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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객들]은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입니다. 포스터만 봐도 '웃음 보장성 코미디'라는 거창한 문구와 함께 한 유머할 것 같은 배우들이 속속 눈에 들어오지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당거래]같은 비교적 진지한 영화에서도 촌철살인의 유머를 선사해준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성동일이나 박철민 같은 배우들이 떡 버티고 있으니 관객들은 이 작품의 장르적 성격에 대해 별다른 의심없이 극장을 찾을겁니다.

그런데요, 이 영화.. 코미디이긴 코미디인데, 그냥 작정하고 웃기려는 코미디는 아닙니다. 감독은 휴먼코미디를 지향한 듯 한데, 영화를 보고나면 블랙코미디에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어느날 밤에 벌어진 교통사고를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터 꽤 강도높은 사고장면이 관객들을 움찔하게 만들지요) 이 사건에 얽히게 된 인물들은 이 영화에서 비중있는 조연들이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2년 후로 넘어가 주인공인 병우(류승범 분)의 일상을 비춥니다. 이 친구는 과거 야구선수였다가 직업을 바꾼 뒤에 잘나가는 보험사원이 되어 이제 더 좋은 직장으로 막 스카웃 된 참입니다.

헌데 그의 고객 한사람이 한밤중에 병우를 불러내 자살시에 보험금을 타낼 수 있는 방법을 묻습니다. 병우가 알려준 방법대로 그 고객은 생을 마감하고 졸지에 병우는 자살방조죄로 몰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지요.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병우는 2년전, 자신이 실적 달성을 위해 자살시도경력이 있던 고객을 마구잡이로 계약했던 사실을 떠올입니다. 만약 감사과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병우는 보험사기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를 받게 될 상황. 이제 그는 필사적으로 그 문제의 고객들을 만나 보험계약을 연금으로 전환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놓입니다.

ⓒ (주)메이스엔터테인먼트/ CJ E&M 영화부문. All rights reserved.


[수상한 고객들]의 내용 중 9할은 병우와 고객들의 만남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사회적 소외계층인 이들 고객의 삶을 조명하는데 할애합니다. 보험사 부장으로 일하다가 퇴사한 뒤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러기 아빠, 비정규직 미화원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억척스런 과부, 동생과 단둘이 버려진 버스에서 생활하는 가수지망생 등 이들은 하나같이 사회적인 안전망 바깥에 위치한 하층민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들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건 죽어서 보험금을 타내는 방법 뿐이지요.

내용만 가지고 보자면 이 영화는 참 우울한 작품이에요. 돈과 사람 목숨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이 영화의 소재로 쓰일만큼 보편화되었다는 의미죠. 이러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기에는 조금 껄끄러웠던 모양인지 영화는 이것을 코미디로 희화화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니 영화가 블랙코미디일 수 밖에요.

문제는 이야기를 코미디로 포장해가는 감독의 역량입니다. 조진모 감독은 자신의 첫 상업영화치고 무척 버거운 일을 맡았는데, 실제로 이렇게 다양한 플롯이 존재하고 이를 희비극과 신파가 뒤섞인 장르적 베이스 위에 얹는 작업은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배우들의 역량으로 영화를 억지로 끌고 가는 무리수를 눈치챌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 (주)메이스엔터테인먼트/ CJ E&M 영화부문. All rights reserved.


영화의 상당부분은 류승범의 개인기와 애드립에 의존합니다. 몇몇 장면에서의 유머는 잘 먹힙니다. 그만큼 류승범이란 배우가 가진 희극적 성향은 충분히 검증되어 있다는 뜻도 되겠죠. 반면 성동일이 열심히 지원사격을 하지만 말장난을 벗어나지 못한 억지스런 유머는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합니다. 더욱이 박철민의 경우에는 이 영화에서 단 한번도 웃기지를 않습니다. 맡은 캐릭터 자체가 너무 우울하게 설정된 탓인지 그간 재기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박철민의 모습은 너무나 기계적이고, 어색합니다. 오히려 정선경이나 임주환, 윤하 같은 조연들의 열연이 더 눈에 들어오는 편이지요.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영화의 불확실한 장르적 방향성은 둘째치고라도 어수선한 플롯을 조금만 간결하게 정리했더라도 [수상한 고객들]은 꽤 괜찮은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이를테면 병우의 야구선수 시절 이야기나 그의 여친과 겪는 갈등 같은 요소들은 모두 삭제해 버려도 무방할만큼 불필요한 설정이어서 오히려 영화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지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극중 병우의 대사처럼 삶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주기위해 조금 더 깊이있는 접근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P.S

1.사실 영화를 보면서 류승범의 자리에 임창정을 갔다놔도 별 무리가 없겠단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각본을 쓴 사람이 [1번가의 기적]을 썼던 유성협씨더군요.

2.한편으로는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상극에 가까운 블랙코미디라면 역시 장진 감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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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장진감독이 연출했다면 어떻게될지 ^^;;;

    2011.04.15 21:16
  2. 안랩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우들이 빵빵해서 기대가 되는 영화지요. ㅎㅎ 음 또 볼지말지 고민되는데요~~

    2011.04.18 15:25
  3. naxe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게 장진 감독표 영화가 아니었군요..........인간 군상의 블랙 코미디 하면 장진 감독이 떠올라서......대충 설명만 보고 장진 감독의 영화인줄 알았는 데........

    재미있을 것같기는 한데......약간 어수선할 듯 해서 보기에 저어되던데......흠.....어떨런지...

    2011.04.18 15:43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하씨가 트윗에서 이 영화 얘기 몇 번 해서 알게됐는데...
    땡기진 않더군요.
    그러고보니 임창정씨나 류승범씨가 나오는 저런 류의 영화를 거의 본 게 없네요. --a

    2011.04.25 2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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