름 김형배식의 유머로 승화시킨 부분이다.

ⓒ 백조문고. Al rights reserved.

 

반면 놀랍게도 마블판 코믹스에서 삭제된 ‘허무 빵야’씬이 들어있다. 마리온을 납치한 차가 폭발한 직후 인디에게 한 무사가 나타나 검을 휘두르는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마리온이 죽었다며 슬퍼하던 인디가 웃음을 띈 채로 ‘어휴 지겨워!”하며 무사를 향해 총을 쏜다. 그런데 여기서는 입으로 ‘탕!’소리를 냈을 뿐이지만 무사는 놀라서 쓰러진다. 역시나 사람이 죽는 장면을 너무 희화시킨 원작 영화를 고스란히 옮겼다간 검열에 걸릴까봐 각색한 듯 하다.

ⓒ 백조문고. Al rights reserved.

이 후의 이야기는 거의 영화와 비슷하지만 분량의 조절 때문인지 잠수함 장면은 모두 삭제되었고, 영혼의 샘에 갇힌 인디가 마리온과 함께 탈출해 성궤 의식을 벌이고 있는 나치 일당을 바로 찾아가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물론 성궤를 연 뒤 일어나는 잔인한 비주얼은 모두 생략되었다.

김형배판 [레이더스]의 특징이라면 2시간 분량의 영화를 98페이지 분량의 단편으로 압축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각색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는 김형배 화백의 페르소나인 훈이와 오버랩되는 관계로 중년의 이미지에서 청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요소요소에 스필버그식 유머가 아닌 김형배식 유머가 들어있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극장에 가는 것이 가족의 연례행사처럼 사치스런 문화생활이었던 시절, 비록 저작권이고 나발이고 게의치 않았던 일말의 원죄가 있다한들,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주었던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다음에는 2부인 ‘신비의 사원’편을 다루도록 하겠다.

 

P.S:

1.인디의 뱀 공포증에 대해 설명해주는 인트로의 비행기 씬은 삭제되었다. 따라서 영혼의 샘에 들어갔을 때 수많은 뱀 떼를 보며 그저 '소름 끼치는군...' 정도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데, 아마도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그리 깊이있게 하진 않은 듯 하다.

2.벨록이 마리온을 짝사랑한다는 설정이 제거되어 있다. 그래서 '록벨'은 직접 마리온을 영혼의 샘에 빠뜨려 버린다. -_-;;;

3.개인적으로는 바주카포로 성궤를 날려버리겠다며 위협하는 인디를 '고고학자의 입장'에서 설득시키는 벨록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본 만화판에서는 '토드'가 기습적으로 마리온을 인질로 사로잡아 인디를 굴복시키는 맹활약을 보여준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 리뷰를 위해 [게임속의 결투]를 제공해 주신 <클로버문고의 향수> 카페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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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작권이고 나발이고... ㅎㅎㅎ
    책 만드는 사람이라 저작권은 철저히 지켜줘야 한다는 주의이지만
    저 시절이 오히려 따스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없는 유소년기를 보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는 1인입니다.

    2016.06.21 15:23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엄격한 법의 잣대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존재하는 것이지요. 한국의 경우 이런 여건을 너무 광범위하게 인정하다보니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긴 합니다만... 유독 이런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이 아이들을 주 소비층으로 했던 문화에 대해선 더욱 가혹하다는 느낌이 있지요. 뭐... 앞으로가 중요하다 봅니다.

      2016.06.23 15:01 신고
  2.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군요..어릴적 연재판으로 봤는데

    어휴 지겨워는 기억하는데 쏜 다음에 저런 것도 상대해야 했나? 라고 말한 걸로 기억했죠
    이렇게 보니까 아니군요!

    2016.07.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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