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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25

도가니 - 외면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

처음 [도가니]의 원작소설을 접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때의 찝찝하고도 더러운 느낌은 한동안 계속 되었지요.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닙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영화로 나온다면 정말 감상하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글로 접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만약 이를 화면에서 직접적으로 보고 받게 될 정서적 충격은 몇배나 더할 테니까 말이죠. 영화는 가상도시 무진의 자애학원에 부임하는 한 교사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거액의 후원금 명목으로 뒷돈을 대며 교직을 얻게 되었지만 어딘지 이상한 학교내의 진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인권단체의 간사와 함께 학교내의 거대한 권력에 맞서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어디 내맘대로 되던가요. 곧 이뤄질 것 처럼 보이던 정의의 실현은 점점 멀어져가고..

영화/ㄷ 2011.09.23

[블루레이] 앙코르 - 자니 캐쉬의 삶과 열정, 그리고 사랑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올드팝의 팬들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척 베리 등 추억의 명곡들과 함께 기억되는 이들 뮤지션은 미국 대중문화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공헌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사람, 자니 캐쉬를 빼놓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르음악인 컨트리 뮤직의 대표주자인 관계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이지만 미국에서 엘비스에 견줄만큼 인지도가 높은 그의 일생은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앙코르](개인적으로 최악의 국내 개봉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_-)는 자니 캐쉬의 좌절과 환희의 순간을 다룬 바람직한 전기영화다. 사실상 한 발 앞서 발표된 [레이]의 익숙한 전기영화적 내러티브에서 자유롭지 못하..

영화/ㅇ 2011.06.01

킹스 스피치 -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의 품위를 느끼다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핵심 부문을 모조리 챙기며 가장 짭짤한 성과를 거둔 작품인 [킹스 스피치]에게 별다른 이의는 없다. 사실 그간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허트 로커], [디파티드] 같은 다분히 상업성과 작품성이 공존하는 작품들을 선택해 왔다. 이는 보수적 성향으로 이름난 아카데미의 전통에 비추어 볼 때 확실히 개혁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83회 아카데미의 유력 작품은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였다고 할 수 있겠다. [킹스 스피치]는 확실히 예전의 보수적 취향으로 회귀한 정통 아카데미용 영화다. 전 유럽에 전운이 드리운 1930년대 말, 영국 왕실의 급작스런..

영화/ㅋ 2011.03.18

127시간 - 지금 숨쉬고 있음에 감사하라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127시간]은 포스터에서부터 풍겨오는 센스가 남다릅니다. 절벽 사이로 절묘하게 맞닿은 바위 한덩어리와 그 위로 몸을 받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마치 모래시계를 연상케하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국내 포스터는 이 심오한 의미를 뭉게 버리는 발편집을 해놨어요 -_-) 그리고 제목은 '127시간'이지요. 대략 '시간'이 중요한 테마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럼 어떤 시간을 말하는 것일까요? 주인공 아론(제임스 프랑코 분)은 산악인입니다. 무엇인가를 바쁘게 챙기는 가운데, 전화벨이 울리지만 전화를 받지는 않습니다. 이윽고 자동응답기로 넘어가자 여동생인 듯 한 여자가 자신의 결혼식을 잊지 말라며 메시지를 남깁니다. 아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등정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깁니..

영화/#~Z 2011.02.18

노스페이스 -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산악영화다

영화계의 메이저 장르는 아니지만 산악영화는 꽤나 흥미로운 소재임에 틀림없다. 산악영화에 스탤론식 1인 액션극을 가미한 [클리프 행어]나 마틴 켐벨의 산악 블록버스터 [버티컬 리미트], 평이한 내용에 A급 스타가 출연하지 않음에도 국내에서 의외의 선전을 보여준 [K2]에 이르기까지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련의 산악물들은 각기 개성넘치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어필해왔다. (생각만해도 아찔한 한국영화 [빙우]는 예외로 치자 ㅡㅡ;; ) 1930년대, 난공불락의 등반코스인 아이거 북벽 등반에 도전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노스페이스] 역시 앞선 영화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산악영화다. 더욱이 [노스페이스]는 헐리우드가 아닌 독일영화라는 점에서도 조금 특색있는 연출방식을 보여주는데, 사실상..

영화/ㄴ 2010.06.04

블라인드 사이드 - 인간의 선의가 낳은 기적같은 이야기

사람은 태어날 때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어떤 아이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온실속의 화초처럼 살다 가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아프리카의 극빈층 가정에서 태어나 하루 한끼로 연명하는 것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당사자의 힘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느냐의 문제가 반드시 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건 아니다. 모든걸 다 갖춘 집안의 자식도 불행한 삶을 살 수 있고, 반대로 선천적인 역경을 딛고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바꿔놓는 사람도 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기회가 왔을때 그것을 잡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개척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제 소개할 [블라..

영화/ㅂ 2010.04.16

[DVD] 솔로이스트 - 우리 모두는 인생을 연주하는 솔로이스트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독특한 괴짜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받았다. 저 유명한 [아마데우스]의 주인공 모차르트에서부터 [샤인]의 데이빗 헬프갓에 이르기까지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천재성을 드러냈지만 결코 평범할 수 없었던 인물들의 삶은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때 분명 흥미있는 소재다. [솔로이스트]는 이런 류의 영화들이 갖는 보편적인 어드벤티지 위에 조 라이트 감독과 제이미 폭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막강한 크래딧의 파워도 갖춘 작품이다. 거기에 감미로운 클래식의 선율까지 더해졌으니 이 어찌 군침이 돌지 않겠는가. 분명히 [솔로이스트]의 외견을 놓고보면 흠잡을 것이 없다. 줄리어드 음대를 중퇴해 노숙자가 된 어느 흑인 첼리스트. 그를 우연히 발견해 그..

영화/ㅅ 2010.03.03

하치 이야기 - 범작의 한계를 넘지 못한 헐리우드 리메이크

헐리우드 영화에 있어서 견공의 존재는 남다르다. [벤지]나 [베토벤]같이 아예 인간보다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정작 영화속에서 개가 죽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개 사랑'은 유별나다. 어찌보면 [하치 이야기]는 이런 미국인들의 애견코드에 충실한 영화처럼 보인다. 주인이 죽은 후에도 10년간 기차역에 매일같이 마중나와 결국 나중에는 동상까지 만들어진 충견의 이야기이니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에 딱맞는 작품이 아닌가. 하지만 [하치 이야기]가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사실은 의외임과 동시에 막연한 불안감을 안기는 것도 사실이다. 원래 [하치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

영화/ㅎ 2010.02.19

줄리 & 줄리아 - 세상의 모든 블로거들에게 바치는 희망의 이야기

학창시절에는 누구나 꿈이 있다. 적어도 나만큼은 평범한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과 함께 핑크빛 미래가 자신을 위해 예비되어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앞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물론 독한 마음으로 미래를 차분히 설계해 그 꿈을 이룬 경우도 많지만 학창시절에 촉망받던 녀석이 사회에 나와 별볼일 없는 무채색의 인생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만해도 그렇다. 뭐 딱히 자랑은 아니지만 적어도 학창시절에는 잘나가던 때가 있었다. 적어도 서울의 상위권 대학을 나와 나름 정해진 수순을 밟으며 안정적인 삶을 할거라고 여겨지던 내가 정말 특별할 것없는 삶-박봉에 집,회사밖에 모르는 단조로운 삶-을 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더 놀라운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에 스스로..

영화/ㅈ 2009.12.12

솔로이스트 - 음악영화 아닌 성장 드라마

유독 장르 편식이 심한 필자에게 있어 [솔로이스트]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던 영화다. 음악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기도 하지만,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Jr.와 제이미 폭스의 조합이라니! 이보다 더 군침이 도는 재료가 또 어딨겠나. 지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래 정식 개봉일 기다리기를 수개월. 마침내 2009년의 끝자락에 와서야 정식으로 개봉했으니 그 오랜 기간 참아오기가 여간 힘들었던게 아니다. [솔로이스트]는 얼핏보면 한 천재적 음악가의 좌절과 재기를 그린 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좋았다. 데이빗 헬프갓의 실화를 다룬 [샤인]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아도 감동이 사그러들지 않듯이, 좋은 이야기와 음악이 함께라면 그 어떤 진부함도 견뎌낼 수 있을 것만 ..

영화/ㅅ 20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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