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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79

배트맨: 가면의 환영 - 슈퍼히어로의 존재론적 딜레마를 조명한 애니메이션

팀 버튼의 [배트맨]이 배트맨의 세계관에 미친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배트맨]의 안티히어로적 성향은 '배트맨'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본질적인 자아를 훌륭하게 재현한 것이었으며,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후속작 [배트맨 리턴즈]는 팀 버튼의 키치적 성향과 우울한 분위기가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바람에 원작의 팬이나 영화의 팬들에게 있어서 상당한 혼란을 야기시켰다. 영화의 제작진은 [배트맨 리턴즈]의 음울함에 난색을 표했고, 이는 [배트맨 포에버]가 60년대 TV시리즈의 '캠피(Campy) 스타일'로 회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배트맨 리턴즈]가 원작과는 다른 팀 버튼의 '컬트적 배트맨'으로 변모해 논란이 될 무렵, 배트맨의 팬들은 의외의 작품에서 배트..

배트맨 허쉬 - 탐정물로 복귀한 배트맨

[다크 나이트]가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에서는 찬밥신세였던 '배트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출시가 요원했던 배트맨 관련 코믹스도 줄줄히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배트맨 원작에 대한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듯 하다. [배트맨 허쉬]는 코믹북(만화책)보다는 좀 더 고급스런 뉘앙스를 풍기는 '그래픽 노블'에 해당하는 작품으로서 한국계 작가 짐 리가 작화를 담당했고, [스몰빌], [배트맨: 롱 할로윈]등에 참여한 제작가 겸 극작가 제프 로엡이 각본을 맡아 2002년부터 연재가 시작되었다. 1986년, 배트맨 코믹스의 일대적인 혁신을 가져온 프랭크 밀러의 걸작 [다크 나이트 리턴즈]가 발표된 이래, 우스꽝스러운 아동만화에서 다시금 성인 취향의 느와르로 넘어 온 '..

이니셜 D - 당신의 질주본능을 일깨워줄 레이싱 드라마

어느날 이었다. 필자가 잘 알고 지내던 동생부부와 휴가차 놀러가는 길에 어느덧 강원도 한계령을 넘어 그 유명한 강원도 특유의 급경사 커브길이 나타났다. 때는 해가 막 넘어간 늦은 저녁. 운전을 하던 동생녀석이 갑자기 해드라이트를 껐다. 그리고는 외쳤다 "얏호~ 아키나의 고갯길이다!" 아마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되는 한계령의 경사길이 지루하게 운전해오던 녀석의 질주본능을 일깨웠나 보다. 그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필자는 웃음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문명의 이기중 인간과 가장 교감이 깊은 것은 아마도 자동차가 아닌가 싶다. 그 유명한 [트랜스포머]에서도 중고차 사장 볼리비아가 이런 말을 하지 않던가. 차를 사는 것은 '사람과 기계의 신비로운 인연'이라고... 자동차는 우리에게 운송수단이 되기도 하..

리얼 - 절망 가운데서 희망을 건지다

걸을 수 없다고 해서 인간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 리얼 중에서 - '농구가... 하고 싶어요'... 아마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슬램덩크]를 읽은 독자라면, 한때 탈선의 길로 접어들었던 정대만이 가슴속 깊은곳에 담아두었다가 고백하는 이 한마디의 대사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할 경험을 하셨을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는 '농구'에 대한 열정, 그 자체였다. 7년에 걸친 긴 연재끝에 허무하다 싶을만큼 갑작스런 종결로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이노우에는 이후 [버져비터]로 가볍게 몸을 푸는가 싶더니만 [베가본드]로 화가의 경지에 오른 놀라운 작화솜씨로 또한번 감탄을 자아내었다. 하지만 팬들이 그토록 기다려 마지 않는 [슬램덩크]의 속편은 아직도 나오지..

마스터 키튼 - 세상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휴머니즘적 시선

옥스퍼드 대학 졸업, SAS의 서바이벌 교관, 이란 대사관 인질사건 해결, 포클랜드 전쟁 참전... 현 보험조사원 겸 대학 시간제 강사, 그리고 고고학자. 바로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 다이치 키튼의 프로필이다. 이혼한 아내 사이에 둔 조숙한 딸 하나, 그리고 젊은 여자들에게 추근대는 취미를 가진 동물학자 아버지를 두고 있으나 늘 일 때문에 바쁜 사나이. [마스터 키튼]은 [몬스터], [20세기 소년] 등 스릴러 만화의 거장인 우라사와 나오키를 스타덤에 올린 또하나의 걸작이다. 문무를 겸비한 남자 키튼이 보험회사의 프리랜서 해결사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단편 형식으로 묶어낸 이 작품은 지적인 능력도 우수하지만 상황대처 능력이 탁월한 그의 판단력 덕분에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캔디 캔디 - 순정만화속 신데렐라 스토리의 원형

필자, 요즘들어 특히 감성이 메말라 있다. "싸나이라면 당연히 열혈이지!"라고 수없이 외쳐대는 마초처럼 변해가고 있다. 한때 로맨스-순정물은 여자들이나 보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유독 기억에서 잊을 수 없는 순정만화가 있다. 바로 [캔디 캔디]라는 작품이다. [캔디 캔디]는 1975년에 여성작가 이가라시 유미꼬가 발표한 작품으로서 일본 순정만화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다. 일본 만화계는 물론이거니와 한국 순정만화가들도 [캔디 캔디]의 영향력 아래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캔디 캔디]의 파급효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실제로 1997년에는 [별은 내 가슴에]라는 MBC 드라마에서 [캔디 캔디]의 스토리라인을 베이스로 삼았을 정도다. '포니의 집'이라는 고아원..

공포의 외인구단 - 1980년대의 정서를 대변한 걸작 만화

- 혜성아.. 넌 내가 원하는 일이면 뭐든한다고 그랬지.. 꼭 한번만 져주길 바래 - 군사정권의 압제가 온 나라를 무겁게 짓눌러 소리없는 규제와 탄압속에서 신음하고 있던 시절, 만화라는 미디어는 아이들의 전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이들을 타겟으로한 만화마저도 반공의식 고취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 했으니 당시의 만화가들이 겪었을 고충은 당사자가 아닌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아동만화의 언저리에서 머물던 만화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란 만화였다. 신군부의 우민화정책인 3S의 일환으로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1년 후부터 연재된 이 만화는 그간의 만화적 규범에 반기를 던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주정꾼 아버지를 둔 오혜성이..

20세기 소년 - 현실의 악몽으로 되살아난 어린 아이들의 상상

전율! 그것이 필자가 처음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를 접했을 때 느낀 그 감정이다. 사실 많은 독자들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중 [몬스터]나 [마스터 키튼]을 먼저 접했던 것에 반해 필자는 [20세기 소년]을, 그것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본격과학모험만화' 라는 다소 유치한 수식어를 떡하니 적어놓은 만행을 저지르기는 했으나 1권의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그 책을 놓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그것도 일개 만화책 주제에 말이다. 만화계에서는 알아주는 스릴러의 거장답게 나오키의 스토리 라인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헐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박진감과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점점 증폭되는 미스테리의 흡입력은 웬만한 추리소설을 능가하고 있다. 락그룹 T-Rex의 명곡 '2..

도서, 만화/#~Z 2008.01.24

마린블루스 -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사랑스런 웹툰

만화대여점과 스캔본의 난립, 일본만화의 무차별한 공습 등으로 고사직전에 있는 국내 만화업계 속에서 웹툰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순정만화], [일쌍다반사]의 강풀이나 [다세포소녀]의 B급달궁은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인 스타 만화가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이들의 작품들 중에는 이미 영화화 되었거나 추진중인 작품들도 있다. 성게군(본명: 정철연)의 [마린블루스] 역시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인 웹툰이다. 모든 등장인물을 '해산물'로 둔갑시켜 그려낸 이 사랑스런 웹툰은 1,2시즌에서 성게군이 서울로 상경해 자취생활을 시작하면서 성게양과의 결혼에 성공하기까지의 일상, 연애담을 실시간으로 그려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현재는 캐릭터 리모델링을 한 시즌 2.5가 얼마전에 완결된 상태다. [마린블..

엔젤전설 - 악마의 모습을 한 천사의 학원 코믹물

얼마전엔가 TV에서 이경규가 진행하는 몰래카메라를 보게 되었다. 그 에피소드는 한 텔런트가 친한 감독을 대신해 빚보증을 서주는 각본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다소 무리가 있어보이는 이 몰래카메라에 그 텔런트가 깜빡 속아넘어간 것은 빚을 독촉하는 사내들의 외모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뭐 외모상으론 영락없는 조폭이었으니까. 그 사람들이라고 그렇게 원해서 태어났겠느냐마는 살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을거라고 생각하니 왠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옳든 그르든 간에, 인간인 이상 외모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런말도 있지 않은가. "이쁘면 모든게 용서된다"고. 옛말에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실제로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마음으로만 평가하는게 그 어디 쉬운일이더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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