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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ㄹ,ㅁ.ㅂ 27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 침묵의 15분 - 추리보다는 액션을 즐겨라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짱구는 못말려]나 [도라에몽]과 같이 장기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어느덧 15번째 극장판으로 돌아온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이같은 성과에 대한 자축의 의미인듯 15주년 기념작이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며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대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정식개봉당일 관객수는 38,036명을 동원하며 국내 개봉한 코난 시리즈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코난의 충성심강한 매니아층이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리즈의 완급조절에서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던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은 [칠흑의 추적자]를 통해 회생의 불씨를 살렸나 싶더니만 후속작 [천공의 난파선]으로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가 급기야는 이..

리오 -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기성품

[아이스 에이지] 3부작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폭스-블루스카이 연합은 업계 3인자의 입지에서 정체된 듯한 상황입니다.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히트작과 실패작을 꾸준히 만들어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는 드림웍스와 여지껏 단 한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못한 픽사의 양강 체제를 넘어설만한 폭발력이 블루스카이에는 아직 없지요. 관건이 되는건 기술력이 아니라 아이디어입니다. 어찌보면 드림웍스가 디즈니 비틀기를 컨셉으로 내세운 것에 비해 블루스카이는 디즈니 따라잡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죠. 성공작 [아이스 에이지]의 경우도 참신함 보다는 정공법으로 승부한 경우입니다. 심플한 이야기 전개와 친화력 강한 캐릭터로 인해 성공을 거두긴 했습니다만 이것이 폭스 애니메이션의 색깔이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마당을 나온 암탉 -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을 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1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아동문학가 황선미의 동화를 원작으로 만든 국산 애니메이션입니다. 워낙 완성도가 높은 탓인지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교과서에도 실릴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지요. 인지도가 높은 인기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한다는건 그만큼 부담도 크게 마련입니다. 텍스트를 벗어난 익숙한 캐릭터들의 낯선 모습은 대개 실망으로 끝날때가 많은게 사실이니까요. 또한 원작 자체가 애니메이션용으로는 다소 모호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 흔히들 '우화'라고 불리는 동화의 내러티브에 비해 어둡고 철학적이며 심지어 우울하기까지 한 원작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방학철 특수를 맞이한 저연령층의 공략은 확실하게 실패할 확률이 크니까 말입니다. 뭐 긍정적으로 보자면 어른이나 애 할 것 없이 모두가..

라푼젤 - 디즈니의 정상 탈환이 머지 않았다

모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화제로군요. 사실상 CG 애니메이션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도권을 동맹관계였던 픽사와 신흥 세력인 드림웍스에 내어준 디즈니로서는 업계 최강이라 불렸던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기나긴 침체기를 겪어 왔습니다. 전통 셀 애니메이션의 연이은 실패는 둘째치고, [로빈슨 가족]이나 [치킨 리틀]과 같은 독자적인 CG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정말 비참할 정도의 참패를 경험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현 상황에서 픽사없는 디즈니란 이빨빠진 호랑이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몰락한 디즈니에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 바로 [볼트]였습니다. 픽사의 브레인인 존 라세터를 영입해 제작 시스템 전반을 리셋했던 이 작품은 방향성을 잡지 못해 좌충우돌하던 디즈니의 삽질을 어느정도 보완하는 효과를 ..

메가마인드 - 통렬한 슈퍼히어로의 안티테제

※ 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되도록 개봉영화에 대한 스토리 부분은 거론하지 않는게 신조입니다만 이 작품은 언급할 필요성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 양해바랍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악의 화신인 조커는 배트맨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아.... 너는 나를 완성시키거든" 이 말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 보았는가? 이 말은 모든 슈퍼히어로물의 기본 전제를 한마디로 압축한 대사다. 영웅에게는 악당이 있어야 하고, 반대로 악당에게는 영웅이 있어야 비로서 존재 의미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악당이 없다면 영웅이 필요없고, 영웅이 없다면 악당은 무슨 재미로 나쁜 짓을 저지를까? 이는 마치 세계정복을 운운하는 악당들에게 '그깟 세계는 정복해서 뭐하게? 그거 왠지 골치만 아플 것 같지 않아?'라고 ..

마루 밑 아리에티 -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감성 애니메이션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사후, 확고한 후계 체제를 구축하지 못해 애니메이션 명가의 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고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한 [게드전기]의 미야자키 고로의 자질 문제만이 아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의 은퇴선언 후 본의 아니게 현역을 떠날 수 없었던 미야자키 하야오도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었다. 지브리식 인어공주를 표방한 [벼랑위의 포뇨]는 모처럼 어린이의 눈높이로 돌아온 지브리표 동화였지만 제작기간 내내 표절문제에 시달린데다 이전같은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놓친건 스튜디오 지브리의 가장 뼈아픈 실수였을 것이다. 이제 더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스튜디오 ..

명탐정 코난 극장판 14: 천공의 난파선 - 과유불급의 하드 액션물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 교체 이후 시리즈의 급격한 쇠락현상을 보이던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지난 13번째 작품인 [칠흑의 추적자]를 통해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특히 [칠흑의 추적자]는 '극장판의 스토리가 TV판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암묵적인 룰을 깨면서까지 시도된 극약처방이어서 충격요법의 체감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과연 이렇게 기사회생한 [명탐정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천공의 난파선]은 과연 전편의 무리수에 부응할 만한 완성도를 갖춘 작품일까. 안타깝게도 [천공의 난파선]은 전작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다. 코믹스, TVA, OVA의 끝없는 확장으로 점점 커져가는 작품속 세계관을 모두 포용하기에는 벅찼던 것이었는지 까메오처럼 얼굴을 들이미는 조연급 캐릭터는 물론이고, ..

레고: 클러치 파워의 모험 - 82분의 지루한 애드무비

1932년, 덴마크 굴지의 기업 레고 그룹에서 생산된 레고 블록 시리즈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상당수가 유년시절에 한번쯤은 접해봤을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형형색색의 블록들을 이어붙어 원하는 모든 것을 어떤 디자인으로든 만들어내는 레고는 인류 역사상 손에 꼽을 발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고의 상업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한데, 레고측에서 자체 제작한 단편 영화 [레고 인디아나 존스], [레고 스파이더맨 2] 등 각종 블록버스터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작품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모았는가 하면 [레고 스타워즈], [레고 배트맨]과 같이 판매용 게임으로 출시해 빅히트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초로 정식 개봉되는 [레고: 클러치 파워..

명탐정 코난 극장판 13: 칠흑의 추적자 - 은색탄환,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금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최대의 화제를 불렀던 작품이 개막작인 [뮤]나, 부천 초이스 선정작인 [영혼을 빌려드립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최초의 무술 액션물 [메란타우] 같은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였다는 점은 참으로 흥미롭다.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던 영화제의 성격상 두 번에 걸친 상영 모두 광속의 매진사태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극영화가 주류를 이룬 Pifan의 작은 이변이자, [명탐정 코난]이란 브랜드가 지닌 소리없는 파워를 입증한 결과다. 이러한 현상이 더욱 의아했던 것은 [칠흑의 추적자]가 [명탐정 코난] 극장판의 13번째 작품으로서 어찌보면 진부한 시리즈의 끝물에 다다른 듯이 보인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코다마 켄지에서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

볼트 - 픽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디즈니의 홀로서기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 셀 애니메이션계의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해온 월트 디즈니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이라는 변화의 물결속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강력한 라이벌들을 맞아 힘겨운 싸움을 벌이다 급기야 대세가 되어버린 3D 애니메이션 시장을 다른 회사들에 내어주고 말았다. 자체적인 기술력의 한계를 느낀 디즈니는 동종업계의 라이벌 픽사 스튜디오와 손잡아 추락한 위상을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토이 스토리]부터 이어진 픽사의 불패신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천재집단' 픽사의 영광이었을 뿐, 디즈니에게 돌아갈 몫은 남아있지 않았다. 오히려 디즈니가 독자적으로 제작한 [치킨 리틀], [로빈슨 가족]의 실망스런 결과는 픽사없는 디즈니의 무력한 한계를 증명했을 뿐이다.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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