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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이글 아이 - 포스트 9.11 시대의 하이테크 히치콕 스릴러

9.11 사태 이후 헐리우드 오락 영화의 소재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와 또하나는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혹은 정당성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웬만큼 영화를 본다 하는 리뷰어들의 글에는 각 영화와 9.11의 연관성을 이끌어 내는 문장이 들어가 있기가 일쑤고 실제 그 영화가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상당수 헐리우드 영화들은 9.11 사태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필자는 영화의 표면 아래 깔린 심층분석을 해낼 능력도 없으며 딱히 그런 리뷰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봉을 앞둔 [이글 아이]는 분명히 포스트 9.11 시대의 헐리우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사마..

영화/ㅇ 2008.10.10

고전열전(古典列傳)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 스타워즈의 모티브가 된 거장의 시대극

고전열전(古典列傳) No.4 거장(巨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거장'이라는 칭호는 누구나 평생을 거쳐 한번쯤 듣고 싶은 말일겁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스탠리 큐브릭, 페데리코 펠리니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계의 거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이름들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불릴 만한 감독이 있을까요? 예를들어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의 경우는 무려 100편의 영화를 만든 장인으로서 거장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영화계의 거물입니다. 그러나 과연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릴만한가를 집요하게 따지고 든다면, 딱 부러진 대답을 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죠. 북한에서 납치까지 할 정도였던 신상옥 감독이나 쿠엔틴 타란티노가 극찬한 정창화 감독, 또는 한국 영화사에..

영화속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다양한 선율

합창! 상상이 되나? 교향곡에 합창이라니! 마지막 악장에 수백명을 세워놓고 기다리란 거야! 한 시간씩이나! 완전히 미쳤다구! - 영화 [카핑 베토벤] 중에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2화에서 주인공 두루미와 강건우가 지하철역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어딘가 귀에 익은 음악이라는 느낌을 받으신 분이 계실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베토벤 심포니 9번 D단조 작품 125 '합창'. 교향곡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그 음악사적 위상만큼이나 영화속에서 자주 쓰이는 음악이기도 하다. 특히 4악장은 '환희의 송가'로 알려질 만큼 클래식에 문외한인 분들에게도 익숙한 악장으로서, 이 시간에는 합창 교..

고고70 - 유신헌법과 고고댄스, 그리고 딴따라

“이 밤이 너무 조용해. 좀 시끄러웠으면 좋겠어” [긴급조치 19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리뷰바로가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계엄령을 선포해 전국의 가수들을 잡아들인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상 궁극의 괴작에 손꼽히는 작품으로서 당대의 수많은 인기 가수들이 총출연했음에도 그 황당한 설정 덕택에 대실패를 기록한 작품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황당한 사건이 실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했던 일이라면 믿겠는가? 1969년에 시작한 미국의 우드스탁 페스티발은 ‘3 Days of Peace & Music’ 라는 슬로건를 외치며 인종문제와 반전시위 등으로 얼룩진 미국 사회의 혼돈으로부터 탈피를 꿈꾸는 히피족들의 거대한 축제였다. 비록 보수적인 미국사회의 곱지 않은 시각속에서도 이들은 스트레스를 마음껏..

영화/ㄱ 2008.10.02

괴작열전(怪作列傳) : 팬텀 - 사상 최초의 코스튬 히어로는 누구? (2부)

괴작열전(怪作列傳) No.59 - 2부 - 네, 지난번에 말씀 드린것처럼 이 팬텀이라는 캐릭터는 많은 나라에 소개되어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 중 하나가 터키라는 나라인데요, 사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괴작 생산국 중 1순위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터키를 꼽을 정도로 괴상한 영화를 많이 만드는 나라입니다. 그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터키에서는 1968~1971년 사이 무려 3편의 비공식 '팬텀' 영화를 만들어 냅니다. 우선 1968년에 두 편의 짝퉁 팬텀이 만들어지는데요 모두 [Kizil Maske]이라는 똑같은 제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참고로 'Kizil Maske'는 '팬텀'의 터키식 이름이며, 직역하면 '붉은 마스크'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팬텀 역은 Ismet Erten과 Irfan Atasoy..

미션 - 오보에의 선율과 함께 하는 잊지못할 감동

얼마전 필름포럼(구 헐리우드 극장)에서는 클래식 전용 영화관으로 재단장한 기념으로 1986년작 [미션]을 개봉했다. '미션(선교)'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은 남미 원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친 두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종교영화다. 단지 선교라는 단어만으로도 손사래를 칠 정도로 거부감이 확산되는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를 볼때 다소 시국에 안맞는 작품이라고 미리 선입견을 가질 이유는 없다. [미션]은 그야말로 순수한 종교인의 참모습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다. [미션]은 형주에 묶인채 이과수폭포로 떨어지는 한 선교사의 순교장면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순교한 사제를 대신해 오보에 하나만을 손에 쥔 채로 과라니 족의 영역을 찾아 올라간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분) 신부는 마침내 그의 오보에 연주를 듣고..

영화/ㅁ 2008.09.26

지구 - 대자연의 블록버스터급 로드무비

변화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지금으로부터 2년전, 미국의 대통령 후보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엘 고어는 지구의 온난화 현상에 대한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전 세계인에게 알렸다. 아카데미 2개부분 수상에 빛나는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창조주가 아무런 대가없이 선물한 지구가 인간의 이기적 욕망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 호소력있는 다큐멘터리였다. 하지만 그로인해 과연 바뀐 것이 있을까?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를,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을 위해 인간은 스스로의 편리함을 버리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여전히 밖에는 나홀로 승용차가 단지 한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수십마력에 이르는..

영화/ㅈ 2008.09.25

괴작열전(怪作列傳) : 팬텀 - 사상 최초의 코스튬 히어로는 누구? (1부)

괴작열전(怪作列傳) No.58 2008년 극장가의 최대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슈퍼히어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언맨]으로 솔로 홈런을 친 헐리우드 영웅들은 [인크레더블 헐크], [핸콕]으로 연속 안타를 기록하더니만 급기야 [다크 나이트]로 만루홈런을 때리고야 말았지요. 하지만 [다크 나이트]의 엄청난 성공은 사실 예상밖의 만만찮은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바로 직전에 개봉했던 [헬보이2]에게 나타났는데요, 오프닝 주말 박스오피스의 1위를 기록하며 기세등등하게 출발했건만 바로 다음주에 개봉한 [다크 나이트]에 밀려 순식간에 5위로 추락한 후 떡실신이 되어 가시권에서 영영 사라져 버리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슈퍼맨 리턴즈]의 후속편인 [맨 오브 스틸]의 경우 제작 자체가 [다크 나이트..

황시 -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인도주의적 사랑

상반기에 개봉했던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는 무조건적으로 남을 돕는 이타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비록 남들이 보기엔 바보 내지는 미친사람처럼 보일런지는 몰라도 자칭 '슈퍼맨'인 그는 무조건 사람을 돕는다. '남을 도와주지 않으면 남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리게 된다'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조차 잊어 버린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여기 실제로 다른 사람들을 돕다가 생을 마감한 한 남자가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고아가 된 60명의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탈출시킨 한 영국인 저널리스트의 삶을 다룬 [황시]는 한 사람의 헌신적인 정신이 이루어낸 기적같은 실화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1.호화 캐스팅 먼저 [황시]의 출연진을 보면 나름 화려하다. 미니시리즈 [튜더스]로 파격..

영화/ㅎ 2008.09.20

[특집] 역대 배트맨 영화속의 악당들

[다크 나이트]의 성공에 힘입어 벌써부터 팬들은 차기작에서 어떤 악당이 등장할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리들러나 캣우먼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각본가 데이빗 S. 고이어는 굳이 기존 영화들에 등장했던 악역들이 다시 출연할 이유는 없으며, 모든 것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프로젝트에 합류해야만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해 아직 어떠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기존에 등장했던 악당이 한명쯤은 다시 나와주지 않을까하는 것이 중론인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 배트맨 영화속에 등장한 악당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또 어떤 악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조커 어디서 왔는지, 본명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로서 두 말할 나위없이 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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