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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9

[블루레이] 클레오파트라 - 영화사상 가장 거대했던 영화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벤허] 이후 헐리우드는 부피와 중량감에 짓눌리기 시작했다. 마치 로마제국이 끝없는 영토 확장과 향락에 도취해 몰락했듯이 헐리우드라는 거대 제국 역시 치솟는 제작비와 스케일 확대의 치열한 경쟁 속에 스스로가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왕중왕]을 만들었고, 로버트 알드리치는 [소돔과 고모라]를, 머빈 트로이는 [쿼바디스]를 찍었지만 어느 것 하나 [벤허]의 영광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 불안한 위기감의 정점에 섰던 작품이 바로 조셉 L. 맨케비츠의 [클레오파트라]였다. 이 작품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영화 외적인 부면 외에 무수한 뒷이야기를 남긴 것으로 더 유명하다. 이제 그 일부를 잠시 이야기하고자..

영화/ㅋ 2012.02.20

디센던트 - 코미디로 승화시킨 중년의 위기

드디어 아카데미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아카데미는 [디센던트]와 [아티스트], [휴고]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지요. 사실 형식의 파괴(라기 보단 과거로의 회귀)측면에서 점수를 얻는 [아티스트]에 비하자면 [디센던트]는 전형적인 아카데미 취향의 내러티브를 지닌 작품입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보통 사람들], [아메리칸 뷰티] 등 아카데미측은 미국 가정의 모습과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에 언제나 높은 점수를 주곤 했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맷(조지 클루니 분)이라는 남자가 영화의 주인공이지요. 하지만 이 남자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두 딸과 보트..

영화/ㄷ 2012.02.17

[블루레이] 컨테이젼 - 감염, 궁극의 공포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2011년에 감상했던 영화 중 가장 무서웠던 영화를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컨테이젼]을 선택하겠다. 다소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과장된 공포가 화면을 가득 메우는 어떠한 호러영화보다도 [컨테이젼]이 주는 공포감은 지독하게 현실적이며, 생생하기에 더욱 무섭다.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의 재난영화버전인가 싶을 정도로 호화캐스팅이 돋보였던 영화임에도 스타들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건 이 영화의 초점이 인물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바이러스의 감염이 얼마나 쉽게 이루어지고 또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단순한 수치로써가 아니라 관객이 체감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지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인..

영화/ㅋ 2012.02.15

슬랩스틱 브라더스 - 나는 만담 코미디언이다

[슬랩스틱 브라더스]는 시나가와 히로시의 자전적 소설인 '만담 갱'을 자기 자신이 직접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슬랩스틱 브라더스]라는 제목이 저는 그닥 맘에 들진 않습니다. 슬랩스틱은 이른바 몸개그죠. 이 영화에서 다루는 건 만담개그, 즉 말장난이 메인입니다. 사실 일본에서의 만담은 에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있는 개그장르죠. 흔히 바보 역할을 하는 사람과 이를 되받아치는 츳코미 역할의 콤비가 팀을 이룬 스탠딩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는 10년간 만담 코미디언으로 활동해 온 한 남자가 팀이 해체되면서 인생의 나락 근처까지 갔다가 우연히 유치장에서 만나게 된 불량배에게서 천부적인 츳코미의 재능을 발견해 새로운 콤비를 짜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이야기가 그리 신선하지는 않습..

영화/ㅅ 2012.02.10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클래식한 정통 첩보물의 귀환

냉전시대의 산물인 첩보물이 유효했던건 1980년대까지 였습니다. 굳이 007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60,70년대 절정을 이뤘던 스파이물의 추억은 지금으로선 한물간 퇴물처럼 느껴지지요. 그나마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작품들은 액션의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장르형식으로 21세기 첩보물의 트렌드를 형성하긴 했지만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이건 정말로 클래식한 냉전시대 첩보물이거든요. 실제로도 존 르 카레의 원작은 영국 정보부 MI6 내에서 구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킴 필비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 영화처럼 외피만 살짝 바꾼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죠. 이 작품은 온전히 구시대의 유산인..

영화/ㅌ 2012.02.08

괴작열전(怪作列傳) : 취팔권 광팔권 - 장미희의 유일한 무협영화는?

괴작열전(怪作列傳) No.123 1979년에 개봉된 성룡의 [취권]은 국내 영화사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닌 작품입니다. 당시 1천석에 불과한 국도극장에서 단일개봉관으로는 최대 관객수인 89만명을 기록하며 그 해 흥행수익 1위라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지요.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도 아니고 슈퍼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닌 일개 홍콩영화가 기존의 극장수익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운 이 일은 동양권 영화계의 근간을 흔든 대사건으로 남게 됩니다. [취권]과 [사형도수]를 연달아 히트시킨 성룡과 원소전 콤비의 주정뱅이 스승-제자 구도는 이후 홍콩영화계는 물론이고 무국적 권격물을 생산하던 한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요. 강범구 감독의 [팔대취권]이나 김정용 감독, 정진화 주연의 [소림사 주방장] 시리즈는 그 대표적..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 한국형 에듀테인먼트의 도약

아마 1999년, 내가 캐나다에 있을때인거 같다. [토이 스토리 2]를 보러 극장엘 갔는데, 시작 전에 [다이너소어]의 예고편을 틀어줬다.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졌다. 세상에… 저런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쥬라기 공원]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또다른 느낌. 막상 [다이너소어]를 봤을땐 무척 재미가 없었다만… 여튼 상상만했던 고대 원시생태의 모습이 실사영화처럼 실감나는 화면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신기하기만 했다. 그때는 언제쯤 한국에서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많은 세월이 흐르긴 했다. 2008년 EBS를 통해 방영된 [한반도의 공룡]은 비록 메이저 상업영화의 완성도와 절대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룡의 생태계를 조명한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제..

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겨냥한 석궁

잘 아시겠지만 [부러진 화살]은 실제로 일어났던 김명호 교수 석궁사건을 소재로 한 일종의 사회 풍자극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재판에 불만을 품은 한 남자가 부장판사를 향해 테러를 감행했다는 소재 면에서 떠들썩하게 알려졌지만 이 소동의 이면에는 한국 사법제도의 치부가 교묘히 감춰진 사건이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전말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일벌백계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지요. 실질적으로 김명호 교수의 석궁테러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가리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결말은 나와 있는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결국 김명호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됩니다. 자 그럼 영화는 이 사건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조명하고 있을까요? [부러진..

영화/ㅂ 2012.01.18

장화신은 고양이 - 포스트 슈렉의 가능성을 보다

기념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슈렉]은 애니메이션계에서 드림웍스의 비중이 업계 2인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작품입니다. 비록 이 작품 외에 [쿵푸 팬더]라든지,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대박급 작품들이 더러 나오긴 했습니다만 역시나 드림웍스하면 [슈렉]이 떠오를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슈렉]은 드림웍스의 가능성이자 한계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4편까지 이어지면서 자충수를 두게 되는데, 이는 [토이스토리] 3부작을 무려 10년이나 이끌며 완벽하게 완성시킨 픽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호의적인 평을 들었던 [슈렉 2]의 경우도 숨쉴틈 없이 터지는 패러디의 향연과 새로운 캐릭터 ‘장화신은 고양이’가 없었더러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우호적인 평을 들었을지 의문입니..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 나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사랑의 형태는 다 다릅니다. 가슴아픈 사랑, 두근거리는 사랑, 짝사랑,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사랑 등등... 사람이기에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기에 그나마 빡빡한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 부작용이라면 사랑을 잃었을때 세상 모든걸 잃은 듯한 고통에 휩싸인다는 것이겠지만요. 대학로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는 제목 그대로 다섯 커플이 보여주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1996년 4월에 연극으로 첫선을 보여 무려 13년 간 20여개가 넘는 에피소드가 공연되었고, 2006년부터는 여관을 무대배경으로 한 뮤지컬로 성격을 바꿔서 지금까지 장기간 공연을 하고 있는 인기 뮤지컬입니다. 매 시즌마다 에피소드가 조금씩 바뀌는데 이번에는 소꿉친구가 연인이 되거나, 사고를 치고 도피중인..

드라마, 공연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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