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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81

가지니 - 메멘토의 발리우드식 변주 (2부)

인도는 국어(國語)의 개념이 없는 다언어국가로서 헌법상으로 인정한 공용어는 모두 18개나 된다. 이 중 제1공용어로 규정된 것이 힌디어, 제2공용어는 영어다. 그렇지만 아직도 수많은 지역에서는 각자의 방언과 벵갈어, 펀잡어 등 다양한 언어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것이 인도의 모습이다. 영화얘기 하다말고 갑자기 언어학 강의냐고? 본 리뷰를 들어가기전에 상식적으로 알아둬야할 내용이기 때문이니 너무 당황하지는 말라. [가지니(2005)]는 인도 남부 최대의 도시이자 중심지인 첸나이를 중심으로 사용되는 타밀어(인도 인구의 약 7%가 사용)로 제작된 영화였다. 이는 감독인 A.R. 무루가도스가 남부출인이기 때문으로서 인도영화치고 꽤나 하드보일드한 스타일로 만들어진 이유도 인도남부의 투박한 특징을 담고 있어서다. 사실..

영화/ㄱ 2009.06.18

프레쉬덕의 수제소시지와 미트로프 시식기

어느날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프레쉬덕님께서 보내주신 신상품 '오리 수제소시지'와 '미트로프' 였습니다. 최근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시사회 참석 때문에 거의 탈진상태에 빠진차였는데 체력보충을 위해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었다고나... 암튼 포장부터 메시지까지 운영자님의 성의가 돋보이는군요. 미트로프나 수제소시지는 모두 붉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뭐 당연하다 생각하시겠지만 저희 집이 나름 건강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색소첨가, 발색제 이런거 안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순간 움찔했는데 오호라... 발색제를 첨가하지 않았더군요. 오리고기의 색이 원래 붉은 빛을 띠는가 봅니다. 아울러 합성보존료도 사용하지 않았답니다. 일단 그런 친환경적인 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겠죠. 요리를 하는 방법이야 다양하겠지만 저희 집은 ..

잡다한 리뷰 2009.06.16

가지니 - 메멘토의 발리우드식 변주 (1부)

한해에 1000편이 넘게 만들어져 헐리우드 제작편수의 3배가 넘는다는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국인 인도의 영화는 1970년대 초 [신상(Haathi Mere Saathi, 1971)]이 최초로 국내에 개봉된 이래 거의 잊혀져 오다가 최근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영향탓인지 한국의 영화팬들에게도 서서히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듯 하다. 흔히 발리우드로 불리는(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발리우드는 협의적 의미의 인도영화다. 이는 2부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인도영화는 날이 갈수록 형식이나 표현면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나 매력도 헐리우드의 식상함에 비하면 훨씬 신선미를 준다. 다만 현 시점에서 드러나는 발리우드의 문제는 (이제는 기실 인도영화의 문제만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뛰어난 각본의 ..

영화/ㄱ 2009.06.16

엄마의 은행통장 - 가족이란 존재는 그 자체로 축복이다

엄마의 은행 통장 -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반디출판사 오, 세상에! 코끝이 시큰거린다. 이토록 마음을 따뜻해게 해준 책이 도대체 얼마만이었던가. [엄마의 은행통장]은 근래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따뜻한 소설임에 틀림없다. 1900년대 초 미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엄마가 있다. 어찌보면 극성맞은 엄마다. 가족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입원하면 극구 만류하는 의료진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용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비행기를 타보고 싶은 남편의 마음은 알지만 안전할지 어떨지를 확신하지 못해 반대의 뜻을 보이다가 결국 자신이 먼저 비행기를 타보고 안전한지의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야 남편에게 꼭 비행기를 타보라고 강권하는 아내다. 그렇지만 엄마..

은하철도999 우주레일을 건설하라! - 꿈은 현실로 이루어진다

은하철도999 우주레일을 건설하라! - 마에다건설 판타지 영업부 지음/스튜디오본프리 어릴적 남자아이들은 툭하면 별일 아닌 것을 가지고 시비가 붙곤 했다. 마징가제트가 이기내 태권브이가 이기네 하는 엉뚱한 논쟁을 시작으로 때론 미국의 모 박물관에 태권브이가 실제로 보관되고 있다느니 하는 난데없는 허풍들과 국회의사당 지붕이 갈라지면 그 안에서 태권브이가 나온다는 이야기까지... 어렸을 때는 만화속 상상이 꿈이자 곧 현실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추억들은 어디까지나 기억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조각일 뿐. 어른이 되면 모두 우스개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발상을 뒤집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은 어린 시절의 상상이 현실로 나타는 면에서 더 섬뜩한 서스펜스를 제공하는 것일 테지만. 하지만 기술과 과..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리뷰 요청에 대한 간단 공지

웬만하면 이런 공지는 잘 안올리는데.. 어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시사회 후기에 트래픽 폭탄이 터져 약 14만명 정도의 방문자가 폭주했다. 워낙 안좋은 시사회 현장을 묘사해놓은 글이라 다소 자극적인 면도 있지만 영화 자체의 화제성도 있기에 그랬을거라 본다. 몇몇 분들이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영화는 어땠는지, 리뷰는 왜 안올리는지에 대해 문의를 하기에 아예 간단한 공지로 답변을 대신한다. 현재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엠바고가 걸려있는 상태다. 따라서 6월 16일 0시 이전까지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 대한 리뷰를 오픈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필자는 그날 초반 15~25분 가량을 날려먹은 상태에서 관람에 임했기 때문에 정당한 리뷰가 나올 수 없는 상태이므로 리뷰 공개는 일단 보류..

지하의 하이재킹 - 캐릭터의 묘사가 뛰어난 독창적인 스릴러

1970년대의 범죄물, 이를테면 [형사 서피코]나 [프렌치 커넥션] 같은 작품은 요즘 시대에는 맛보기 힘든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살아있다. 어쩌면 그 당시 범죄물에서 영화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미장센은 그 때 모두 소진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화면과 테크닉이라는 부산물을 얻고도 예전만한 흥미를 보여주지 못하는 오늘날의 헐리우드 영화들을 보자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지하의 하이재킹]은 비록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그렇게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1970년대에 가장 독창적인 범죄물 가운데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존 고디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일반적인 하이재킹이 비행기나 기차같은 운송수단을 대상으로 하는데 비해 외부로의 탈출이 불가능한 뉴욕시 지하철을 그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영화/ㅈ 2009.06.11

홈 - 더워지는 지구에 관한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

소 한 마리로 조그만 밭을 일구면서 살아가는 한 농부가 있다. 식구는 많고 가난하지만 하루 종일 땀흘려 일하며 재배한 곡식과 채소로 그들은 굶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실제로 농부네 가족은 자신들의 삶이 그다지 불만스럽지도 않다. 그러다가 어느날 농부는 밭을 갈던 중 땅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놀랍게도 그것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황금 덩어리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열 개는 족히 넘는 듯 하다. 이제 농부의 가족은 부자가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땀흘려 일할 필요가 없다. 소가 필요없어지자 그들은 항상 먹고 싶었던 고기를 먹기 위해 자신들의 소를 잡는다. 황금을 팔아 대궐같은 집을 짓고 최고급 승용차에 집에는 각종 가전제품과 오디오를 갖춘다. 이것저것 사고나니 황금이 거의 떨어졌지만 근처의..

영화/ㅎ 2009.06.08

이장호의 외인구단 - 1980년대 대중문화의 단편을 살펴보다

지난 6월 2일. 과천 현대 미술관에서 한국만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막을 열었다. 한때 청소년 유해매체로 규정지어져 해마다 5월 5일이면 만화책 화형식을 집행하는 등 온갖 수모와 굴욕을 겪었던 한국만화의 역사가 벌써 1세기나 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1980년대는 그 중에서도 만화시장의 황금기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가정용 게임기가 발달했던 시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극장가의 문턱이 낮았던 것도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길 오락거리는 한정되어 있었고 따라서 동네 만화방에는 늘 시간을 떼우러 온 학생부터 동네 백수들이 넘쳐 흘러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풍겼다. 그런 1980년대 만화계의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아구, 권투 등 일부 스포츠를 주종목으로 다룬 장르물이 붐..

영화/ㅇ 2009.06.04

아빠 어디 가? - 장애아의 아버지는 슬프지만 즐겁다

아빠 어디 가? -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열림원 나의 두 아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니까요. 나는 아이들이 읽을 수 없는 책을 선물한 셈이지요. - 장 루이 푸르니에 한 2,3살 남짓한 어린아이가 입가에 아이스크림을 묻혀가면서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을 보며 어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재밌다는 표정, 귀엽다는 표정,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웃음지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상황을 조금만 바꿔보자. 만약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 아이가 발달장애를 겪는 장애아라면 어떨까? 그래도 웃음지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사람들은 연민, 동정, 그리고 슬픔어린 표정을 짓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상황을 유머로 받아들이며 호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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