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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79

속편열전(續篇列傳) : 베이비 사우르스 돌리 - 아기공룡 둘리, 그 씁쓸한 뒷담화

속편열전(續篇列傳) 번외편 미국의 미키 마우스나 일본의 도라에몽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캐릭터의 필요성이 대두될때마다 늘 거론되는 작품이 있으니 김수정 화백의 [아기공룡 둘리] 입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이 작품은 1983년 만화월간지 '보물섬'의 간판코너로 군림하며 단행본 10권의 분량으로 완결되어 TV애니메이션과 극장판, 그리고 수많은 캐릭터 상품으로 오늘날의 '뽀로로'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지요. 평범한 샐러리맨 고길동의 집에 나타난 공룡 둘리, 깐다삐야별에서 온다삐야별로 이동 중에 지구로 불시착한 외계인 도우너, 서커스를 탈출한 타조 또치, 외국으로 나간 친척이 맡긴 아기 희동이, 옆집에 이사온 가수지망생 마이콜 등 다채로운 개성만점의 인물들이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아기공룡 둘리]는..

녹색의 거인 - 마블과 DC코믹스의 해적판 흑역사

올 해도 여지없이 슈퍼히어로 열풍이 불어왔다. [아이언맨 3]로 선공을 날린 마블 코믹스에 이어 DC코믹스에서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로 반격에 나섰고, 이에 질세라 다시 [더 울버린], [토르 2: 다크월드]로 마블의 공세가 이어진다. 이렇듯 슈퍼히어로의 세계에서 DC와 마블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광경은 당분간 계속될 듯 하다.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트렌드가 되자 한국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이들 히어로물의 원작이 되었던 그래픽노블이 속속 발간되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홍수'라는 표현외엔 달리 할말이 없을 법한 일본 만화의 범람 외에 또 하나의 외산 만화들이 우리 만화계의 토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뭐 그간 너무 천편일률적인 일본 만화에 식상해 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러한 다변화가 반..

마징가 제트: 피라밋 요새의 비밀 - 원작을 능가한 한국산 마징가의 역사

슈퍼로봇물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된 [마징가 제트]는 국내에서도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의 원작자가 일본의 나가이 고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나가이 고가 자신의 대표작 [데빌맨]에 주력하기 위해 정작 [마징가 제트]는 날림으로 작업했다는 걸 고려하면 국내에서 맹위를 떨친 마징가의 위용은 실로 기이하기까지 한 현상이라고 하겠다. 이에 이 시간에는 국내에 출간된 [마징가 제트]의 역사를 되짚어 봄과 동시에 이번 리뷰의 메인이 될 [마징가 제트: 피라밋 요새의 비밀]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 발간된 최초의 [마징가 제트]가 뭔지는 나로서도 잘은 모르겠다. 나가이 고의 원작이 일본에서 발간된 게 1972년이니 국내에 슬며시 들어온 해적판 내지는 대본소용 만화가 존재했을 개연성은 충..

도망자 - 한국형 그래픽 노블의 모범답안

몇 년전까지만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단어였던 그래픽 노블은 현재 코믹스와는 별개로 ‘성인들을 위한 만화’의 의미로 통용되는 듯 하다. 1978년 윌 아이즈너가 ‘코믹스는 멜로디, 그래픽 노블읜 교향곡’이라는 비유를 들어가며 통상적인 아동 코믹스와 성인 취향의 진지한 코믹스를 구분짓는 용어로 사용했지만 실상 ‘그래픽 노블’이라는 단어의 원론적 의미를 보자면 그림보다는 그림의 분량이 많은 일종의 ‘삽화 소설’에 가까울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왓치맨]의 앨런 무어나 [다크 나이트 리턴즈]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 같은 전문 그래픽 노블 작가는 없지만 원론적인 의미의 그래픽 노블 작가를 찾아보자면 의외로 오래 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삽화체 만화가인 박광현, 박기당과 더불어 한국 만화계의 전설과도 같은 ..

무적의 용사 황금날개 - 모방과 창조 그 어디 즈음

요즘은 미국계 슈퍼히어로들의 전성시대다. 몇 년전 까지만해도 ‘아이언맨’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내한했을 때도 누구 하나 공항에 마중나가지 않았던 한국에서 이젠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그래픽 노블을 쉽게 사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신호다. 좋든 싫든간에 이제 미국의 슈퍼히어로물은 글로벌적인 문화가 되었고 수십년간 이어져 온 그 거대한 팬덤의 즐거움을 마땅히 즐길 권리가 우리에게도 있다. 허나 안타까운 점도 없지 않다. 상대적으로 넘쳐나는 외국 슈퍼히어로와는 달리 한국의 토종 히어로라고 불릴만한 캐릭터를 접할 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각시탈]이나 [..

깡통로보트 만세 - 태권브이 세계관의 재활용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깡통로보트 철이의 존재다. 손수 제작한 주전자 뚜껑을 뒤집어 쓴 채 가슴에는 고추가루를 분사하는 무기를 장착한 이 요상한 캐릭터는 김청기 감독이 어렸을적 부엌에서 깡통이나 난로 연통 등을 주워와 뚝딱거리다가 주전자 깡통을 한번 뒤집어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어릴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마징가 제트]의 보스 보롯트처럼 엉성한 사이드킥 역할이지만 태권브이의 세계관에 있어서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상업적으로 퇴색된 태권브이와는 달리 깡통로보트만큼은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동심을 끝까지 배신하지 않는다. 이처럼 전통적인 슈퍼로봇물에 깡통로보트와 같은 명랑만화식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은 ..

은빛기사 브이 - 김형배 화백이 낳은 토종 슈퍼히어로

흔히 김형배 화백하면 [로보트 태권브이]나 [황금날개], [똘이장군] 등 김청기 애니메이션의 코믹스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엄밀히 말해 ‘로보트 태권브이’ 코믹스판의 원조는 김승무 작가라고 할 수 있지만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으로 정면승부를 펼친 김형배 화백에게 판정패를 당한 이후 이 시리즈의 주도권은 김형배 화백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유려한 화풍과 뛰어난 구성력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김형배 화백은 결국 ‘로보트 태권브이’로 인기를 얻어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SF만화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바벨 3세’나 ‘최후의 바탈리온’ 같은 아류작과 더불어 ‘로보트 태권브이’ 캐릭터 사용에 대한 분쟁 덕분에 오늘날 김형배 화백의 만화 중 정상적인 방법으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

슈퍼타이탄 - 원작 애니메이션을 능가한 안춘회 작가의 코믹스버전

1978년 [77단의 비밀]로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떠오르는 기대주가 된 박승철 감독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무려 4편의 로봇물을 연달아 내놓는다. 문제는 1980년대 주류를 형성했던 완구 스폰서와의 밀착관계 때문에 일본 프라모델의 카피본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박승철 감독의 첫번째 로봇물인 [슈퍼타이탄 15]는 그 점에 있어서 많은 고민을 낳게 만든다. 영화 초반의 [은하철도 999]에서부터, 일본 특촬물 [대전대 고글파이브]의 고글로보를 베낀 슈퍼타이탄 7, 그리고 타이틀롤인 슈퍼타이탄 15는 일본 애니메이션 [기갑함대 다이아라가XV]와 완벽한 쌍둥이다. 그뿐만 아니라 악당의 보스급 로봇으로 등장하는 헤라클레스는 [기동전사 건담]에서 지온군의 마쿠베가 탑승하는 모빌슈트 ‘걍’을 그대로 베끼는..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마왕 - 1000원짜리 만화책, 1500만원이 되다

운영진들의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운영방식 때문에 탈퇴한지 꽤 되었다만 코베이라는 사이트에 가면 지금은 구하기 힘든 옛날 만화들이 경매에 속속 올라온다. 멸시받던 우리 고유의 컨텐츠들이 재조명받으면서 진가를 인정받는 것을 보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반면, 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얄팍한 장사치들의 모습도 썩 보기 좋진 않다. 작년인가… 차성진 작가의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마왕]의 원고가 1500만원에 경매가가 시작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실 외국과는 달리 작가의 원화가 보존되는 일이 극히 드문 한국의 현실상 그나마 가장 마니아층이 두터운 태권브이 작품의 오리지날 원고가 나왔으니 관심을 받는건 그럴수 있다쳐도 도대체 1500만원이라는 가격은 뭘 근거로 책정한 것일까. 아마 기억으로는 이 일이 신문에도..

로보트 태권브이와 로보트 캉가 - [84 태권브이]의 원작만화를 아십니까?

‘로보트 태권브이’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아마도 많은 분들이 김청기와 김형배를 떠오릴 것이다. 애니메이션쪽이 김청기 감독이라면 코믹스 버전은 단연 김형배 화백이었다.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을 시작으로 ‘로보트 태권브이: 수중특공대’, ‘로보트 태권브이 대 황금날개’, ‘로보트 태권브이와 깡통로보트’, 외전격인 ‘천하무적 깡통’ 등 김형배 화백이 내놓은 태권브이 관련 작품은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원래 ‘로보트 태권브이’ 만화를 그린 작가는 김형배 화백이 아닌 김승무 작가였다. 1976년 5월부터 에 연재된 이작품은 최초의 코믹스판 ‘로보트 태권브이’이지만 단행본 출시로는 이어지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잠차 사라지고 말았다. 뒤이어 내놓은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 역시 김형배 화백의 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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