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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1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 - 좋은 소재, 그러나 평범한 결과물

로나(다코타 패닝 분)와 앨리스(대니얼 맥도널드 분)는 그다지 사이 좋은 친구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로나와 앨리스의 엄마가 더 큰 유대감을 가지고 있지요. 어느날 친구의 생일파티에 갔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쫓겨난 두 소녀는 집에 오는 길에 갓난 아이를 유괴합니다. 아이는 며칠 후 사망한 채로 발견되고 두 사람은 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지요. 그리고 출소 후 그 마을에 7년전과 비슷한 영아 실종 사건이 다시 발생하게 됩니다. 로라 리프먼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은 대중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소재를 다룹니다. 영아 살해와 용의자가 10대 청소년이란 거죠. 게다가 범인이 소녀라는 점은 더 충격적입니다. 영화는 꽤나 미지근하게, 그리고 모호한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미스테리를 ..

영화/ㅁ 2015.09.02

쥬라기 월드 - 1편의 답습에 만족한 범작

"스필버그는 영화 [쥬라기 공원] 한편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1백만대의 수출실적보다 훨씬 많은 흥행수입을 올렸다". 언제부터인지 [쥬라기 공원]과 관련해서는 항상 저 놈의 자동차 수출 실적이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부가가치가 높은 영화산업 육성에 힘을 싣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지요. 그리고 연출에 재미를 붙인 한 영화 감독은 이런 말을 하기에 이릅니다. "미국에 [쥬라기 공원]이 있으면, 내겐 [티라노의 발톱]이 있다" -1999년 4월 23일 동아일보 천문학적인 수익을 기록한 영화인 것은 틀림없지만 [쥬라기 공원]에 대한 평가가 유독 이런 수익적인 부분으로만 이루어져서는 곤란합니다. 이 작품은 [죠스] 이래 계속되어 온 스필버그식 서스펜스의 정점을 찍은 영화로 아직 CG..

영화/ㅈ 2015.08.20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히치콕 무비의 거대한 오마쥬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수장을 잃고 해체 직전으로 내몰린 IMF팀은 독자적으로 사건을 해결한 직후 ‘신디케이트’라는 조직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시리즈 5편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씨퀄이다. 딱히 이야기의 연계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팀플레이를 중시한 오리지널 시리즈의 스타일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통점이 많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영화 전체가 히치콕 영화들의 오마주 덩어리라는 점이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의 로얄 앨버트 홀 암살 시퀀스를 거의 통째로 차용했다. 영화 곳곳에서 느껴지는 히치콕 스타일의 캐릭터나 미장센은 마치 극장판 [미션 임파서블]의 이정표를 제..

영화/ㅁ 2015.08.07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무게감을 던져버린 평범한 액션영화

[터미네이터]는 1,2편으로 완벽한 종결이 이루어진 영화입니다. 감독판을 보면 그런 확신은 더 강해집니다. 이쯤되면 더 이상의 후속편이 얼마나 쓸데없는 사족인지를요.. 조나단 모스토우의 [터미네이터 3]나 맥지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어찌보면 태생부터가 서자의 운명을 벗어나기 힘든 영화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기사회생한 시리즈는 기껏해야 [분노의 질주] 정도일 겁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시리즈가 시도되고 만들어지는 건 그만큼 [터미네이터] 프렌차이즈가 가진 상품적 가치와 세계관이 내포하고 있는 잠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2019년에는 판권이 제임스 카메론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그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이 조바심 때..

영화/ㅌ 2015.07.07

[단평] 백 투 더 비기닝 - 멀미약이 필요한 시간여행물

올 해 벌써 시간여행에 대한 저예산 영화 세 편을 접했다. 하나는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타임 패러독스]였고, 또 하나는 [타임 랩스], 그리고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한 [백 투 더 비기닝]이다. 앞의 두 작품이 저예산 영화라는 한계 속에서 나름대로 클리셰를 탈피하려는 신선함이 돋보였다면 [백 투 더 비기닝]은 보다 더 기성품에 가깝다. 이젠 식상하기까지 한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차용한 이 영화는 우연히 자신의 지하실 창고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연구하던 타임머신을 발견한 고등학생들이 시간여행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다. 기존의 여러 시간여행 영화들에서 다뤘던 담론들을 파운드 푸티지라는 형식에 맞게 조립하다보니 울렁거리는 시각적 피로감에 더해져 한층 더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든다..

영화/ㅂ 2015.06.15

[블루레이] 아메리칸 스나이퍼 - 악마 혹은 영웅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악마 혹은 영웅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적은 그를 악마라 부르고 우린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광고 카피는 이 작품의 주인공 크리스 카일이라는 인물에 대해 가장 적절하게 묘사한 말일 것이다. 크리스 카일이 작전 도중 저격한 적군의 공식적인 기록은 160명 (비공식 기록 255명), 실제로 그는 동료들에게 레전드라 불렸지만 이라크인들에게는 라마디의 악마라 불리웠다. 1920m 전방의 적군을 저격한 일화는 그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에 대한 단적인 예다. 데이빗 O. 러셀과 스티븐 스필버그가 눈독을 들인 바 있고, 이젠 거장의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크리스 카일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려한 까닭은 무엇일까? ..

영화/ㅇ 2015.06.04

트래쉬 - 소년, 그 순수한 정의감에 대하여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의 이야기는 이미 빅 무니즈 감독의 [웨이스트 랜드]를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최악의 노동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 짠하면서도 뭔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지요. 아마 많은 사람들은 [트래쉬]가 이와 비슷한 류의 세미 다큐적인 영화일거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을 빗나가면서 한 소년이 손에 총을 들고 누군가를 겨냥한 가운데 옆에서는 방아쇠를 당기라고 소리치는 강렬한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장르가 드라마가 아닌 스릴러라는 것을 관객에게 인지시키는 것이지요. 거물 정치인의 비리와 그 증거가 담긴 지갑, 이를 우연히 손에 쥔 소년..

영화/ㅌ 2015.05.19

[단평] 국제시장 - 불편하지만 영리한 신파극

이젠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린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기획당시부터 관객몰이를 꽤 하겠다는 예상은 했으나 이토록 순조롭게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최초로 두 편의 천만관객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윤제균 감독이 가져갈 줄은 몰랐다. 우선 영화를 살펴보면 만듦새 자체는 나쁘지 않다. 헐리우드 영화의 국산화라는 치환법에 매우 충실해 기시감이 곳곳에 느껴지는 민망한 상황 속에서도 관객의 시선을 꾸준히 붙잡는 힘이 있다. [국제시장]은 6.25라는 비극의 현장으로 시작해 삶 자체가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조명한다. 흥남철수와 파독광부, 베트남 파견,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던 주인공 덕수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버지요,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영화/ㄱ 2015.05.13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약간 불친절해도 재미있으니 괜찮아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가진 부담감은 전작에 비해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경이적인 흥행기록과 더불어 매우 만족스런 결과를 보여준 전편을 감독 스스로가 뛰어넘어야 할 상황인데다, 정작 이 작품을 촬영하던 중에 나온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예상 외의 완성도를 갖춰 극찬을 받았으니 말이죠. (일종의 팀킬? 하하) 이미 전작을 통해 어벤져스 팀을 결성하고, 서로의 개성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조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조스 웨든은 이번에 조금 더 세밀하게 캐릭터의 고뇌에 접근합니다. 해체된 쉴드 대신 어벤져스 본부의 책임자를 자처하고 나선 토니 스타크는 큰 책임을 받아들인 만큼 자신의 결정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ㅇ 2015.04.28

위플래쉬 - 음악영화를 가장한 액션 스릴러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그린 영화들을 보면 미담일색입니다. 그 대부분은 문제 학생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뛰어난 멘토의 캐릭터 구조를 가지고 있죠. 뭐 이건 이거 나름대로 아직까지 먹히는 이야기이긴 한데, 진부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 틀을 깬 영화가 [위플래쉬]입니다. 이 영화는 겉으론 음악영화의 장르적 베이스를 취하면서도 구조적으로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조명합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진행과 캐릭터의 구성은 전혀 다릅니다. 우선 이 영화의 학생은 매우 선량하고 순진합니다. 반면 선생이란 작자는 말그대로 '폭군'입니다. 음악적 능력은 탁월하지만 제자를 보듬거나 격려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죠. 멘토보다는 조련사에 더 가깝달까요. 처음에는 그저 잘하는 재즈 드러머가 되려 했던 학생에게서 재능을..

영화/ㅇ 20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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