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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8

괴작열전(怪作列傳) : 에도 킹콩 - 잃어버린 일본 최초의 괴수영화를 찾아서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8 필름 보존과 복원. 이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내 컨텐츠의 중요성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 한국 영화계의 숙원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미 영상자료원에서는 많은 고전 영화들을 복원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복원의 수준이 해외의 '리마스터링' 판본과 비교되기엔 너무 열악한게 사실입니다. 일례로 원본 필름이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을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었던 건 가슴벅찬 경험이었지만 오프닝 크래딧에 '소년용자 홍길동'으로 소개되는 제목과 더불어 일본어로 된 스텝들의 이름을 봐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최초의 극장 애니메이션'이 일본인에 의해 보존되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 [홍길동]의 오프닝 타이틀. 한국어 홍길동..

철인 캉타우 - 한국슈퍼로봇 만화의 기념비적 걸작

한국의 만화계, 그 중에서도 로봇만화에 있어 기념비적이라고 할만한 작품들은 얼마나 될까? 이 분야 주류 작품들이 일본에서 생산된 것이다보니 무분별한 캐릭터 표절과 베끼기 관행에 물들어 오늘날까지 제대로 평가받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얼마전까지 독도를 수호하는 로보트 태권브이 조형물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가 여론의 심한 질타를 맞아 계획을 철회한 사태는 당시 관행적인 행태의 결과로 인해 우리 문화를 대표할만한 로봇 캐릭터 하나도 떳떳하게 내세우기 힘들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고유성 화백의 대표작 [로보트 킹]은 어떠한가. 1990년대까지만해도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불릴만큼 토종 로봇만화의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었다가 요코야마 미츠테루 원작의 [자이언트 로보] OVA가 국내에 암암리에 유입되면서..

괴작열전(怪作列傳) : 바디 - E.T가 터키 영화를 만났을 때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7 시간을 잠시 되돌려 1982년의 헐리우드 극장가로 돌아가 봅시다. 헐리우드에서는 가끔씩 포텐이 터지는 해가 있는데요, 바로 1982년이 그랬습니다. 특히나 1982년은 SF영화사의 기념비적인 해였습니다. 리들리 스콧의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 최초의 CG가 도입된 디즈니의 야심작 [트론], 그리고 트레키들의 영원한 바이블 [스타트렉 II: 칸의 분노] 같은 쟁쟁한 SF영화들이 대거 쏟아졌지요. 물론 이 치열한 각축전에서 살아남은건 단연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였습니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나 [타이타닉]이 박스오피스 최상위를 점령하고 있는 지금으로선 조금 실감하기 어려울 순 있습니다만 그 전까지만해도 [E.T]는 십수년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

엔더스 게임 - 소년과 게임, 그리고 전쟁

2013년을 장식한 마지막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은 원래대로라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급의 기대를 모아야 했던 작품입니다. 영화에 투입된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도 그렇지만 원작 자체가 거의 20년 넘게 골수팬을 확보한 작품이다보니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야 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성적은 매우 저조합니다. 이는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못쓰는 [헝거게임] 시리즈와는 또다른 양상입니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가 관객의 구미를 끌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지요. 이 작품은 오슨 스캇 카드의 베스트셀러 엔더 위긴 시리즈 첫권인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이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영화/ㅇ 2014.01.28

고전열전(古典列傳) :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 냉전시대, 차갑도록 무정한 첩보전

고전열전(古典列傳) No.28 동구권과 소련의 함락. 냉전시대의 붕괴는 007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스파이 영화의 시대가 종식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히 티모시 달튼의 [007 살인면허] 이후 007 시리즈는 한동안 공백상태에 있었고, 탈 냉전시대에 걸맞는 주인공인 잭 라이언이나 제이슨 본 같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내세운 첩보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임스 본드는 냉전시대의 특수한 국세정세에 딱히 의존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소설 속의 본드와는 달리 영화 속의 본드는 첩보원보다는 액션 히어로로 정착했고, 시대적 필요에 의해 동서진영의 대립구도를 이용했을 뿐이지 적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악의 축으로 대변되는 소련이 없다면 그 자리를 아랍권이나..

겨울왕국 - 디즈니 클래식의 정상탈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탁월한 각본? 뛰어난 작화? 실사 영화를 방불케하는 연출력?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어공주]에서 [미녀와 야수]. [알라딘]으로 이어지는 황금기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전을 디즈니식으로 해석한 뮤지컬 동화로 풀어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나르시즘에 빠진 디즈니가 자의식 과잉의 징후를 보인 [포카혼타스] 이후 허송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드림웍스나 픽사의 약진을 허용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손을 완전히 놓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디즈니 나름대로는 꽤 오랜 기간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습니다. 존 라세터를 끌어다가 만든 [볼트]로 픽사의 스타일을 적용시켜보기도 했고, [공주와 개구리]처럼 구식 셀 애니메이션의..

로보트 태권브이 대 썬더A - 로봇만화에 대한 사내아이들의 극대화된 욕망

아주 어렸을때의 기억이다. 그러니까... 대략 국민학교 1,2학년 때 즈음.. 워낙 허풍과 과장과 상상력이 결합된 시기이니만큼 당대 사내아이들에게 최고의 화두였던 로봇에 대해서도 수많은 허언들이 오고 갔다. 이를테면 미국의 한 박물관에는 그레이트 마징가가 있다느니 그 옆에 그렌다이저가 서 있다느니 하는 말들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허풍들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헛소리이긴 해도 그 근거가 전무했던건 아니라는 얘기다. 우선 나가이 고의 코믹스판 [그렌다이저]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레이트 마징가가 베가성의 친위대장 바렌도스에게 탈취당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학요새연구소에 있을 그레이트를 어떻게 탈취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그레이트 마징가가 로봇 전시장에 있었기 때..

테이크 쉘터 -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중산층의 불안감

[테이크 쉘터]는 [머드]로 호평받은 제프 니콜스 감독이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린 작품입니다. 2011년 작품으로 한국에는 뒤늦게 개봉되었던 영화죠. 영화의 포스터만 보면 마치 재난영화처럼 보입니다만 장르를 규정하기가 조금 모호하긴 합니다. 다분히 초현실적이면서, 어떤 의미로는 가족 드라마에 가까운 플롯을 띄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장르영화의 외피로 교묘히 은폐된 M. 나이트 샤말란의 [해프닝]이나 [싸인] 같은 영화라는 얘긴 아닙니다. 영화는 미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커티스는 블루컬러이지만 꽤 안정적인 직장과 사랑스런 아내, 그리고 청각장애가 있는 어린 딸을 가진 평범한 가장입니다. 성실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동료로부터 '넌 잘하고 있어'라..

영화/ㅌ 2014.01.10

[신년특집] 미니백과의 추억

2014년을 맞이하여, 없는 시간이지만 짬짬히 방정리를 하면서 찾아낸 몇가지 아이템을 보며 새해 첫 포스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건 바로 추억의 미니백과 시리즈. 사실 1980년대의 격동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남아들이라면 한번쯤 손에 거쳐갔을법한 바로 그 포켓 사이즈의 미니백과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해 있지 않은 시절, 일본문화 컨텐츠는 금기시되어 있으면서 TV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버젓이 방영하고 있던 그 아스트랄한 시절, 일본 것을 일본 것이라 부를 수 없던 그 시절에 거의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일본 컨텐츠를 접할 수 있었던 통로가 아니었나 싶다. 내 기억으론 그 수많은 미니백과의 시발점은 아마도 학습지 회사인 능력개발에서 발간한 '로봇대백과'였다. 콤바트라 브이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이 작..

도서, 만화 2014.01.06

2013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블로그 연말결산

정말 정신없는 한 해가 지나가네요. 이직 후 적응기간과 육아크리에 시달리며 블로그 운영과 영화 감상은 차순위로 밀린 2013년이었습니다. ㅠㅠ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반쯤은 눈이 감겨 있습니다만 무럭무럭 자라는 아기에게 올인하는 삶도 뭐 그리 나쁘지만은... 쿨럭. 여튼 올해를 돌아보는 블로그 연말정산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방문자 작년에 690만 카운터를 찍었는데, 올해 799만 정도이니 1년 사이에 약 100만명의 방문자가 방문하셨습니다. 물론 허수가 존재합니다만 포스팅 횟수가 비약적으로 감소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결과랄까요. 변함없이 방문해 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2.외부필진 작년까지만해도 외부 송고 의뢰가 꽤 많이 들어왔었는데, 올 해는 좀 뜸해졌네요. ㅎ 기억나는 것 중에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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