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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25

[블루레이] 리차드 쥬얼 - 사법권력과 언론은 어떻게 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나

사법권력과 언론은 어떻게 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나 “피 흘리는 황소에게 피라냐가 덤벼드는 것 같았다 (like piranha on a bleeding cow).” 미 사법 공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FBI와 언론을 피라냐에 빗대어 언급한 사람의 이름은 리차드 쥬얼이다. 그는 1996년 미국 애틀란타 하계 올림픽 기간 중 발생한 폭탄 테러 현장에서 비정규직 경비요원으로 근무 중 폭발물을 사전에 발견해 더 큰 피해를 막아내면서 한 순간에 영웅으로 떠 올랐던 인물이다. 그러나 영웅으로 추앙 받은 건 단 3일 뿐, FBI가 리처드 쥬얼을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평범했던 남자의 삶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다. FBI는 두 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집기류와 속옷 등 온갖 집..

카테고리 없음 2020.05.21

[블루레이] 내 사랑 - 묘하게 불편하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한

묘하게 불편하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한 무려 13년 간의 제작기간 끝에 세상에 나온 영화 [내 사랑](원제: Maudie)은 장르를 규정 짓기가 애매하다. 한국식으로 멋대가리 없이 개명한 ‘내 사랑’만 놓고 보면 달달한 멜로물인가 싶기도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 자체는 (적어도 중반까지는) 음울하고 고통스럽다. 굳이 멜로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피끓는 청춘 남녀의 뜨거운 사랑이 아닌 주류에서 소외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사랑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소아 관절염 환자인 모드 루이스는 불행한 인생을 살아 온 여인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는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떠나 보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자신을 마뜩잖게 생각하는 숙모 밑에서 온갖 멸시와 수모를 당하며 얹혀 살고 있다. 게다가 하나 있는 오빠는 빚에 시달..

영화/ㄴ 2018.06.29

[블루레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문득 학창시절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고3때의 수학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선생님이 무언가를 설명하면서 갑자기 한 학생을 일으켜 세우더니 “얘가 서울대를 못간다는 건 확률적으로 100%에 가깝지, 그렇지?” 라고 말하는게 아닙니까. 그 순간 반 아이들이나 그 당사자는 멋적게 웃고 넘겼지만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이 일이 남아있는걸 보면, 선생이란 작자가 학생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각인되어 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 온 크고 작은 폭력들은 비단 물리적인 형태만으로 행사된 건 아니었죠. 적어도 필자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학생들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것도 모자라 기분 내..

영화/ㅂ 2017.08.14

덩케르크 - 관성적인 영화 구성을 탈피한 신개념의 마스터피스

크리스토퍼 놀란. 이제 그는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심을 심어주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얼마전 [다크 나이트]의 재개봉판을 감상했는데, 명작은 언제봐도 명작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영화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덩케르크]입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실제 있었던 덩케르크 탈출 작전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는 외견상으로는 분명 전쟁영화의 틀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개봉 직전까지도 놀란은 [덩케르크]의 장르를 명확히 규정짓지 않았지요. 게다가 최근 전쟁영화의 트랜드와는 맞지 않게 PG-13 등급을 받았으니 더욱 의아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영화, [덩케르크]는 그렇게 관객들의 기대감을..

영화/ㄷ 2017.07.21

[블루레이] 아메리칸 스나이퍼 - 악마 혹은 영웅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악마 혹은 영웅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적은 그를 악마라 부르고 우린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광고 카피는 이 작품의 주인공 크리스 카일이라는 인물에 대해 가장 적절하게 묘사한 말일 것이다. 크리스 카일이 작전 도중 저격한 적군의 공식적인 기록은 160명 (비공식 기록 255명), 실제로 그는 동료들에게 레전드라 불렸지만 이라크인들에게는 라마디의 악마라 불리웠다. 1920m 전방의 적군을 저격한 일화는 그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에 대한 단적인 예다. 데이빗 O. 러셀과 스티븐 스필버그가 눈독을 들인 바 있고, 이젠 거장의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크리스 카일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려한 까닭은 무엇일까? ..

영화/ㅇ 2015.06.04

[단평] 이미테이션 게임 - 알려지지 않은 천재 수학자의 이야기

베어먹은 사과. 미국 굴지의 IT기업인 애플의 로고에 대한 추측은 여러가지가 있다. 잡스 본인이 스스로 밝히지 않은 이상 모든 건 추론으로 남을 뿐이지만 그 중 가장 흥미로운 설 중 하나는 바로 앨런 튜링 추모설이다. 일반에게는 낯선 인물이긴해도 한 때 천재 수학자로 불리운 그는 암호해독에 능통해 독일군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를 판독한 주역으로서 연합군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이 당시 튜링이 만든 튜링 머신은 훗날 컴퓨터의 기초가 되었고, 사실상 학계는 앨런 튜링을 컴퓨터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는 전후 동성애 혐의로 재판을 받아 화학적 거세 명령을 받았고, 급격한 호르몬 변화에 의한 부작용을 견디다 못해 청산가리를 주사한 사과를 먹고 4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

영화/ㅇ 2015.02.17

폭스캐처 - 감정적 결핍과 관계의 파괴가 낳은 비극

올림픽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로 레슬링계의 촉망받는 유망주 마크 슐츠. 그는 자신이 이룬 성과보다는 자신에게 부모이자 라이벌과도 같은 형 데이브 슐츠의 빛에 가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 사교성이 부족한 그는 늘 우울하며 고립된 삶에 갇혀 괴로워하고 있지요. 그런 그에게 뜻밖의 인물이 손을 내밀게 됩니다. 세계적인 화학그룹 듀폰사의 상속인 존 듀폰이 스폰서를 자청하고 나선 겁니다. 마크는 형에게 자신과 같이 가자며 제안하지만 가족을 먼저 생각한 데이브는 이를 거절합니다. 거액의 계약금을 선뜻 건네며 호화로운 삶을 안겨준 듀폰은 일시적으로나마 마크에겐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존 듀폰 역시 외견상 보여지는 사회적 신분과 부유한 생활의 모습과는 별개로 어머니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아들이라..

영화/ㅍ 2015.02.05

캡틴 필립스 - 망망대해 위의 숨막히는 대치상황

21세기에 무슨 해적질이냐 할수도 있겠지만 소말리아 해적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낯선 이슈가 아닙니다. 전 정권의 대표적인 치적(?)인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 있기 때문이죠.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삼호쥬얼리호의 승무원들을 구출한 이 사건은 자력으로 자국민을 구출한 사례로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습니다. 뭐 그 덕분에 소말리아 해적단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긴 했지만요. 이후에 이 사건을 영화화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어떻게 되어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캡틴 필립스]는 이와 비슷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재가 된 사건은 2009년에 발생한 머스크 앨러배마호 피랍사건으로 선장인 리처드 필립스가 선원들을 대신해 소말리아 해적의 인질이 되었다가 5일만에 구출된 사건입니다. 영화는 필립..

영화/ㅋ 2013.12.17

[블루레이] 아르고 - 아카데미가 선택한 레트로 무비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눈에 띄는 프론트 러너가 없었던 지난 85회 아카데미의 가장 큰 이변이라면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이 아닐까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현 퍼스트 레이디가 시상자로 나와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이 작품상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미셸 오바마는 수상작으로 [아르고]를 지명했다. 비록 편집상, 각본상을 비롯해 총 3개 부분 수상에 그쳤지만 [아르고]는 1970년대 말 실제로 발생한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에 기초를 둔 레트로 스타일의 탈출영화로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겸해 일찌감치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말, 이란의 미국 대사관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당해 63명의 대사관 ..

영화/ㅇ 2013.03.13

아르고 - 긴장감 살아있는 실화 구출작전

1980년대까지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구출작전을 다룬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벌어진 인질극을 다룬 영화 [엔테베 특공작전]이나 척 노리스, 리 마빈의 액션물 [델타포스]같은 헐리우드 영화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6.25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앞서 특수임무를 띄고 수색에 나섰다가 포로가 된 미국들을 구출하는 [블루하트]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었죠. 모름지기 이러한 구출작전을 그린 영화들은 촌각을 다투는 시간제한 속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의 서스펜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살리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실베스터 스텔론의 [람보 2]처럼 일당백의 무력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요.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아르고]는 간만에 등장..

영화/ㅇ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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