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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178

제가페인 - 데이터로 존재하는 인간으로서의 의미

*.이 작품은 내용을 미리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따라서 내용의 일부라도 알기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리뷰를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1999년 영화계의 화두는 단연 [매트릭스]였다. 지금의 삶이 현실이 아닌 가상이고, 실은 컴퓨터에게 기억을 지배당해 말그대로 '배양'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발상은 우리의 삶 자체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가상현실에 대한 끝없는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기억과 존재, 그리고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에 대한 모든 가치관을 바꾸어 놓았다. 워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구상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와 [공각기동대]를 참고하였음을 당당히 밝혔는데, 이같은 80년대 일본 아니메의 사이버 펑크 문화가 녹아있는 [매트릭스]는 아..

기동전사 건담: MS 이글루 - 잊혀져간 지온의 눈물이여

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8 처음 건담이 공중파를 탄지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토미노 감독의 건담외에도 우주세기를 다룬 외전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건담의 세계관은 다변화되어가는 양상을 띄었다. 그 중에서 가중 두드러진 현상은 연방과 지온의 경계를 점차 허무는, 선과 악, 아군과 적군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지 이상과 신념의 차이에 의한 전쟁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점이다. 물론 토미노의 건담 역시 흑백논리에 의한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피해온 것이 사실이나, 기존의 리뷰들에서 언급했듯이 토미노의 건담은 지온을 다분히 적군으로 묘사했고, 오히려 [역습의 샤아]에 와서는 지온의 반(反)지구적인 성격이 더욱 두드러졌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지온을 진정한 건담의 로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다. 그러나 [..

기동전사 건담: 08 MS 소대 - 낭만주의적인 1년전쟁을 말하다

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7 건담월드에 있어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건담 시리즈가 지금까지 뿌리를 내리도록 한 초석은 누가 뭐래도 [퍼스트 건담]일 것이다 .아므로 레이의 지구연방과 샤아 아즈나블로 대표되는 지온공국의 대결을 그린 1년전쟁의 에피소드는 [Z건담], [ZZ 건담]을 거쳐 [역습의 샤아]로 대단원을 내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이드 스토리가 제작되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아므로와 샤아로 대표되는 1년전쟁 에피소드 특히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나 [0080 포켓속의 전쟁] 같은 OVA는 비교적 짧은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과 작화 등 모두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을만큼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아무로와 샤아의 대결만이 [퍼스트 건담] 시대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 매니아들의 건담시대를 열다

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6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관여하지 않은 최초의 건담 [0080: 포켓속의 전쟁](카야마 후미히코 감독,1989)의 성공은 크게 두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건담이 더는 건프라나 팔아먹기 위한 수익성 모델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트랜드로 자리매김 한다는 것, 그리고 토미노의 건담이 남긴 풍부한 설정을 이용해 무수한 사이드 스토리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0080: 포켓속의 전쟁]은 건담의 외전으로서 훌륭한 작품성을 보이기는 했으나, 정통 건담과의 연계성이나 건담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상 미흡한 작품이었다. 건담의 이름을 건 반전(反戰) 드라마의 성격이 더 강한 [0080]은 어떻게 보면 그저 건담의 '이름'만 빌렸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

파이널 판타지 7: 어드벤트 칠드런 - 게임팬들을 위한 최고의 팬서비스

파이널 판타지란 무엇인가? 파이널 판타지. 아마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별로 와닿지 않는 제목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게임을 조금이라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다 들어보았을법한 이름이 바로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이다. 스퀘어라는 조그마한 회사를 일약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제작사로 거듭나게 한 것도 '파판'이 이룬 위대한 업적이다. 현재 11편까지 제작된 ' 파판'은 그간 패미컴, PS, PS2 등 콘솔의 변천사와 더불어 거듭된 변신속에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최장수 시리즈를 기록하는 대업적을 이루었다. 97년 1월, RPG 매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일곱 번째 작품이 발표되면서 가히 컬쳐쇼크에 가까운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그간 콘솔의 성능한계..

로보트 태권브이 - 토종 로봇 애니메이션의 전설

* 읽기전에 :본 [태권브이]리뷰는 2002년,DVD PRIME에 올렸던 글을 리뉴얼 한 것으로서, 당시에는 작품에 대한 리뷰는 고사하고 [로보트 태권브이]라는 작품 자체를 구하는 것 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다른 리뷰들과는 달리 [태권브이]의 경우는 DVD로 접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 DVD제작에 힘써 주신 관계자분들의 노고를 감안하여 DVD전반에 걸친 소개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비트윈'에서 출시한 DVD박스셋을 다루고 있으며 추후 포스팅 될 '디지털 리마스터링 판본'과 비교차원에서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1.태권브이를 접하기까지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두 팔을 곧게 앞으로 뻗..

초속 5센티미터 - 영상미의 한계에 도전하는 신카이 마코토식 연애담

*. 본 작품의 스틸샷은 클릭하셔서 원래 사이즈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1973년생. 2002년 그가 내놓은 는 일약 애니메이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무려 7개월간의 "단독작업" 끝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포토샵이 깔린 컴퓨터 한 대와 단돈 2000만원으로 연출.각본.편집 등 전 과정을 도맡은 1인 제작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이 하나만으로도 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반인의 관점에선 그야말로 괴물같은 제작 능력이 아닌가! 이같은 그의 천재적 재능은 차기작 로 이어져 탄성을 자아내는 배경과 함께 잔잔한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7년에 발표된 는 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특히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환상적인 화면이 특징을 이루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감수성을 자극하는 시간여행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관객과의 친화력이 매우 높은 작품이다. 깔끔한 작화와 동심을 자극하는 감수성, 거기에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코드를 삽입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주제의식도 가미했다. 얼핏보면 한 작품에 너무 많은 기교를 부린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도 들지만 그 모든 요소들을 버겁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유머와 새련된 구성으로 무난히 소화해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주인공 콘노 마코토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타임리프' 능력. 평범한 고교생이니만큼 그 어마어마한 능력을 쓰는 스케일도 그 나이 또래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의 안위를 위해 과거를 몽땅 바꿔 버린다든지 하는 거창한 계획따윈 없다. 기껏해야 동생이 빼앗아 먹은 간식거리를 독차지 한다던지,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친구의 ..

라제폰 - 포스트 에반게리온의 한계와 가능성

세상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일본의 도쿄만이 남아있게 된 지구... 갑자기 미지의 적으로부터 공습이 시작되고 도쿄는 순식간에 전시 상황으로 변한다. 이끌리듯 숙명적으로 라제폰이라는 로봇과 조우하게 된 소년은 지금까지 자신이 믿고 있었던 진실.. 세상은 도쿄가 전부였다는 사실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푸른피를 지닌 자신의 어머니... 도쿄의 외부에 펼쳐진 또 다른 세상... 그리고 자신만이 움직일 수 있는 라제폰이라는 거대 로봇.. 과연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침체기를 맞고 있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재기를 마련한 것은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공로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심오하고 철학적인, 그리고 더할 나위없이 나약한 주인공을 내세워 기존의 형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실..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속의 전쟁 - 전쟁을 대면한 소년의 주머니속 이야기

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5 1988년 [역습의 샤아]로 1세대 건담의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불세출의 두 주인공, 샤아와 아므로의 죽음을 두고 여러 가지 말이 많았지만 토미노의 '1년전쟁'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팬들에게 있어서는 시원섭섭한 일이었겠지만 언제까지나 건담월드가 토미노의 손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토미노 감독 역시 [Z건담]부터 시작해서 [ZZ건담], [역습의 샤아]까지 이어지는 쉴새없는 강행군으로 인해 다음 작품으로의 휴식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포스트 토미노 시대를 알리는 건담, [0080 포켓속의 전쟁] [역습의 샤아]가 개봉한 이듬해 드디어 건담 팬들에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TV판과 극장판으로만 소개되었던 건담이 OVA로 제작된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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