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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트랜스포머, 80년대로의 회귀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언젠가는 질릴 때가 온다. 마이클 베이의 2007년 작 [트랜스포머]는 말 그대로 ‘화면의 경이’ 였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내리막길을 달렸다. 급기야 다섯 번째 작품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대충 만들어도’ 얄미울 정도로 흥행만은 성공했던 전작들의 전통에 종말을 고했다.

한번 잃은 신뢰를 되찾기란 쉽지 않다. 마이클 베이는 “다음 번엔 다른 사람이 맡을 것”이라던 감독직을 다섯 편의 시리즈를 만든 -좀 심하게 표현해서 시리즈를 다 망쳐놓은- 다음에야 내려놓았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첫 번째 스핀오프로 기획된 [범블비]는 [쿠보와 전설의 악기]로 호평 받은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회생의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신임 감독은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을까?

이베이를 통해 물건을 사고 파는 시대인 21세기의 [트랜스포머]와는 달리 [범블비]의 배경은 1980년대다. 이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트랜스포머’가 북미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바로 그 시대적인 배경이라는 점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통칭 ‘G1’으로 불리는 초기 ‘트랜스포머’의 정체성을 따라 가려는 의도다.

실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이버트론 장면의 오토봇과 디셉티콘들은 80년대 트랜스포머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시킨 것이다. 디셉티콘의 3인방(사운드웨이브, 스타스크림, 쇼크웨이브)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줌 아웃되는 장면은 불과 5초 남짓 되는 짧은 시퀀스에 불과하지만 G1의 골수팬들에게 있어서는 전율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으니, 이 작품이 얼마나 팬심에 충실하기 위해 고민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사운드웨이브의 가슴에서는 카세트테잎 형태의 래비지가 사출된다. 사실 이러한 설정은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서도 활용되긴 하지만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각색되어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한 반면, [범블비]에서의 래비지는 G1에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해 냈다. 사실 래비지의 존재가 G1에서 사운드웨이브를 능가하는 비중을 차지했던 걸 생각하면, 이러한 [범블비]의 방향성은 G1의 팬들에게 있어 굉장히 고마운 부분일 수 밖에 없다.

단순히 로봇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정서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로 대변되는 80년대 가족 오락영화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오마주 하며, 망가진 범블비의 목소리를 대신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80년대 올드팝에 대한 노골적인 예찬이다. 아마도 마이클 베이 이전에 ‘트랜스포머’가 실사화 되었다면 이랬을테지 라는 느낌이랄까.

[범블비]는 그 옛날 ‘트랜스포머’를 보고 자란 그 세대의 유년기에 맞추어 서사의 눈높이를 최대한 낮췄다. 덕분에 논리적인 허점도 있으며 개연성도 떨어지지만 아서왕의 전설과 트랜스포머를 연결시키려 했던 마이클 베이의 황당무계한 시도와 비교하자면 이쪽이 백배는 낫다. 오히려 어느 쪽이 더 유아적인가를 따진다면 굳이 답이 필요치 않을 정도다.

액션의 분량이 많지 않으나 애초에 피아 식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쇳덩어리의 육박전에 불과했던 전작들과 달리 확실한 타격감과 안무를 통해 집중도를 높혔다. 확실히 [트랜스포머] 1편의 그 엄청난 경험에는 못 미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초반 블리츠윙과의 격전만으로도 ‘트랜스포머’의 이름이 아깝지 않다고 느꼈다.

아쉬움도 있지만 [범블비]는 블록버스터의 요란함 보다는 ‘드디어’ 소년(혹은 소녀)의 성장이라는 서사로 돌아온 [트랜스포머]다. 모처럼 정서적인 측면을 만족시키면서도 눈요기도 부족함이 없는, 진짜 [트랜스포머] 말이다.

오픈케이스

리뷰에 사용된 [범블비] 일반판 블루레이의 초도한정버전에는 아웃케이스를 제공한다. 또한 부가적으로 범블비와 찰리가 마주보고 있는 렌티큘러와 ‘섹터 7 어드벤처스’라는 16p짜리 코믹북이 포함되어 있어서 일반판 치고는 굉장히 알찬 구성을 보여준다.

블루레이 퀄리티

범블비의 화질은 대체적으로 큰 단점은 없다. 어두운 조명 하에서의 몇몇 장면들에서 미세한 암부 노이즈가 관찰되긴 하는데, 그리 거슬릴 정도는 아니니 무시해도 좋다. 평균 비트레이트는 27.1Mbps로 준수한 편.

특히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로봇들의 미세한 부품들과 패널라인 및 관절의 조합들로 인해 화면상에 표현되는 디테일의 복잡함이 다른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범블비]는 정교하게 디자인된 로봇들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놓치지 않는다. 비교적 어두운 사이버트론 시퀀스에서도 수많은 트랜스포머들의 고유 색상을 선명하고 강렬하게 포착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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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벙블비] 블루레이는 1.78:1의 화면비로 간만에 블랙바 없이 꽉찬 화면으로 영화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가시적인 화면이 커진 덕분에 액션 장면도 시원시원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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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디오 규격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모름지기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위한 최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오프닝의 사이버트론 시퀀스를 시작으로, 군인들과의 총격전, 이어지는 블리츠윙과의 대결에 이르기까지 쉴 틈 없이 몰아 붙이는 액션에서 놀라우리만치 엄청난 박진감이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온다. 각각의 액션 시퀀스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효과음을 정확하고 충실하게 재현해 내며 이로 인한 방향감과 현장감이 강렬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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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80년대 히트곡들이 자주 인용되는데, 이들 올드팝이 주는 풍미도 깊고 명료하게 들린다. 대사 전달력에 있어서도 센터의 우선 순위를 잘 유지하여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잘 이루어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페셜 피처

[범블비]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은 특이하게도 삭제 장면과 추가 장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여담이지만 [범블비]는 추가 촬영을 통해 최종본을 확정 지은 작품이기도 한데, 추가 촬영 전의 테스트 스크리닝 판본과 최종 판본의 차이는 [범블비]가 얼마나 기존 [트랜스포머]와 연계성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하겠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서 본 블루레이에 수록된 삭제장면 및 추가장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Original Opening: 테스트 스크리닝에서 사용된 오리지널 오프닝으로, 딜런 오브라이언이 목소리를 맡은 범블비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인간을 구하기 위해 파견된 범블비가 작살에 맞은 채 인간들에게 쫓기는 상황을 긴박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이 순간 범블비는 ‘인간은 구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오프닝은 추가 촬영된 사이버트론 시퀀스로 변경되었다.

◎ Drive to Karate: 찰리가 아르바이트 하는 유원지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남동생을 카라데 도장으로 데려다 주는 장면. 남동생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자전거 뒤에 메달려 가는데 이는 다분히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대한 오마주로 보인다. 이후 유원지에서 같이 알바를 하는 브랜다와 리즈가 찰리와 함께 수다를 떠는 장면이 나오는 데 최종판에서는 두 친구의 분량이 아예 삭제 되었다.

◎ Birthday Present: 찰리가 생일선물로 헬멧과 책을 선물 받는 장면의 분량이 조금 늘어났다. 엄마가 헬멧을 선물하면서 남동생을 봐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는데, 생일선물로 인해 짜증이 난 찰리가 노란색 비틀을 얻으러 담판을 지으러 가기 전에 동생에게 꼼짝말고 있으라며 윽박 지르는 장면이 추가되어 있다.

◎ Car Wash and Beetle Breakdown: 바로 위의 장면과도 어느 정도 연계성이 있는데, 비틀을 선물로 받아 온 찰리가 심통이 난 남동생을 설득해 세차를 하고 거리로 시운전을 나갔다가 그만 차가 퍼지는 바람에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장면이 담겨 있다.

◎ Charlie Drops off Mona and Conan: 강아지를 수의사에게 데려가기 위해 비틀을 몰고 나온 엄마를 찰리가 집에 모셔다 드리고 나서 해변가에서 범블비를 훈련시키는 장면. 해변에서 갑자기 변신하는 바람에 찰리가 모래를 뒤집어 쓰게 되는데, 최종판에서는 범블비가 머리를 대충 털어주는 것으로 끝나지만 추가된 장면에서는 찰리를 번쩍 들어 거꾸로 탈탈 털어버리는(…) 장면이 들어있다.

◎ Decepticons Inspect the Armory: 섹터 7의 창고에서 대기 중이던 디셉티콘 셉터와 드롭킥이 미군들의 무기를 보면서 수다를 떠는 장면. CG의 후처리 작업 전에 삭제된 탓인지 초기 CG 상태로 수록되어 있다.

◎ Drive to Cliff: 해변가를 드라이브를 하던 찰리와 메모가 해안 절벽에 멈춰 서서 벌어지는 장면. 찰리의 알바 동료인 브랜다와 리즈가 그토록 험담하던 티나와 친해지고 싶어 공짜 핫도그를 줬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역시나 브랜다와 리즈 캐릭터의 분량이 통 편집되면서 삭제된 듯 하다.

◎ Sector 7: 섹터 7에서 대기 중이던 셉터와 드롭킥이 에너존 스파이크를 감지하는 장면.

◎ Appliance War: 집안에서 사고를 치던 범블비가 감전되면서 대량의 에너존이 방출되자 집안의 온갖 가전제품들이 트랜스포머화 되자 찰리와 메모가 사력을 다해 이들을 때려 잡는다.

삭제 장면과 추가 장면 외에도 몇 가지 부가 영상이 실려 있다. 그 중 ‘California Crusin' Down Memory Lane’는 약 20분 간의 가장 긴 러닝타임을 지닌 메이킹 필름이다. 여기에서는 영화를 관통하는 주요 정서인 ‘1980년대’를 재현하기 위해 공들인 여러 부면들을 소개 한다. 그 중에는 세트장과 소품,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로케이션 장소 등이 있는데 메모와 찰리의 방에 꾸며진 소품은 실제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의 방에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한다. (근데 창피해서 그게 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고…-_-;;;)

‘Bee Vision: The Transformers Robots of Cybertron’은 영화의 최고 명장면인 사이버트론 시퀀스를 다시 한번 보여주면서 그 장면들 속에 등장했던 각각의 트랜스포머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The Stars Align’은 [범블비]의 두 주역인 헤일리 스테인필드와 존 시나의 캐스팅에 대해 다룬다. [트랜스포머]의 샤이아 라보프가 워낙 완벽한 캐스팅이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에 준하는 배우를 물색하기 위해 꽤나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 때 마침 나온 영화가 [지랄발광 17세]였고 헤일리는 즉각 캐스팅 1순위의 물망에 올랐다고 한다. 실제 헤일리는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며 기존 [트랜스포머]에서 소모적이었던 여성관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고, 존 시나 역시 직관적인 군인 역할에 걸맞는 유머스러한 캐릭터로 손색없는 연기를 해냈다.

‘The Story of Bumblebee’는 짧지만 꽤 중요한 부가영상으로 범블비가 과연 어떤 캐릭터인가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생각하는 [범블비]는 범블비의 여정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가 아는 범블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얼마나 은유적으로, 얼마나 현실적으로 범블비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느냐가 영화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였다고.

부가영상 목록

- Agent Burns: Welcome to Sector (00:49)
- Sector 7 Adventures: The Battle at Half Dome(9:17)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Original Opening (2:03)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Drive to Karate Class(2:39)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Birthday Present(2:14)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Car Wash and Beetle Breakdown(2:31)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Charlie Drops off Mona and Conan (1:04)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Decepticons Inspect the Armory(00:53)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Drive to Cliff(2:28)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Sector 7(00:40)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Appliance War (4:25)
- Outtakes: Burns Meets Bee(1:24) - Outtakes: War Room (2:22)
- Outtakes: There's a Door in My Way (2:07)
- Outtakes: Charlie in Trash (00:40)
- Outtakes: Save the World (2:51)
- Bee Vision: The Transformers Robots of Cybertron (3:57)
- The Story of Bumblebee(3:52)
- The Stars Align (7:02)
- Bumblebee Goes Back to G1(9:59)
- Back to the Beetle (6:17)
- California Crusin' Down Memory Lane (19:54)

총평

혹자는 [범블비]를 리부트라고 하기도 하고, 스핀오프 또는 프리퀄이라 하기도 한다.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다. 확실히 [범블비]는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와 완전히 연을 끊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감독이 교체되면서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왔다는 건 ‘트랜스포머’의 유효기간이 남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시대가 80년대로 훌쩍 앞당겨진 만큼, 앞으로 트랜스포머가 활약할 만한 시간은 충분히 확보되었다. 그 시절 소년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거대 로봇의 로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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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소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조지루카스의 루카스필름 트랜스포머 시각효과와

    디즈니로 인수된 후 루카스 필름의 트랜스포머, 범블비의 시각효과 느낌이 달라진 듯 해서요.

    시각효과가 어느 정도는 영화 스토리에도 영향을 끼치기도 하니까요.

    2019.05.29 10:37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가요? ILM을 따라잡은 (능가한) 회사들은 이미 많습니다만 ILM은 여전히 이 바닥에서는 탑클래스죠.

      2019.06.03 21:23 신고
    • 영화소년  댓글주소  수정/삭제

      ILM을 능가한 회사들은 많지만

      (개인적인 취향일수도 있지만) 스타워즈 클래식. E.T, 백투더퓨처.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1~4편 ..
      외에 많지만 조지 루카스와 스필버그, 존 윌리엄스의 ost까지 따뜻한 추억의 영화들로 기억되거든요.

      루카스가 떠난 인디아나 존스5는 스필버그 감독님이 그대로 연출을 맡는다고 하는데 ..
      팬의 한 사람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2019.07.07 19:42
  2. 나이트세이버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꾸로 들고 터는 게 더 낫지 싶습니다, 낄낄.

    오랜만에 댓글 다네요. 잘 지내시죠?

    2019.06.02 08:23 신고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9.06.02 08:24
  4. 암흑요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이 되었을지?

    2019.06.03 20: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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