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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99

아이언맨 2 - 어벤저스를 위한 값비싼 예고편

역시나 스토리가 문제였다. [다크 나이트]급의 돌연변이 걸작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지만 [스파이더맨 2], [인크레더블 헐크], [슈퍼맨 2: 도너컷], [엑스맨 2] 등 유독 속편에 강세를 보여왔던 슈퍼히어로물의 전통에 비추어 볼때 [아이언맨 2]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마블 코믹스의 팬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포만감을 안겨주었던 전작의 완성도를 놓고 보면 적어도 속편은 이보다 낫거나 최소한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언맨 2]의 초반 1/3, 모나코의 레이싱 경기장에서 위플래시와 토니 스타크가 첫 대면을 하는 순간까지의 느낌은 그러니까.. 정말 좋다. 팔라듐 코어의 부작용으로 점차 죽어가는 토니 스타크의 고뇌와 코어 원천기술을 토니의 부친인 하워드에게 빼앗긴 ..

영화/ㅇ 2010.05.03

[아이언맨 특집]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아이언맨 이야기

1960년대 초, 마블사 편집자 겸 작가인 스탠 리는 '순수한 자본주의자 스타일‘에 입각한 캐릭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부유한 플레이보이 사업가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슈퍼히어로가 된다는 기본적인 설정으로 세계관을 잡아나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 딱 부합하는 인물이 현실세계에도 존재했다. 하워드 휴즈. 헐리우드의 파워맨이자 사업가, 발명가, 모험가, 그리고 억만장자에 바람둥이인 그는 신비로운 사생활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스탠 리가 구상한 인물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인물이었다. 아이언맨의 캐릭터 구상에 대해 스탠 리는 훗날 이렇게 회상한다. ’미치광이가 된다는 것만 빼면 (토니 스타크는) 딱 “하워드 휴즈”였죠‘. 마침내 1963년 3월, Tales of suspence지 39권에 스탠 리와 작화가 돈..

영화/ㅇ 2010.04.29

괴작열전(怪作列傳) : 슈퍼소닉맨 - 스페인산 슈퍼히어로의 비애

괴작열전(怪作列傳) No.93 흔히들 유럽 영화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영화를 떠올리게 됩니다만 스페인 영화 역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1896년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프랑스인인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영화를 공개한 이듬해 스페인 사람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실사영화(實寫映畵)가 제작되어 영화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영화는 철저한 가톨릭 국가라는 신앙적 규범에 더해 프랑코 정권 하에 이루어진 표현의 제한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 영화들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크게 부각되지 못한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오늘날에 있어서도 국내 팬들에게 스페인 영화는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만약 스페인..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1부)

K-League에 소속된 현 포항 스틸러스는 1984년 포항제철 돌핀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축구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적부진에 시달리던 포항제철팀은 그 이듬해인 1985년 충격적인 처방을 단행한다. 팀이름을 '포항제철 아톰즈'라고 개명하며 팀의 마스코트도 아톰으로 변경해버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기업인 포항측에서 자사 축구팀의 마스코트로 일본의 국보급 캐릭터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저작권 개념따윈 둘째치더라도 꼭 아톰이어야 했을까하는 의문과 더불어 겉으로는 일본문화를 배척하면서 어느덧 스며든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를 가늠케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포항제철 아톰즈는 1997년이 되어서야 저작권 문제로 인해 팀명과 마스코트를 다시 바꾸기에 이른다. 이렇듯 ..

괴작열전(怪作列傳) : 퓨마맨 - 이탈리아산 슈퍼히어로의 비애

괴작열전(怪作列傳) No.92 리처드 도너 감독의 1979년작 [슈퍼맨: 더 무비]는 전 세계의 영화 제작자들에게 있어 일종의 꿈을 현실화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헐리우드의 자본과 기술력만큼의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의 나라들에게 있어 그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여전히 꿈에 불과한 것이었지요. 일례로 언젠가 괴작열전에서 소개해 드렸던 [터키 슈퍼맨]과 같은 영화들은 꿈은 있으나 돈이 없는 사람들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영화 산업이 한풀 꺾인 이탈리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전세계 영화시장을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영화가 석권하고 있습니다만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영화는 상당히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네오 리얼리즘'으로 대표되는 ..

괴작열전(怪作列傳) : 슈퍼 노이피 - 필리핀 슈퍼히어로 영화 속 산다라 박의 모습은?

괴작열전(怪作列傳) No.88 제가 개타고 말장사 하던 시절에는 여성 아이돌 그룹하면 젤 먼저 SES니 핑클이니 하는 가수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만 요즘은 '소녀시대'니 '원더걸즈'에 10대도 아닌 삼촌부대가 열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아이돌 가수에 대한 관심도가 요즘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지라 그 흔한 가요 프로그램도 시청을 안합니다만 소문에 의하면 요즘은 또 '2NE1'이 대세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느닷없이 괴작열전에 왜 가수 얘길 꺼내냐고 하실 분들.. 어허, 좀만 기둘리시라니까. 다 이유가 있다능. 암튼 2NE1이 라이브에 강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소문도 있고해서 잠깐 짬을 내서 노래도 좀 듣고 이들 구성원을 좀 살펴봤습니다. 근데, 좀 낯익은 이름이 두 개나 있더군요. 그 중 하나는 ..

엑스맨 특집 #5 :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비하인드 스토리

엑스맨 특집 #5 마이클 베이의 히트작 [트랜스포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프레디 크루거는 발톱이 4개지, 저건 3개잖아. 이건 울버린이라구!' [엑스맨] 3부작이 완성되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캐릭터는 역시나 울버린이었다. 울버린은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 휴 잭맨을 스타덤에 올렸고 무엇보다 '엑스맨'을 대표하는 메인캐릭터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원작의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마지막 영화였지만 엑스맨 영화는 계속 준비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먼저 수면위로 떠오른 작품이 [엑스맨 탄생: 울버린] (이하 울버린) 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엑스맨 4]가 아니라 스핀오프로 분류될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엑스맨'이라는 팀이 아닌 '울버린'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

엑스맨 특집 #4 : 엑스맨 3 - 과도한 액션에 묻혀버린 소수성의 고뇌

엑스맨 특집 #4 [엑스맨 2]는 3편의 제작을 기정사실화 한 의미심장한 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이 시점에서 폭스의 중역들과 제작자 및 팬들은 3편의 연출을 브라이언 싱어가 맡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싱어 자신도 '다른 영화를 찍고나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모아서 3편을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언젠가는 이 시리즈와 작별하겠지만 그래도 그때까진 즐기고 싶다'며 3편의 연출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하 [엑스맨 3]로 표기)의 제작이 가시권에 들어올 무렵, 팬들은 경악할 만한 소식을 듣게 된다. [엑스맨 1,2]의 주역인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작곡가 존 오트만을 비롯, 각본가인 댄 해리스와 마이클 도허티 등 [엑스맨]의 핵심 스탭들을 몽땅 이끌..

엑스맨 특집 #3 : 엑스맨 2 - 마이너리티를 대변하는 성공적인 속편

엑스맨 특집 #3 [엑스맨]은 1편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미 속편을 염두해 둔 작품이었다. 제작자들은 [엑스맨]이 007 시리즈 같은 프랜차이즈가 되길 희망했는데, '엑스맨' 원작의 역사와 무궁무진한 캐릭터의 숫자를 헤아려 볼때 이같은 희망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엑스맨] 1편이 예상 밖의 메가톤급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일부 관객들은 이 작품에서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느낌은 이듬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이 개봉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엑스맨]은 풍부한 드라마와 지적인 흥분 요소가 잘 스며든 작품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슈퍼히어로물의 장르적 특징 중 하나인 스팩터클이 빈약했던 것이다. 따라서 브라이언 싱어의 다음 목표는 전편을 뛰어넘는 스팩터클과 보다 입체화 된 캐릭터들을 ..

엑스맨 특집 #2 : 엑스맨 - 편견과 불관용의 사회상을 판타지로 녹여내다

엑스맨 특집 #2 1.엑스맨, 영화화가 논의되다. '엑스맨'의 영화화가 처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89년이었다. 이는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이 경이적인 흥행기록을 세움으로서 슈퍼히어로물의 상품적 가치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실제로 독일의 영화 제작자 베른트 아이힝거는 마블 코믹스의 또다른 히트작 '판타스틱 4'의 판권을 확보해 영화화를 추진하고 있었고 그밖에도 다양한 원작만화속의 슈퍼히어로들이 스크린 데뷔를 할 단계를 밟고 있었다. '엑스맨'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케롤코 픽쳐스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다. 하지만 스탠 리와 영화화의 각색 과정을 합의해 나가던 이들의 계획은 결국 좌절되었는데, 제임스 카메론이 [스파이더맨] 프로젝트로 관심을 돌렸고, 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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