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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9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 지향점이 다른 두 작품의 크로스오버

내 평생에 있어 잊을 수 없는 크로스오버가 딱 두 번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1980년 식목일 오전에 MBC에서 방영해 주었던 [마징가 제트 대 암흑 대장군]이었고, 두번째는 2012년의 최대 화제작인 [어벤져스]였죠. 서로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두근거림과 예상 외의 완성도가 이를 뒷받침할때 그 시너지 효과는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대게는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은게 사실입니다.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나 [프레디 대 제이슨]만 봐도 이 분야가 단순히 캐릭터의 상품성만 가지고 승부하기에는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단박에 알 수 있는 사례들이죠. 뭐... [로보트 군단과 메카 3] 같은 희대의 괴작은 논외로 칩시다. 이번에 개봉된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역시 일본에서..

고질라 (2014) - 원폭 트라우마로의 회귀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롤랜드 에머리히의 1998년 [고질라]를 보신 분들이라면 일본의 레전드급 괴수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어떻게 낭비되는가를 뼈져리게 느꼈을 겁니다. 거대 괴수의 도심파괴에만 초점을 맞춘 그 작품은 원작인 [고지라]라 왜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영화였지요. 물론 엄밀히 말해 괴수물의 시초는 헐리우드입니다. 1933년 [킹콩]의 내러티브는 향후 거대 크리쳐물의 이정표가 되었지요.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가 먹혔던건 이러한 헐리우드식 괴수물의 원전에 대한 이해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질라]는 좀 다르지요. 우선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는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을 영화였습니다. 단순한 오락적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인..

영화/ㄱ 2014.05.20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 - 로봇물 아닌 일상 코미디

창작집단 헤드기어가 탄생시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기동전사 건담] 이후 트렌드를 이룬 리얼 로봇 계열 중에서도 대단히 이질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거대 로봇이 등장하지만 액션이나 전투가 그리 중요시 되지 않고, 극의 중심에 서는 건 어디까지나 특차 2과의 소대원들과 그들의 일상이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밀도높은 드라마와 깨알같은 개그의 조합이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TV판 OVA, 극장판 각각의 특색있는 완성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많은 팬들에게 걸작으로 기억되는 [패트레이버] 극장판 1,2편의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직접 새로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이미 [아바론]이나 [어썰트 걸즈] 같은 실사 영역에도 손을 댄 그는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영화/ㄴ 2014.05.1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청춘 로맨스물과 슈퍼히어로 영화의 만남

우선 이 점부터 짚고 넘어가자. 전작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왜 그렇게 서두르다시피 리부트를 했는가 하는 점 말이다. 사실 원작 팬들의 반응이 어떠했는가를 떠나 샘 레이미의 3부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성역을 만들어 놓았고, 토비 맥과이어를 떠난 피터 파커는 가히 상상하기 힘든 상황에도 이러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감독과 배우를 모조리 갈아 치워버렸다. 문제는 판권 때문이다. 어렵사리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져 온 소니측에서 일정 기간내에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판권이 마블에게 귀속되어 버린다는 사실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리부트를 해야 했던 것이다. [어벤져스]의 대성공 이후 애물단지 취급당하던 캡틴 아메라카도 승승장구하는 마당에 마블의 메인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을 그대로 빼앗길 수는 없는..

영화/ㅇ 2014.04.29

아워즈 - 재난 속에서 발견하는 아버지의 마음

영화 [아워즈]는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48시간의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재만 보면 영락없는 재난물인데, 실제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형식으로만 보자면 [127시간] 같은 1인 조난극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재난 블록버스터를 예상하신 분들은 일단 기대를 접으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저런 영화의 장르적인 베이스를 떠나 [아워즈]가 관심을 끄는 건 아마도 [분노의 질주]로 많은 팬을 확보한 폴 워커의 뜻하지 않은 유작이라는 점 때문일 겁니다.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인 뉴올리언즈의 한 병원에 조기 진통으로 산모 한명이 실려 옵니다. 남편 놀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산모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다행스럽게 아기는 무사히 출산했지만 미숙아인 관계로 스..

영화/ㅇ 2014.04.17

속편열전(續篇列傳) : 특공대작전 2 - 18년만에 나온 원조 특공대 영화의 속편

속편열전(續篇列傳) No.34 한 때 전쟁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2차세계대전의 나치 vs 연합군의 기본 대결구도를 그린 작품들은 셀 수 없이 많이 나왔지요.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오락적 재미에 충실한 이들 영화들 중에는 [대탈주], [탈주특급] 처럼 탈주극을 소재로 만들거나 [켈리의 영웅들] 같은 황당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보물찾기 영화도 나왔고, [머나먼 다리], [지상 최대의 작전]처럼 초호화 캐스팅으로 유명한 블록버스터급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1967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특공대작전 (원제: 더티 더즌 Dirty Dozen)]은 그렇게 쏟아져 나온 전쟁영화 중에서도 꽤나 독특한 이력을 남긴 작품입니다. E.M. 네이선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사고뭉치에 갱생의..

캡틴 하록 - 허세와 망상에 사로잡힌 아나키스트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 및 그 밖의 그래픽노블과 코믹스를 닥치는대로 영화화하는 헐리우드에 질새라 이에 못지 않은 막강한 콘텐츠를 지닌 일본에서도 이제는 레전드라고 불려도 좋을 인기 애니메이션들, 이를테면 [신조인간 캐산]나 [데빌맨]. [얏타맨], [철인 28호] 같은 작품들을 꾸준히 실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같이 망작인 것을. 갈 수록 승승장구하는 마블 계열의 히어로 무비나 툭 하고 튀어나온 [다크 나이트] 삼부작과 비교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작품들로 원작의 이름이 더렵혀지고 있단 말이죠. 마츠모토 레이지의 야심작 [우주해적 캡틴 하록] 또한 2008년에 1억 달러짜리 실사판 프로젝트로 일본과 한국, 미국의 합작형식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인 레..

우주의 해적 하록선장 - 캡틴 하록의 한국식 컨버전

지구의 바다가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인류의 마지막 순간이 왔다고... 끝없이 펼쳐진 무한의 바다를 못 본 채하며 인류는 한결같이 삶을 포기했다. 그러나 일부는 새로운 인류의 빛나는 미래를 믿고 새로운 무한의 바다 우주를 향해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떠나는 젊은 남자들을 사람들은 어리석다며 비웃었다. 끝없는 꿈을 펼쳐 나가는 사나이들 이것은 그런 시대의 이야기이다. 때는 서기 2977년.... 1970년대 후반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바야흐로 로봇들의 각축전이었다.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 그리고 토에이 동화의 막강한 위세에 더해 신예 선라이즈의 반격으로 더할 나위없이 많은 로봇들의 쏟아져 나왔다. 이와 중에 1978년 방영된 [우주해적 캡틴 하록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은 [우주전함 야..

철인 캉타우 - 한국슈퍼로봇 만화의 기념비적 걸작

한국의 만화계, 그 중에서도 로봇만화에 있어 기념비적이라고 할만한 작품들은 얼마나 될까? 이 분야 주류 작품들이 일본에서 생산된 것이다보니 무분별한 캐릭터 표절과 베끼기 관행에 물들어 오늘날까지 제대로 평가받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얼마전까지 독도를 수호하는 로보트 태권브이 조형물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가 여론의 심한 질타를 맞아 계획을 철회한 사태는 당시 관행적인 행태의 결과로 인해 우리 문화를 대표할만한 로봇 캐릭터 하나도 떳떳하게 내세우기 힘들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고유성 화백의 대표작 [로보트 킹]은 어떠한가. 1990년대까지만해도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불릴만큼 토종 로봇만화의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었다가 요코야마 미츠테루 원작의 [자이언트 로보] OVA가 국내에 암암리에 유입되면서..

엔더스 게임 - 소년과 게임, 그리고 전쟁

2013년을 장식한 마지막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은 원래대로라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급의 기대를 모아야 했던 작품입니다. 영화에 투입된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도 그렇지만 원작 자체가 거의 20년 넘게 골수팬을 확보한 작품이다보니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야 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성적은 매우 저조합니다. 이는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못쓰는 [헝거게임] 시리즈와는 또다른 양상입니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가 관객의 구미를 끌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지요. 이 작품은 오슨 스캇 카드의 베스트셀러 엔더 위긴 시리즈 첫권인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이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영화/ㅇ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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