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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드 노트 - 잔잔한 감동 추구하는 구식 멜로물

한때 사와지리 에리카는 일본의 촉망받는 기대주였습니다. 저 역시도 [박치기]를 통해 내심 설레이는 기분으로 그녀의 단아한 모습을 감상했더랬지요. 그러나 여배우로서 이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할 무렵에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고 맙니다. 일명 '사와지리 베쯔니'라 불리는 사건이었지요.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난 시점이 바로 [클로즈드 노트]의 무대인사 때였습니다. 사건의 본질이 어떠했든간에 [클로즈드 노트]는 사와지리 에리카의 은퇴작이 되고 맙니다. 그때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또 한차례 구설에 올랐던 결혼서약서 같은 가쉽을 제외하면 그녀는 영화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상태입니다. 어쨌건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클로즈드 노트]는 5년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차례 관객에게 선을 보인 바 있습니다. 사실 영..

영화/ㅋ 2011.04.19

수상한 고객들 - 사회적 약자들의 설움담은 블랙코미디

[수상한 고객들]은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입니다. 포스터만 봐도 '웃음 보장성 코미디'라는 거창한 문구와 함께 한 유머할 것 같은 배우들이 속속 눈에 들어오지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당거래]같은 비교적 진지한 영화에서도 촌철살인의 유머를 선사해준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성동일이나 박철민 같은 배우들이 떡 버티고 있으니 관객들은 이 작품의 장르적 성격에 대해 별다른 의심없이 극장을 찾을겁니다. 그런데요, 이 영화.. 코미디이긴 코미디인데, 그냥 작정하고 웃기려는 코미디는 아닙니다. 감독은 휴먼코미디를 지향한 듯 한데, 영화를 보고나면 블랙코미디에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어느날 밤에 벌어진 교통사고를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터 꽤 강도높은 사고장면이 관..

영화/ㅅ 2011.04.15

괴작열전(怪作列傳) : 바다에 출몰한 피조물 - 로저 코먼의 영화철학을 반영한 초기작

괴작열전(怪作列傳) No.111 영화의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홍보전략입니다. 어떤 포스터 디자인을 내놓느냐 혹은 어떤 예고편을 내놓느냐에 따라 깊이있는 영화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다수 관객들을 상대로 하는 영화장사는 꽤 큰 효과를 볼 수 있지요. 저예산 영화계의 대부인 로저 코먼이 절대로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러한 영화계의 기본적인 속성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 일단 포스터에 아주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딱 포스터만 봐서는 메이저 영화인지 B급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죠. 그의 주특기 전략 중 하나는 메이저급 영화의 짝퉁(오늘날 어사일럼의 목버스터 전략과 비슷한) 영화를 초단기간에 뽑아내는 방법이었습니다. ..

써커 펀치 - 화려한 비주얼이 오히려 독이 되다

비주얼적인 감각만을 놓고 볼때 잭 스나이더에 견줄 만한 감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는 [300]이나 [왓치맨]을 통해 지면에 펼쳐진 그래픽 노블의 세계를 생동감 넘치는 스크린으로 옮겨놓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조금 실망스런 작품이긴 했지만 [가디언의 전설] 또한 기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크게 흠잡을 것이 없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스토리텔링. 항상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그건 영화의 외적구성보다는 내용일 것이다. 잭 스나이더의 신작 [써커 펀치]는 모르긴해도 그가 사력을 다해 만든 야심작이라는데 일단 동의한다. 이 영화는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뭔가 굉장히 공을 들인 듯 한 '느낌'이 있는 영화다. 그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앞서 언급한 작품..

영화/ㅅ 2011.04.15

고백 - 미성년자에 대한 복수는 정당한가?

이 작품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이유는 한가지다. 성인을 능가하는 청소년들의 잔인성에 대해 너무나도 사실적이면서 불편한 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시각적 잔혹함의 문제는 아니다. [고백]은 모든 면에서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그럼에도 그 이면에 놓인 현실과 사회적 현상에 대해 쉽사리 반박하기 힘든 마력을 가진 작품이다. 소설가 미나토 카나에의 처녀작을 영화화한 [고백]은 원작이 주는 충격만큼이나 오랜시간 멍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으로서 소설을 영상으로 컨버전한 경우로는 보기 드물게 아주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영화는 한 중학교 여교사가 자신의 퇴직 사실을 담담한 어조로 아이들에게 알리면서 시작된다...

영화/ㄱ 2011.04.04

대용량 보조배터리, 알테지(ALTEGY) 개봉기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전성시대입니다. 이젠 지하철을 타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또 요즘은 태블릿 PC도 한몫하고 있어서 손에 뭔가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죠. mp3나 psp같은 소형가전기기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말 세상은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모바일 제품이 나올때마다 관심이 갖게되는 부분은 기능이나 스펙도 있겠지만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배터리의 성능일겁니다. 얼마나 버텨주느냐... 사실 스마트폰의 경우는 예전 피처폰 때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기기자체를 24시간 켜두는게 일반적인지라 배터리의 지속시간과 소모전력이 꽤 민감한 사항이 아닐 수 없죠. 더군다나 아이폰과 같이 배터리 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제품일 경우..

베니싱 -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모호함

1587년, 영국의 첫 식민지였던 미국 로어노크섬의 주민 115명-영화에선 117명이라는데 뭐 거기서 거기죠-이 모두 사라진 사건이 발생합니다. 사건의 유일한 단서는 나무에 새겨진 'croatoan'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 뿐, 전투나 약탈의 흔적도 없이 주민 모두가 증발해 버리듯 없어진 것이죠. 오늘날까지 학계에서는 이 사건의 전말을 풀기위해 여러 가설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미스테리입니다. 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 주민들을 사라지게 한 걸까? 워낙 오래전에 발생했던 일이라,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여러 정황이 무시되어 일종의 괴담처럼 전승된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이 로어노크 실종사건은 분명 무섭고도 의문점이 많은 사건입니다. 영화 [베니싱]은 바로 이 흥미로운 사건에 모티브를 두고 있습니다...

영화/ㅂ 2011.04.01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 - 참다운 도쿄 여행의 진수를 맛보다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 - 김동운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저자인 도꾸리님은 가끔 넷상에서 눈인사를 나누는 이웃 블로거다.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고 일본인 아내를 만나 도쿄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가지게 된 도꾸리님이 드디어 다섯 번째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 일본여행에 관한 일반적인 여행서는 넘치도록 많다. 어느 곳을 방문해야 하며 어디가 사진찍기 좋은 곳이고, 얼마가 소요되는지 등등 평범한 정보의 나열로 점철된 여행안내서는 별로 고민할 것도 없이 아무거나 집어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는 그런 여행서와는 다른 차원의 책이다. 실제 도쿄의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느끼고, 체험한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본 저서에서 독자들은 도쿄에서..

[DVD] 글리 - 루저들의 유쾌한 뮤지컬 드라마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바 있는 제작자 이안 브레넌은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극장용 뮤지컬의 각본을 완성해 이를 친구인 마이크 노빅에게 보여주었다. 노빅은 이 각본을 또다시 동료 프로듀서인 라이언 머피에게 들고 갔는데, 머피는 이 시나리오가 극장판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TV로는 해볼 만하다고 여겼다. 라이언 머피와 함께 [닙 턱]의 제작을 맡았던 브레드 팰척, 그리고 이안 브레넌 세 사람은 이 작품을 TV 드라마로 만드는데 동의했고, [닙 턱]으로 인연을 맺었던 20세기 폭스TV의 중역인 데이나 월든과 개리 뉴먼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아메리칸 아이돌]과 비슷하지만 감동과 웃음이 담긴 방송 아이디어가 있어요!' 개리 뉴먼은 약간 놀랐..

드라마, 공연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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