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는 달리 같은 영어권 국가라도 영국 영화와 캐나다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맥을 못추듯, 호주권 영화들도 예외는 아니다. 1906년 첫 장편 영화 [The Story of the Kelly Gang]이 제작된 이래 호주의 영화 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긴 역사를 자랑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헐리우드 영화와는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한때는 잘나가던 때도 있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0년간은 호주 영화산업의 황금기였다. 이 기간만큼은 피터 위어와 조지 밀러 등 뛰어난 감독과 더불어 멜 깁슨, 샘 닐 등의 재능있는 배우들이 배출되던 시기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더 큰 꿈을 쫓아 미국으로 날아갔고, 다시는 호주 영화계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도 헐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호주 영화인들은 많다. 러셀 크로우, 휴고 위빙, 에릭 바나, 나오미 왓츠 등 상당수의 인기스타가 호주 출신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모국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닌 미국 영화 속 주인공으로 남길 원하는 듯 하다. 뜬금없이 왜 호주 영화계에 대한 넋두리냐고? 2008년을 마지막으로 장식할 블록버스터급 대서사극 한편이 곧 개봉되기 때문이다.
제목부터가 [오스트레일리아]인 이 작품은 호주 출신의 감독 바즈 루어만이 메가폰을 잡고, 호주 출신 배우로 헐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는 두 남녀, 휴 잭맨과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아 오랜만에 호주 영화산업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미국 헐리우드의 영화사와 손잡은 합작영화의 형태이지만 영화의 구성으로나 내용으로나 이 작품은 호주산 영화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영화다. 무엇보다 [물랑루즈]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바즈 루어만과 니콜 키드먼이 7년만에 만나 화제를 모은 만큼 [오스트레일리아]에 거는 팬들의 기대는 크다. 과연 [오스트레일리아]는 2008년 최고의 로맨스 영화 추천작이 될 수 있을 것인가?
1.영화 [오스트레일리아]의 서막 |
원래 바즈 루어만은 [디 아워스]의 극작가 데이빗 헤어를 기용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루어만 감독은 이를 위해 사하라 사막 북쪽에 스튜디오까지 지었으나 라이벌 감독인 올리버 스톤이 동일한 소재의 영화 [알렉산더]를 선보이는 바람에 계획을 접고 말았다.
이후 루어만은 6개월에 걸쳐 호주 역사의 일반적인 사실들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는 조사 도중 1787년 영국의 식민지 뉴 사우스 웨일즈에 정박했던 최초의 호주함대 11척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는데 여기서 루어만은 영국과 호주의 관계, 그리고 호주의 정착민에 대한 이야기에 점차 끌리게 되었다.
ⓒ Showtime Australia/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결국 그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호주의 비인도적인 원주민 정책의 부산물인 '빼앗긴 세대 (Stolen Generation)' 의 이야기가 포함된 역사적 로맨스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빼앗긴 세대'에 대해서는 같은 호주 출신 감독 필립 노이스가 이미 [토끼 울타리 (Rabbit-Proof Fence, 2002)]를 통해 소개한 바 있지만, 루어만은 단순한 이슈성 영화가 아니라 대서사극의 형식으로 만들길 원했다. 1
2.캐스팅 과정 |
2005년 5월, 러셀 크로우와 니콜 키드먼이 바즈 루어만의 신작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것을 놓고 20세기 폭스사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니콜 키드먼은 단지 바즈 루어만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각본도 읽어보지 않고 출연에 동의했는데,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역할을 위해 소몰이 법을 배우는 열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6년 5월, 러셀 크로우가 프로젝트의 최종 서명을 앞두고 게런티 인상의 승인을 요구하는 바람에 루어만은 그의 역할을 히스 레저(!)에게 맡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히스 레저는 [오스트레일리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유가 뭐냐고? 히스에게는 자신의 마지막 연기 인생을 불태울 영화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다크 나이트]였다.
ⓒ Warner Bros. Pictures/ DC Comics. All rights reserved.
한편 러셀은 훗날 '재정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게 되면 어떤 배우도 일하고 싶지 않을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캐스팅 무산을 게런티 문제와 연관지었지만 루어만은 러셀 크로우와의 의견 충돌로 인해 서로가 잘 맞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결국 루어만은 같은해 6월에 휴 잭맨을 전격 캐스팅하게 된다.
2007년 1월, [FX]의 브라이언 브라운, [디셈버 보이즈]의 잭 톰슨, [반지의 제왕]의 데이빗 웬헴이 차례로 합류했으며 뒤이어 루어만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나레이션을 맡게 될 원주민 아역배우를 찾기 위해 5개월 동안 수소문한 결과 11살의 브랜든 월터스를 캐스팅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모두는 호주 출신의 영화배우들이다.
3.제작 |
[오스트레일리아]의 촬영은 2007년 4월, 시드니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촬영이 시작된지 얼마후 니콜 키드먼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 수 없이 그녀는 차기작으로 내정된 [책을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의 출연을 포기해야 했다.(이 작품의 주연은 케이트 윈슬렛에게 돌아갔다)
처음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이 보였으나 '쿠누누라'의 촬영지에서 스탭과 배우들은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무려 43 °C 가 넘는 찜통 더위속에 촬영이 진행되었기 때문인데, 니콜 키드먼은 말에 올라 타지도 못할만큼 녹초가 되었다. 특히 그녀의 경우는 하루 14~15시간씩 촬영을 감행하였는데, 심한 입덧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연기를 했으니 그녀의 악착같은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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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악재는 계속되었다. 반세기만에 처음 맞는 엄청난 폭우로 영화의 주무대인 파라웨이 다운스 목장의 값비싼 세트장이 온통 진흙으로 뒤덮히는 바람에 촬영팀은 물이 빠지고 진흙이 씻겨내려갈 때까지 촬영 일정을 연기해야만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촬영에 소요된 시간은 총 9개월, 약 1500마리의 야생마가 촬영에 사용되었고, 총 제작비는 1억3천만 달러(약 1천 8백억원)로 호주 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되었다.
4.각종 루머 |
이런 대작 영화에는 늘 그렇듯 [오스트레일리아]도 많은 루머를 몰고 다녔다. 대표적인 것은 키드먼의 임신설. 이는 사실이긴 했으나, 키드먼의 호주 홍보 대변인은 "그건 사실이 아니며, 보도를 모두 믿자면 키드먼은 지금까지 한 30명의 아이를 가졌을 것"이라며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불과 임신 사실을 시인하기까지는 불과 10일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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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도 니콜 키드먼이 임신한 것이 호주 쿠누누라의 '다산 폭포수 (Fertility Water)' 덕택이라는 뉴스가 보도됐고, 한술 더 떠서 촬영팀 중 임신한 것이 키드먼 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수영한 여성스탭을 포함해 7명이 임신했다는 등 임신과 관련된 황당한 루머는 계속 쏟아졌다. (실제로 긴 촬영기간 도중 스탭과 캐스트가 출산한 아이의 수는 최소 15명에 달한다)
또다른 루머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축구스타' 베컴의 합류 가능성에 대한 소식이었다. 키드먼과 루어만이 자신의 작품에 베컴이 합류하길 원한다며 대서특필된 이 루머는 말그대로 루머로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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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부정적인 루머는 테스트 시사회에서의 시큰둥한 반응 때문에 20세기 폭스 측에서 엔딩을 바꾸도록 루어만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덕분에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감독판 DVD가 나올 것이라는 둥, 영화의 완성도에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이러한 소식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흥행에 상당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5.스토리 라인 |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를 살펴보도록 하자.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그리고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이 작품의 내용은 과연 어떤 것일까? 기본적인 테그라인은 영국 귀부인 새라 애쉴리(니콜 키드먼 분)와 소몰이꾼(휴 잭맨 분)의 신분을 넘어선 사랑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 멜로물이 아닌 서사극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보는건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적인 정황 때문이다. 이 작품에는 2차 세계대전 중에 감행된 일본군의 다윈 시(市) 폭격이나 앞서 설명한 혼혈아동 격리정책 등 호주의 현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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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십중팔구 관객들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케일과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서사구조, 그리고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멜로코드를 지닌 초대형 로맨스물을 기대할 테지만 아쉽게도 [오스트레일리아]는 남녀간의 로맨스를 다룬 서사극이라기보다는 여인과 소년의 교감에 보다 더 큰 비중을 둔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이점에 대해선 차차 설명하기로 하겠다.
6.거대한 스케일, 그러나 빈약한 플롯 |
[오스트레일리아]의 러닝타임은 무려 166분. 근래들어 보기 드문 긴 상영시간을 자랑한다. 문제는 무조건 길기만 하면 대작이 되는가 하는 점이다. 놀랍게도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 작품은 초반 1시간을 소몰이하는 장면과 호주의 광활한 풍경만을 묘사하는데 몽땅 소비했다. 물론 나름 핑계는 있을 것이다. 두 주인공의 만남과 백인들의 인종차별, 악당과 주인공 사이의 갈등 구조 등 극의 전개에 필요한 플롯을 모두 담으려면 그 정도 시간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다른 영화같으면 30분으로 충분했을 내용을 소떼몰이의 스팩터클을 보여준답시고 한시간이나 잡아먹었다는게 문제다.
ⓒ 20th Century Fox/Bazmark Films. All rights reserved.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급 화면에 TV용 미니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에나 어울릴법한 서사구조를 늘어놓는 우를 범한다. 그 서사구조란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너무나도 도식적인 플롯이다. 이를테면 한 여인이 남편을 잃자마자 매력남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덤으로 사정이 딱한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약간의 위기를 만나지만 결국엔 모두가 해피해 진다는 거다. 어떤 인물이 언제 죽는지, 어떤 위기가 올건지, 심지어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담컨데 영화 좀 봤다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모두 알아맞출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도무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종잡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영화사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시대를 초월한 남녀의 운명적 사랑따윈 이미 안드로메다행 급행열차를 탄지 오래다. 그렇다고 '빼앗긴 세대'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도 없다. 전쟁의 참상? 간만 보다가 끝난다. 이렇게 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한 바즈 루어만의 욕심은 오히려 독이되어 이 영화의 정체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과유불급'이란 건 바로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닐런지.
7.배우들의 연기 |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언제나 평균적인 수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귀부인의 이미지는 [콜드 마운틴]부터 시작해 작년 한해 최악의 블록버스터로 손꼽히는 [황금 나침반]의 연상선상에 놓인듯한 착각마저 든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녀 외에는 이 고상하고 우아한, 그리고 때론 과감하기까지 한 귀족적인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가 딱히 떠오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정체된듯한 캐릭터의 반복은 다시금 그녀를 과거처럼 바비인형의 틀 안으로 가두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마치 나이를 거꾸로 먹는듯한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만큼은 인정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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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당장이라도 손등에서 세 갈래의 칼날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휴 잭맨의 경우는 아주 잠깐 등장하는 턱시도 차림의 모습에서조차 대다수 여성관객의 입에서 '와~'하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실제로 그랬다! ㅡㅡ;;)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성이긴 하지만, 대서사극의 히어로 역할을 혼자서 짊어질만큼의 카리스마를 발휘하진 못한다. 애초에 설정 자체가 아역 배우인 브랜든 월터스에게 상당부분을 양보해야하는 캐릭터이기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한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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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으로 등장한 데이빗 웬햄의 경우는 참으로 애석하다. 앞서 설명했듯 너무나 도식적인 서사구조를 가진 탓에 그가 맡은 캐릭터는 정말로 전형적인 악당의 숙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첫 영화에 주연급 캐릭터를 맡게된 브랜든 월터스의 연기도 [식스 센스]의 할리 조엘 오스먼드나 [맨 온 파이어]의 다코타 패닝처럼 넘사벽의 천재적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하니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한 브라이언 브라운의 건재한 모습에서 위안을 찾았다고나 할까.
8.호주, 그 광활한 소재 |
그러나 반면에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라는 나라가 얼마나 풍부한 영화적 소재를 가지고 있는 곳인지를 증명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다윈시 폭격과 인종차별문제, 헐리우드 웨스턴과는 다른 호주식 웨스턴의 가능성, 호주 원주민의 이야기 등 각각의 소재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이에 더해 호주의 드넓은 대자연만으로도 한편의 아이맥스용 다큐멘터리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오스트레일리아]는 영화의 상당부분을 호주의 풍경을 표현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9.총평 |
바즈 루어만의 야심작 [오스트레일리아]는 서사극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복잡적인 장르의 작품이다. 로맨스와 액션, 그리고 웨스턴 무비에 동화풍의 환타지, 그리고 코미디와 전쟁물,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장르적 혼합물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과부하가 걸릴 정도의 메시지를 담으려 한 플롯의 혼란과 맞물려 영화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는데 실패했다고 생각된다.
아쉽게도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는 것 이상의 재미를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하다못해 서사구조가 취약하다는 악평을 들었던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도 그 유명한 폭격장면의 하이라이트만큼은 관객에게 있어 짜릿한 시각적 흥분을 안겨주지 않았는가. 그러한 큰 한방이 없는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번 아카데미는 커녕, 앞으로의 흥행을 장담하기에도 버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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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천 8백억원이 소요된 이 작품의 오프닝 수입은 12억 5천만원 정도로 집계되어 니콜 키드먼 개인에게도 [황금 나침반]의 악몽을 그대로 재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라리 영화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2시간짜리 버전으로 다이어트를 했더라면 적어도 긴 러닝타임을 원망하는 관객들의 비난만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21세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싶어할 젊은 관객이 있을지조차 의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P.S: 영화사의 프로모션으로 진행되는 시사회의 품평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을 위한 시사회인것을. 마음은 편치않아도 할말을 하는 것이 시사회 참석자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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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세대: 1930년대 말, 호주 대륙의 백인 지배층이 호주 원주민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혼혈아동들을 부모로부터 빼앗아 강제 수용시킨 비인간적 정책의 희생자들을 가리킨다. 무려 25년간 원주민 보호기구 의장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A.O. 네빌(A.O. Neville)에 의해 진두지휘된 정책으로 호주 역사상 가장 반인륜적이고 잔인한 정부정책의 결과라는 악평을 남겼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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