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상상이 되나? 교향곡에 합창이라니! 마지막 악장에 수백명을 세워놓고 기다리란 거야! 한 시간씩이나! 완전히 미쳤다구!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2화에서 주인공 두루미와 강건우가 지하철역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어딘가 귀에 익은 음악이라는 느낌을 받으신 분이 계실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베토벤 심포니 9번 D단조 작품 125 '합창'. 교향곡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그 음악사적 위상만큼이나 영화속에서 자주 쓰이는 음악이기도 하다. 특히 4악장은 '환희의 송가'로 알려질 만큼 클래식에 문외한인 분들에게도 익숙한 악장으로서, 이 시간에는 합창 교향곡이 사용된 영화와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등 여러 작품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겟 스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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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 본부로 들어가는 오프닝이 인상적인 60년대 인기시리즈 첩보물 'Get Smart"를 리메이크한 코믹 첩보물. 짐 캐리의 뒤를 잇는 헐리우드 코미디의 간판 스타 스티브 카렐이 주인공 멕스웰 스마트 역을 맡았으며, "더 락" 드웨인 존슨이 동료인 에이전트 23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가 에이전트 99 역으로 각각 출연하고 있다. 다소 과장된 코미디와 액션이 뒤엉킨 [겟 스마트]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후반부에 사용되고 있으며 실황 공연장에서 테러리스트가 설치해 놓은 폭탄을 폭파시킬 기폭제가 바로 합창 교향곡의 클라이막스 부분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더했다.
불멸의 연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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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숨겨진 연인을 미스테리한 형식으로 소개한 전기영화. 게리 올드만의 열정적인 연기와 더불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플롯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베토벤의 일생을 다룬 영화답게 월광 피아노 소나타나 비창 소나타, 전원 교향곡 등 베토벤의 명곡들이 대부분 사용되었으며 교향곡 9번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클라이막스에 사용되어 감동을 배가시킨다.
카핑 베토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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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일생을 팩션 형식으로 처리한 또 한편의 작품. 명배우 애드 해리스가 베토벤 역을 맡았다. [불멸의 연인]이 베토벤의 청년기부터 말년까지를 조명했다면 [카핑 베토벤]은 주로 노년의 베토벤을 그렸다. 따라서 영화에서 교향곡 9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데, 흥미롭게도 교향곡 9번의 초연 당시 귀머거리였던 베토벤이 지휘를 하도록 도운 안나 슐츠라는 여인의 존재를 가상으로 성정한 점이 흥미롭다.
죽은 시인의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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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로빈 윌리엄스의 팬들을 양산시켰던 감동의 학원 드라마. 영국의 명문인 웰튼 고등학교에서 전통과 권위에 복종하도록 강요받는 학생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심어준 키팅 선생의 캐릭터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사용된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라는 말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키팅 선생과 반 아이들이 한마음이 되어 축구시합을 즐기는 장면에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 사용되어 가슴뭉클한 감동을 남겼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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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 히데아키의 역작으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매니아를 배출한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단순한 로봇 만화의 틀을 벗어난 파격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TV판으로서는 드물게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주었고 음악의 선곡 또한 수준급인데, 24화의 클라이막스에서 마지막 사도인 카오루와 신지가 격돌하는 씬에 사용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가히 전율이 흐를 정도로 압도적이면서 숭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건슬링거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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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유의 동명 코믹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의체화 된 사이보그 소녀들을 정부측 암살요원으로 사용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자체는 꽤나 정적이며 때론 박진감이 넘친다. 작화나 음악, 각색에 있어서 만점을 주고 싶을 만큼 완성도가 높지만 방영당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1기의 마지막인 13화의 끝부분에서 에이전트인 소녀들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합창'하는 장면은 [에반게리온]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서 서글픈 그녀들의 현실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다이하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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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액션 블록버스터. 크리스마스 날 밤에 고층빌딩에 갇혀 테러리스트와 일당백의 대결을 치뤄내는 한 경관의 활약을 다룬 화끈한 액션물로서 개봉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악당 한스 그루버가 흥얼거리는 노래나 연회장의 바이올린 연주, 그리고 약간의 변주가 가미된 OST의 메인테마 모두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금고문이 열리는 순간에 흐르는 '환희의 송가'는 말그대로 환희에 찬 표정을 짓는 악당들의 모습과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이퀄리브리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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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세계대전 이후 더 이상의 분쟁을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인간의 모든 감정을 말살하는 미래세계의 암울한 모습을 조명한 SF액션물.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맡았다. 다분히 [매트릭스]의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이퀄리브리엄]만의 ‘건 카타’씬으로도 유명하다. 감정을 느끼는 것이 금지된 주인공이 용의자의 집에서 발견한 전축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속에서 사용된 음악이 바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이다.
레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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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인 레옹과 경찰인 스탠필드의 선악이 뒤바뀐 독특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범죄 드라마. 레옹 역의 장 르노나 마틸다 역의 나탈리 포트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광기어린 스탠필드 반장역의 게리 올드만이 선보이는 악역연기는 영화사상 최고다. [레옹]의 극장용 프린트에서는 스탠필드 반장의 일당이 마틸다의 집을 습격해 학살극을 벌일때 '환희의 송가'가 흘러 나오는데, 훗날 DVD버전에서는 이 부분에 사용된 음악이 에릭 세라의 OST로 교체되어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자네 베토벤 좋아하나? 이제 조금 들려주지.'하며 악마적인 광기를 드러내는 게리 올드만 자신이 훗날 베토벤을 연기한 것도 매우 아이러니하다.
노다메 칸타빌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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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가 클래식의 꿈을 버리지 못한 일반인들의 이야기라면, [노다메 칸타빌레]는 음악에 모든 열정을 쏟아붇는 음대생들의 이야기다. 토모코 니노미야의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고, 특히 드라마에서 노다메 역을 맡은 우에노 주리의 싱크로율은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클래식 음악을 다룬 드라마이니만큼 다양한 명곡들이 소개되며 메인테마는 베토벤 7번 교향곡이 사용되었지만 역시 빼놓을 수 없는건 배토벤 9번 심포니. 2화에서 마스미가 소속된 A오케스트라의 연습곡으로 합창 교향곡이 사용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속에 같은 음악이면서도 천차만별의 감동을 더해주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위력을 느끼실 수 있는가? 이 밖에도 [미스터 존스], [시계테옆 오렌지], [샤인] 등에서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을 수 있다. 오늘 하루 시간을 내어 합창 교향곡의 전 악장을 감상해 보면서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 입문을 해 보시는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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