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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만화/ㄹ,ㅁ,ㅂ 34

로보트 태권브이와 로보트 캉가 - [84 태권브이]의 원작만화를 아십니까?

‘로보트 태권브이’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아마도 많은 분들이 김청기와 김형배를 떠오릴 것이다. 애니메이션쪽이 김청기 감독이라면 코믹스 버전은 단연 김형배 화백이었다.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을 시작으로 ‘로보트 태권브이: 수중특공대’, ‘로보트 태권브이 대 황금날개’, ‘로보트 태권브이와 깡통로보트’, 외전격인 ‘천하무적 깡통’ 등 김형배 화백이 내놓은 태권브이 관련 작품은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원래 ‘로보트 태권브이’ 만화를 그린 작가는 김형배 화백이 아닌 김승무 작가였다. 1976년 5월부터 에 연재된 이작품은 최초의 코믹스판 ‘로보트 태권브이’이지만 단행본 출시로는 이어지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잠차 사라지고 말았다. 뒤이어 내놓은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 역시 김형배 화백의 동명..

번데기스 - 한국 명작만화 리메이크 1호작

해마다 5월 5일이면 화형식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그러나 무식함의 극치였던 퍼포먼스 속에 사라진 수많은 한국의 만화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속에 불길이 치밀어 오르지만 그나마 추억의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몇몇 만화들이 아직 보존되어 있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 중에는 걸작의 칭호가 아깝지 않을만한 작품들이 더러 있는데, 박수동 화백의 [번데기 야구단]은 명랑만화의 포맷을 끌어온 야구만화 중 단연 최고의 걸작이라 할 것이다. 이상무의 독고탁 시리즈나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등 야구만화의 홍수 속에서도 유독 [번데기 야구단]은 해학과 유머, 그리고 감동의 코드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행사해 왔다. '이것이 야구다!' 아마 [번데기 야구단]을 탐독했던 애독자라면 이 통쾌한 카타르시스의 명대사를 아직..

본격 시사인 만화 - 시사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본격 시사인 만화 - 굽시니스트 지음/시사IN북 한국 만화의 역사는 시사만화에서 출발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만화가로 알려진 이도영 화백의 '남의 숭내(남의 흉내)'는 말하자면 만평의 형식으로 한국 만화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후 '왈순 아지매', '고바우 영감', '나대로 선생', '장도리' 등 억겁의 세월을 거치며 사람들의 기억속에 각인된 수많은 시사만화가 신문 지상 한귀퉁이의 4컷을 자리했다. 이들 시사만화는 천시받는 만화계의 숱한 고초 속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며 정치적, 사회적 부조리와 화두를 날카로운 풍자성으로 해석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몫을 해냈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디어 매체의 주도권이 신문지상에서 웹으로 옮겨져 이제는 이러한 시사만화의 위상이 예전만큼은 못하겠..

바쿠만 - 만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만화가의 세계는?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보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림 솜씨가 지독하게 없는 나조차도 습작으로 몇몇 조악한 단편을 만들어 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만화학과를 전공하거나 문하생 생활을 마친 지망생들도 만화가 아닌 게임계 쪽으로 진출하길 선호한다고 하니 국내 만화계의 열악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드래곤볼]의 상륙이래 국내 만화시장을 점령한 일본만화의 독주는 어지간해서는 멈추지 않을 듯 싶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한국의 만화가들은 웹툰으로 방향을 틀거나 아예 일본 만화계를 노크해 활동 무대를 바꾸는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 만화계의 저력은 국경을 초월한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맹위를 ..

비밀의 요리책 - 욕망이 빚어낸 허상의 진실

비밀의 요리책 -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레드박스 종교라는 이름의 허울아래 온갖 악행이 신의(神意)로 포장되어 자행되던 중세 유럽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문학장르와 영화속에 좋은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상당수는 비밀결사나 수수께끼의 고문서 등 다분히 역사의 그림자속에 숨어있던 미스테리로서 다뤄지고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같은 작품들이 이에 속한다. 이제 소개할 엘르 뉴마크의 [비밀의 요리책] 역시 15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팩션으로서 금서와 종교적 금기,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얽히고 섥힌 중세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비밀의 요리책]은 거리의 소매치기에서 견습 요리사로 발탁된 루치아..

루머의 루머의 루머 - 소문, 그 무시무시한 파괴력

루머의 루머의 루머 -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내인생의책 '자살'. 2000년대 한국 사회를 흔드는 최대의 화두다. 한때 인기정상을 달리던 톱탤런트에서부터 일국의 전직 대통령까지 극단의 선택으로 연달아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자살. 왜 자살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는 것일까? 주변 사람들이 만약 그들의 결심을 미리 알았더라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지는 않았을까?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사소한 허풍으로 시작된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기야 한 평범한 여학생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리는 게 되는 메커니즘을 그럴싸하게 묘사한 책이다. 돌을 던지는 아이들은 장난일지언정, 정작 그 돌에 맞는 개구리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 했던가.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보다 특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소설과 영화의 몇가지 차이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문학동네 데이빗 핀처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나이를 역행하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연대기적인 구성으로 그려낸 일종의 판타지였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걸출한 두 스타의 출연만큼이나 큰 기대를 모았던 건 역시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을 얼마나 잘 각색했는가였다. 결과적으로는 배우들의 실제 나이를 초월한 극강의 분장술과 CG기술이 가장 화제가 되었지만. 영화를 재밌게 본 관객이라도 2시간 50분의 부담스런 러닝타임과 대조적으로 원작은 짧다면 아주 짧은 단편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렇다. 두툼한 책의 두께를 보고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대서사극을 기대하는 독자들을 위해 미리 초..

러프 - 아다치 미츠루의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 저마다의 인생을 한장의 그림으로 생각할 때 대충 그린 스케치로 명화가 나올 수는 없겠지. 거칠어도 괜찮다. 다소 조잡해도 돼 하지만 벌써부터 조그맣게 얼렁뚱땅 그릴 생각은 마라. 스케치를 반복해라. 미완성! 바로 그게 너희들의 무기다. - 한 소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해 늘 해오던 수영부로 입단한다. 수영장에서 마주친 한명의 소녀. 그녀는 소년에게 '살인자!'라는 황당한 말을 내뱉고 총총히 사라져간다. 이제 갓 어린티를 벗은 소년이 입학하자마자 살인자라는 심한 말을 들을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러프]의 초반부는 매우 흥미로운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시작된다. [H2], [터치] 등 걸작으로 불리는 스포츠 만화의 대가 아다치 미츠루의 [러프]는 수영을 하는 젊은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만화다. 물론 기존의 작품들..

리얼 - 절망 가운데서 희망을 건지다

걸을 수 없다고 해서 인간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 리얼 중에서 - '농구가... 하고 싶어요'... 아마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슬램덩크]를 읽은 독자라면, 한때 탈선의 길로 접어들었던 정대만이 가슴속 깊은곳에 담아두었다가 고백하는 이 한마디의 대사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할 경험을 하셨을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는 '농구'에 대한 열정, 그 자체였다. 7년에 걸친 긴 연재끝에 허무하다 싶을만큼 갑작스런 종결로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이노우에는 이후 [버져비터]로 가볍게 몸을 푸는가 싶더니만 [베가본드]로 화가의 경지에 오른 놀라운 작화솜씨로 또한번 감탄을 자아내었다. 하지만 팬들이 그토록 기다려 마지 않는 [슬램덩크]의 속편은 아직도 나오지..

마스터 키튼 - 세상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휴머니즘적 시선

옥스퍼드 대학 졸업, SAS의 서바이벌 교관, 이란 대사관 인질사건 해결, 포클랜드 전쟁 참전... 현 보험조사원 겸 대학 시간제 강사, 그리고 고고학자. 바로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 다이치 키튼의 프로필이다. 이혼한 아내 사이에 둔 조숙한 딸 하나, 그리고 젊은 여자들에게 추근대는 취미를 가진 동물학자 아버지를 두고 있으나 늘 일 때문에 바쁜 사나이. [마스터 키튼]은 [몬스터], [20세기 소년] 등 스릴러 만화의 거장인 우라사와 나오키를 스타덤에 올린 또하나의 걸작이다. 문무를 겸비한 남자 키튼이 보험회사의 프리랜서 해결사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단편 형식으로 묶어낸 이 작품은 지적인 능력도 우수하지만 상황대처 능력이 탁월한 그의 판단력 덕분에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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