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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 2 - 만화같은 액션에서 밀리터리 액션으로

페니웨이™ 2013. 3.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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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머즈의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은 평단과 흥행 모두 신통찮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작품치곤 제대로 된 CG도 보여주지 못했고 다양한 캐릭터를 작품속에 녹여내는데에도 실패했지요.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면 그건 바로 이병헌일겁니다.

사실 비나 박중훈, 박준형, 장동건, 배두나 등 많은 한국 배우들이 헐리우드로 진출했지만 누구하나 성공적인 정착을 한 배우는 아직 없습니다. 그나마 비는 자신이 타이틀롤까지 맡은 [닌자 어쌔씬]을 찍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죠. 반면에 영화내내 복면이나 쓰고 다니며 그저 그런 동양인1에 지나지 않을거라 예상했던 이병헌은 악역에 조연급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못할 존재감을 뽐내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스톰쉐도우를 구축하는데 성공합니다.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지.아이.조 2]는 전편의 주연급 배우들을 대거 교체한 속편으로 전편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조금은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일단 조셉 고든-래빗이나 시에나 밀러 같은 주연배우들이 빠졌고 그 자리를 드웨인 존슨과 브루스 윌리스 등의 중량감있는 배우들로 채웠습니다. 사실 이 배우들이 티켓 판매량을 확실히 보장하는 스타들이라곤 볼 수 없지만 적어도 [지.아이.조]라는 프렌차이즈를 유지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배우들이죠.

ⓒ Paramount Pictures, Metro-Goldwyn-Mayer (MGM), Skydance Productions . All rights reserved.

[지.아이.조: 2]의 내용은 전편과 연결됩니다. 극비리에 수감중인 코브라 사령관이 탈출하고, G.I.JOE팀을 괴멸하려는 가짜 대통령(잘탄)의 음모에 맞서 살아남은 대원들이 G.I.JOE의 창시자 조 콜튼과 퇴역 대원들을 규합해 반격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전편에서 이어지는 불필요한 곁가지는 과감히 제거되는데, 이를테면 데스트로나 듀크 같은 캐릭터를 초반부에 빼버린 건 나름 현명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의외라고 생각할 부분은 이병헌의 비중이나 극 중의 역할일텐데, 실제로 원작에서도 스톰쉐도우는 단순한 악역이 아닙니다. 스승의 살인범을 찾기 위해 위장잠입한 인물로 조금은 복잡한 감정선을 지닌 인물로 설정되어 있지요. 따라서 시리즈 3편까지 한방에 계약을 따낸 이병헌의 선택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자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슬슬 스톰쉐도우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하니까요.

ⓒ Paramount Pictures, Metro-Goldwyn-Mayer (MGM), Skydance Productions . All rights reserved.

[지.아이.조 2]는 개연성이나 짜임새 따윈 저 멀리 날려버리고 그저 시원하게 분탕질을 해대는 악당과 우리편의 좌충우돌 액션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팝콘무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합니다. 만화같은 액션을 보여준 전작에 비해 볼거리가 딱히 줄어든 것 같지도 않고 (특히 런던 중심부 폭파씬은 전편의 에펠탑씬 보다도 더 임팩트가 강하더군요) 오히려 CG를 줄이고 밀리터리 액션물의 아날로그 적인 투박함이 살린 것이 본 작품의 스타일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물론 그 이상을 기대하기엔 무리입니다. 어차피 장난감을 팔아먹으려는 영화일 뿐 간신히 평타를 친 수준에 불과하니까 말이죠. 인물들 간의 개성을 잘 살려야 하는 캐릭터 무비의 성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남자아이들의 바비인형인 G.I.JOE 장난감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는게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겠지만요.

 

P.S:

1.3D 재촬영을 위해 1년간 개봉을 늦췄는데도 딱히 3D가 큰 장점을 주진 못하더군요.

2.코브라 진영의 새 악당인 파이어플라이 역으로 레이 스티븐슨이 합류했습니다. 이 양반 제대로 정장을 입었을땐 꽤나 중후한 신사처럼 보이던데, 이 영화에서는 싸이코 같은 폭파광으로 등장하더군요. 국내에 알려진 작품으로는 [퍼니셔 2] 정도가 되려나요.

3.정두홍이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다는건 뻥입니다. 단순한 이병헌의 대역이에요.

4.북한 유머는 흥미로웠습니다. 요즘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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