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다코타 패닝 분)와 앨리스(대니얼 맥도널드 분)는 그다지 사이 좋은 친구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로나와 앨리스의 엄마가 더 큰 유대감을 가지고 있지요. 어느날 친구의 생일파티에 갔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쫓겨난 두 소녀는 집에 오는 길에 갓난 아이를 유괴합니다. 아이는 며칠 후 사망한 채로 발견되고 두 사람은 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지요. 그리고 출소 후 그 마을에 7년전과 비슷한 영아 실종 사건이 다시 발생하게 됩니다.
로라 리프먼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은 대중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소재를 다룹니다. 영아 살해와 용의자가 10대 청소년이란 거죠. 게다가 범인이 소녀라는 점은 더 충격적입니다. 영화는 꽤나 미지근하게, 그리고 모호한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미스테리를 진행시킵니다. 7년전에 발생한 유괴 살인사건의 주도적 범행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과 현 시점에 발생한 유괴사건의 진실 모두를 끌고 나가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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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에는 로나와 앨리스가 있고 여기에 앨리스의 모친(다이안 레인 분)과 7년전 실종된 아기를 발견했던 여형사가 새로운 유괴 사건을 맡게 되면서 네 여성의 심리묘사를 다뤄야 하는 다소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두 소녀의 서로 다른 진술을 토대로 진실을 재구성하는 이른바 [라쇼몽]의 액자식 구성도 적절하게 쓰이고 있지요.
캐스팅은 화려합니다. 레전드급 아역 배우 출신의 다코타 패팅과 조주연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는 엘리자베스 뱅크스,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다이안 레인, 그리고 대배우들 틈에서도 영화의 핵심적인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하는 다니엘 맥도널드 등 제 역할에 충실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를 표방하고는 있습니다만 오히려 심리 드라마에 더 가깝습니다. 옥죄는 맛이나 반전의 쾌감보다는 각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결말에 이르러 뭔가 찜찜한 뒤끝을 주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4명이나 되는 캐릭터를 제한된 시간 안에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해 결말 자체가 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군요. 흥미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재능에 비하면 평범한 결과물입니다.
P.S:
1.다코타 패닝은 현재 명배우로서 완성되는 과정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슈퍼스타급 인지도를 가진 배우였음에도 과거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느낌이랄까요. 외모에 있어서도 별다른 이질감은 발견되지 않으면서 뭔가 차세대 조디 포스터가 되어가는 느낌이군요.
2.올 해 벌써 [극비수사]와 더불어 유괴관련 영화를 2편이나 봤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는 이 유괴라는 범죄가 당사자들에겐 얼마나 끔찍한 것일지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3.감독인 에이미 버그는 다큐멘터리 감독입니다. 이번이 첫 정극 영화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영화 자체가 좀 건조합니다. 데뷔작인 [딜리버 어스 프롬 이블] 같은 작품으로 봐선 범죄물에도 꽤 소질이 있을 것 같은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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