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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만화/ㄹ,ㅁ,ㅂ 34

변신로보트 - 80년대를 풍미한 로봇 피닉스 K를 아십니까?

한국 로봇 만화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 가운데는 [달려라 마징가 X]나 [황금불사조와 라이징가]처럼 아예 캐릭터를 대놓고 카피한 것이 있는가 하면, 일본 메카닉을 토대로 이를 변용해 나름의 리폼을 거친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저작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둘 다 바람직 한 것은 아니나 후자의 경우 모방에서 오는 키치적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198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김은기 작가의 [변신로보트]가 있다. 우선 이 작품은 현대코믹스 레이블의 대표적인 로봇 만화로서 다수의 시리즈를 양산한 바 있는데, 1편에 해당하는 작품의 표지에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발키리 일러스트가 당당하게 그려져 있다 -_-;;; 문제는 이 작품의 등..

로봇 삼국지 - 김삼 화백의 시니컬한 명랑 로봇만화

현재 50대의 남성들에겐 전설같은 만화가 있다. 이석 작가의 [철인 삼국지]다. [악동이]로 유명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희재 이사장이 한 잡지의 공모전에서 2등으로 당선되어 이정문 화백의 문하생으로 들어간 계기도 [철인 삼국지]를 모사해 보낸 그림이었을 만큼 당대에 있어서는 대단한 인기작이었다. 그런데 이종진 작가의 [철인 28호]나 김산호 화백의 [라이파이] 같이 당대 초히트를 기록한 작품들이 드문드문 개인 소장가들의 서가에 남아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철인 삼국지]는 가히 '전설의 고향'급으로 그 실체가 무형문화재 수준이다. 왜일까. 1972년에 발생한 정모군 자살사건이 그 원인일게다. 만화계의 분서갱유라 불릴만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이 사태는 사건의 당사자인 정모군이 평소 '장비'가 죽은..

마징가 제트와 신비의 로보트 미넬바 엑스 - 마징가 제트의 로맨스를 추억하다

어린 시절 최고의 인기작이었던 [마징가제트].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영된 에피소드는 거의 다 챙겨봤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별로 없다. 반대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그만큼 어린 시절에도 큰 인상을 준 내용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다. 그 중 하나가 바로 38번째 에피소드인 '수수께끼의 로봇 미네르바X (謎のロボット ミネルバX)'편이다. 이 작품은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독특한 에피소드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로봇간의 사랑'이라는 기이한 소재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닥터 헬이 여성형 기계수 미네르바X를 만들어 출격시킨다. 그런데 미네르바 X는 마징가와 맞닥드리자 싸움을 회피하고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기절(!)한다. 알고보니 이 로봇은 카부토 쥬죠 박사..

람보 (코믹스) - 헐리우드 영화의 코믹컬라이징을 추억하며

저작권 개념이 거의 없던 시절에는 극장가의 영화들을 만화로 컨버젼하는 관행이 유행처럼 번졌다. 주로 1980년대 중후반이 전성기였지만 70년대에도 [대부]가 대본소용 성인만화로 출간되거나 [스타워즈]의 코믹스판이 나오는 등 그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컨텐츠만 빌린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작화 실력도 꽤나 수준급이어서 단순한 흑역사로 덮어버리기엔 좀 아까운 부면이 있다. 1980년대에는 소년 만화지의 성장과 함께 단기 연재방식으로 많은 작가들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형배 작가는 [인디아나 존스] 1,2편을 그렸고 박동파 작가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6편을, 장태산은 [배트맨], [구니스], [그렘린] 등의 작품들을 연재해 많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극장가가 ..

브이 - 전설적인 미드의 한국식 로컬라이징 코믹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기억속에 깊이 각인되는 영화 속 장면들이 있다. 가령 [용쟁호투]의 이소룡이 현란한 쌍절곤 묘기를 선보이는 장면이나 [십계]에서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 최근에 와서는 [트랜스포머]의 고속도로 변신장면 같은 것들 말이다. 필자는 여기에 1983년작 미니시리즈 [브이]를 포함시키고 싶다. [브이 V]는 NBC 방송에서 2부작 시리즈로 제작해 북미지역에서만 35%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올린 작품이다. 이듬해 후속편인 3부작 [브이: 최후의 전투]는 전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모아 전 세계에 [브이] 신드롬을 일으키게 된다. 총 5부작에 달하는 미니시리즈의 대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은 아예 이 시리즈를 TV 정규방송으로 편성해 19부작 드라마로 방영하기까지 했다. 국내에서는 1985년 8월 KBS ..

로보트 태권브이 대 썬더A - 로봇만화에 대한 사내아이들의 극대화된 욕망

아주 어렸을때의 기억이다. 그러니까... 대략 국민학교 1,2학년 때 즈음.. 워낙 허풍과 과장과 상상력이 결합된 시기이니만큼 당대 사내아이들에게 최고의 화두였던 로봇에 대해서도 수많은 허언들이 오고 갔다. 이를테면 미국의 한 박물관에는 그레이트 마징가가 있다느니 그 옆에 그렌다이저가 서 있다느니 하는 말들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허풍들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헛소리이긴 해도 그 근거가 전무했던건 아니라는 얘기다. 우선 나가이 고의 코믹스판 [그렌다이저]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레이트 마징가가 베가성의 친위대장 바렌도스에게 탈취당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학요새연구소에 있을 그레이트를 어떻게 탈취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그레이트 마징가가 로봇 전시장에 있었기 때..

로보트 태권브이와 타이자 - 그렌다이저, 태권브이를 만나다

* 지난 리뷰(바로가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렌다이저]가 TBC를 통해 방영될 시점에 이미 국내에서는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그렌다이저 관련 만화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대표적인 작품이 과거 대본소용 단행본 [마진Z와 해저왕국]을 내놓았던 이덕송 작가의 [대철인과 정복자]이다. 이 작품은 그렌다이저와 아주 닮은 로봇을 쇠돌이(가부토 코우지)가 조종하는데, 정작 내용은 [그레이트 마징가]을 담고 있다. TBC방영 이후에는 더 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는데, 이를테면 이서방문고를 통해 발간된 오영한 작가의 [무적의 로봇다이저]나 김영철 작가가 각색과 그림을 그린 [그랜다이저]가 있다. [무적의 로봇다이저]는 나가이 고의 코믹스 버전을 개작한 것인데, 이 작품에서는 더블마징가가 탈취당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마징가 제트: 피라밋 요새의 비밀 - 원작을 능가한 한국산 마징가의 역사

슈퍼로봇물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된 [마징가 제트]는 국내에서도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의 원작자가 일본의 나가이 고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나가이 고가 자신의 대표작 [데빌맨]에 주력하기 위해 정작 [마징가 제트]는 날림으로 작업했다는 걸 고려하면 국내에서 맹위를 떨친 마징가의 위용은 실로 기이하기까지 한 현상이라고 하겠다. 이에 이 시간에는 국내에 출간된 [마징가 제트]의 역사를 되짚어 봄과 동시에 이번 리뷰의 메인이 될 [마징가 제트: 피라밋 요새의 비밀]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 발간된 최초의 [마징가 제트]가 뭔지는 나로서도 잘은 모르겠다. 나가이 고의 원작이 일본에서 발간된 게 1972년이니 국내에 슬며시 들어온 해적판 내지는 대본소용 만화가 존재했을 개연성은 충..

무적의 용사 황금날개 - 모방과 창조 그 어디 즈음

요즘은 미국계 슈퍼히어로들의 전성시대다. 몇 년전 까지만해도 ‘아이언맨’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내한했을 때도 누구 하나 공항에 마중나가지 않았던 한국에서 이젠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그래픽 노블을 쉽게 사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신호다. 좋든 싫든간에 이제 미국의 슈퍼히어로물은 글로벌적인 문화가 되었고 수십년간 이어져 온 그 거대한 팬덤의 즐거움을 마땅히 즐길 권리가 우리에게도 있다. 허나 안타까운 점도 없지 않다. 상대적으로 넘쳐나는 외국 슈퍼히어로와는 달리 한국의 토종 히어로라고 불릴만한 캐릭터를 접할 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각시탈]이나 [..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마왕 - 1000원짜리 만화책, 1500만원이 되다

운영진들의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운영방식 때문에 탈퇴한지 꽤 되었다만 코베이라는 사이트에 가면 지금은 구하기 힘든 옛날 만화들이 경매에 속속 올라온다. 멸시받던 우리 고유의 컨텐츠들이 재조명받으면서 진가를 인정받는 것을 보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반면, 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얄팍한 장사치들의 모습도 썩 보기 좋진 않다. 작년인가… 차성진 작가의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마왕]의 원고가 1500만원에 경매가가 시작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실 외국과는 달리 작가의 원화가 보존되는 일이 극히 드문 한국의 현실상 그나마 가장 마니아층이 두터운 태권브이 작품의 오리지날 원고가 나왔으니 관심을 받는건 그럴수 있다쳐도 도대체 1500만원이라는 가격은 뭘 근거로 책정한 것일까. 아마 기억으로는 이 일이 신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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