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수장을 잃고 해체 직전으로 내몰린 IMF팀은 독자적으로 사건을 해결한 직후 ‘신디케이트’라는 조직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시리즈 5편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씨퀄이다. 딱히 이야기의 연계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팀플레이를 중시한 오리지널 시리즈의 스타일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통점이 많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영화 전체가 히치콕 영화들의 오마주 덩어리라는 점이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의 로얄 앨버트 홀 암살 시퀀스를 거의 통째로 차용했다. 영화 곳곳에서 느껴지는 히치콕 스타일의 캐릭터나 미장센은 마치 극장판 [미션 임파서블]의 이정표를 제시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평소 히치콕의 적자로 불렸던 것과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어떤 면으로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변질되어가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오히려 규모를 줄이고 그 옛날 TV판 드라마에나 어울릴만한 소박함으로 돌아간 것에 불만을 표출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시리즈가 원래의 첩보 스릴러로 회귀했다는 점에 있어서 분명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하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물론 아직도 이단 헌트의 의존도가 높긴 하나, 이례적으로 여성 캐릭터에 막대한 무게감을 실어 준 점도 주목할만하다.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고전적인 미인상에 어울리지 않게 스타일이 살아나는 액션도 일품인데다 연기력도 무시못할 레베카 퍼거슨의 존재감은 적어도 이 작품에서만은 슈퍼스타 톰 크루즈에 필적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섯 편의 시리즈 중 가장 속도감이 넘치는 바이크 추적씬이나 프리 다이빙 시퀀스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언제 들어도 심장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랄로 쉬프린의 테마곡이 흐르는 오프닝 크래딧 역시 전통적인 ‘제5전선’ 세대의 구미에 딱 맞는다.
각본과 감독을 겸한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연출력은 여전히 검증의 중간 단계이긴 하지만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기보다는 안정적이고 무난한 기성품을 만들어 냈다. 아마도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긴 하겠지만 결과물이 너무나도 깔끔하고 만족스러워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간 상태다.
결론적으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성공적인 작품이다. 대개 5편쯤 되면 힘이 빠지는게 당연한 것임에도 여전히 젊은이 못지 않은 톰 크루즈 만큼이나 이 시리즈는 생기가 넘치며 흥미진진하다. 믿고 보는 몇 안되는 프렌차이즈로서 [미션 임파서블]의 위상은 당분간 계속될 듯 하다.
P,S
1. 몇몇 조크가 맘에 듭니다. 가령 톰 크루즈의 수갑열쇠에 달린 토끼발 이라든지… 일사가 있는 곳이 모로코라고 할 때 톰 크루즈가 묘한 웃음을 짓는 장면 같은 부분들이요 ([카사블랑카]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이 맡은 배역의 이름이 일사죠)
2. 사실 4편에서 저는 톰 크루즈가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난 지휘자로, 제레미 레너가 필드를 누비는 현장요원으로 역할을 물려받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만 보기 좋게 빗나갔네요.
3. 레베카 퍼거슨의 캐스팅은 정말 역대급이라고 봅니다. 이만큼 매력적인 여주 캐릭은 적어도 미션 임파서블에는 없었거든요. 지금까지 두 편 이상 메인급으로 출연한 여배우가 없었는데 과연 레베카 퍼거슨이 그 관례를 깰지도 기대됩니다.
4.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톰 크루즈를 제외한 나머지 (제레미 레너나 사이먼 페그 등) 배우들은 4편보다 훨씬 더 늙어보이더군요.
5. 지난 번 리뷰에서도 썼습니다만 ‘제5전선’ 시절의 오리지널 멤버가 한 명이라도 까메오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바바라 베인이나 마틴 랜도 같은 분들이 아직 살아 계실 때 말이죠.
6.사실 제임스 본드를 대놓고 디스하는 것도 나름 웃겼습니다. MI6 국장이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의 올리버 라콘이라는 것도 재밌고, CIA국장은 무려 잭 라이언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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