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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81

[단평] 쓰리 빌보드 - 증오의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

공허한 눈빛으로 운전하던 여성이 낡아빠진 거대한 길거리 광고판 앞에 멈춰 선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던 그녀는 곧 광고 책임자를 찾아가 1년짜리 광고를 계약한다. 이 일로 미주리 주의 작은 마을에는 후폭풍이 몰아친다. [쓰리 빌보드]는 딸을 무자비한 성폭력으로 잃고 난 엄마의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투쟁이라고 해봤자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마을 외곽도로의 광고판에 광고를 싣는 일이 고작이었지만 이로 인해 이슈가 생산되고, 관계자들과의 충돌이 빚어진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자칫 암울하고 무겁기만 한 소재가 될 수도 있었지만 [쓰리 빌보드]는 블랙코미디의 장르적 스텐스에서 다양한 군상들의 심리를 파고든다. 분노와 연민, 좌절과 용서가 뒤섞인 [쓰리 빌보드]의 감정선은 예리하면서도 관..

영화/ㅅ 2018.03.09

악세서리 같은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 Dearear OVAL

오랜만에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기를 올립니다. 애플에서 에어팟을 통해 완전 무선시대를 선언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무선 이어폰 시장으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인데요, 오늘 소개할 블루투스는 뉴질랜드 브랜드인 디어이어(Dearear)의 오밸(OVAL)이란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선제품을 선호해 꽤 오래 전부터 넥밴드 타입, 헤드셋 타입 등 다양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써 봤지만 오밸은 좌,우 유닛간의 연결선조차 제거해버린 완전 코드리스(Cordless) 타입의 이어폰입니다. 코드리스 타입의 장점이라면 일단 부피의 최소화, 이로 인한 휴대성 증대와 착용감의 최적화 등이 있을텐데요, 먼저 박스를 개봉해 봤습니다. 제법 묵직한 박스 안에는 주얼리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패키징이 되어 있습니다. 이어폰 유닛..

블랙 팬서 - 마블, 흑인 인권 문제를 겨냥하다

2018년 첫 번째 마블 영화는 [블랙 팬서] 입니다. 이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꽤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만 이번에는 단독 주연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그 때문에 영화는 액션보단 캐릭터의 깊이와 세계관의 확장에 좀 더 집중한 느낌을 줍니다. 같은 마블 영화로 보자면 [퍼스트 어벤져]나 [토르] 1편에 더 가까운 작품이지요. [크리드]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마블의 세계관에 흑인들의 인권이라는 다소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를 끌어들입니다. 미국 실상을 경험했던 엔조부는 급진적인 사상에 빠져 흑인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와칸다의 기술력을 이용하려 합니다. 이를 눈치챈 선대 블랙 팬서, 티차카 국왕은 자신의 동생인 엔조부를 제지하게 되지요. [블랙 팬서..

영화/ㅂ 2018.02.20

더 포리너 - 정극 연기에 액션을 더한 성룡의 복수극

[더 포리너]는 오랜만에 보는 성룡 따거의 명절시즌 영화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급하향세를 타는 형국이지만 여전히 성룡이 이룩한 영역은 영화계의 일정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코믹액션에 국한된 이미지의 틀을 벗고 진지한 연기로의 전환을 모색중인 성룡이 이번에는 자신의 주력 부분인 액션과 정극 연기를 이종교배한 작품에 도전합니다. 사실 [더 포리너]는 성룡의 출연보다도 007의 부활을 두 번이나 이뤄냈던 마틴 캠벨과 그 시발점인 [007 골든아이]의 주역 피어스 보로스넌이 오랜만에 만난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의 폭망 이후 거의 용도폐기 수준으로 전락한 마틴 캠벨이지만 암울한 느낌의 복수극엔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거든요. 영화는 스티븐 레더의 [더 차이나맨]을 원작으로..

영화/ㄷ 2018.02.13

그레이 - 무엇이 영웅을 영웅답게 만드는가

회색 연막과 함께 나타나는 슈퍼히어로 그레이. 대중들은 언제부터인가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른 그레이에게 열광한다. 그에 반해 악당 피노키는 그레이에게 늘 패배하면서도 악행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여느 때 처럼 그레이의 승리로 끝날 숙적의 싸움은 연기화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피노키의 죽음으로 끝난다. 악당 피노키를 살해한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는 그레이. 과연 그레이는 어떻게 탄생한 것이고,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가 살해한 피노키와의 악연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마블과 DC가 점령한 히어로의 세계관은 이제 전세계를 휩쓸다시피하고 있다. 영화계는 이들이 없으면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슈퍼히어로물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히어로물의 불모지 같던 한국에서도 최근 몇..

강철비 - 우연과 필연 사이의 영리한 줄타기

[강철비]는 [브이] 때 부터 함께 작업했던 제피가루-양우석 콤비의 웹툰 [스틸레인]을 실사화 한 작품입니다. 웹툰의 시나리오 작가보단 영화 [변호인]의 연출로 더 성공을 거두었던 양우석 감독이 자신이 쓴 웹툰을 실사로 옮긴 특이한 이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연재 당시에도 북한 쿠데타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담아서 꽤 화제를 모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한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정권이 바뀌는 과도기적 시기에 북한에서는 쿠데타 세력이 개성공단 공격을 감행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쿠데타를 막아내기 위해 막후실세들의 암살 임무를 맡은 전직 요원 엄철우는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려 절명상태에 놓인 북한 ‘1호’를 남한으로 이송하게 되지요. 뜻밖의 쿠데타에 비상에 걸린 건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달 후면 ..

영화/ㄱ 2018.01.23

[블루레이] 덩케르크 - 관람이 아닌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관람이 아닌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 벌써 20년이나 흐른 이야기이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기존의 전쟁 영화가 드라마나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정작 전쟁 그 자체의 참혹함을 언급함에 있어 금기시 했던 것과는 달리 스티븐 스필버그는 과감하게 선을 넘었던 것이다. 상륙작전의 처참함,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이 사지를 뚫고 신체를 훼손하는 참혹한 비주얼을 여과없이 보여주던 이 영화를 보며 비로서 전장의 무시무시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 영화계는 유사 리얼리즘의 흐름을 쫓아 전쟁의 참상을 묘사하는 데 더는 주저하지 않았고, 근래의 [퓨리]나 [헥소 고지]에 이르기까지 그런 사실적인 전쟁 장면의 연..

영화/ㄷ 2018.01.11

[블루레이] 슈퍼배드 3 - 사랑스런 악동들의 향연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사랑스런 악동들의 향연 신생 일루미네이션의 깜짝 놀랄만한 히트작 [슈퍼배드]는 디즈니-픽사,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등의 강자들이 득실대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인상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작품 자체는 픽사의 창의력은 고사하고 디즈니의 테크닉이나 드림웍스의 유머를 따라잡기에도 부족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무난한 스토리와 사랑스런 캐릭터의 힘만으로 가성비 최고치의 흥행수익을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렇게 악당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루, 사랑스러운 세 자매, 그리고 무엇보다 주연들을 뛰어넘는 미니언 같은 캐릭터들의 캐미가 잘 어우러진 [슈퍼배드]는 일루미네이션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로 군림하게 되었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부담은 두 세배로 커진다. ..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 - (스포버전) 해야 할, 하고 싶은 이야기들

* 본 리뷰는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레이의 정체 레이의 정체에 대해서는 1편부터 말이 많았지요. 황제의 딸이다 오비완의 딸이다 심지어는 아나킨이 포스의 영으로 환생한 것이다 등등… 라이언 존슨은 아주 간결명료하게 결론을 짓습니다. 그저 부랑자의 버러진 자식일 뿐,이 결론은 뭔가 허무한 느낌을 주는데요, 사실 이런 식의 결론을 낸 것은 이번 [라스트 제다이]의 전체적인 두 가지 논조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이 스카이워커 집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종의 막장 가족사라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걸 버리겠다고 대놓고 선언하지요. [제국의 역습]에서 쏠쏠하게 써 먹은 ‘출생의 비밀’ 떡밥도 더 이상 없다는 의미이기..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 - (노 스포) 클리셰의 파괴를 택한 디즈니의 승부수

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의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 현재 로튼토마토의 신선도 지수가 90%을 상회하는 반면, 관람객 지수인 팝콘스코어는 50%를 간신히 넘어선 상태입니다. 이쯤되면 평단과 관객이 느끼는 작품의 괴리감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겠지요. 기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는 [스타워즈 Ep.5: 제국의 역습]의 포지션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입니다. 저항군이 수세에 몰리는 이야기이고, 작품 전반에 어두운 느낌이 강합니다. 전편에서 뿌려놓은 떡밥이 하나 둘 회수되기 시작할 타이밍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라스트 제다이]는 관객의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갑니다. 전작인 [Ep.7: 깨어난 포스]가 [스타워즈] 클래식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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