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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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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Z건담]
은 논란의 중심에서도 토미노 감독이 꿋꿋하게 자신의 노선을 고집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퍼스트 건담]을 못잊어 반발한 사람들은 떠나갔지만, 반면 [Z건담]의 색채에 동화된 고정팬들은 토미노 식의 진지한 드라마에 갈채를 보냈다. [Z건담]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반응은 이미 비판 여론을 덮고도 남았으며, 프라모델의 판매고는 급증했다. [Z건담]에서의 '위험한 실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다수의 매니아층을 확보하면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기동전사 Z건담]


한편, 50편에 달하는 [Z건담]은 그 긴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결말을 맺지 못했다. 폐인이 된 까미유의 이야기나, 실종된 샤아 아즈너블, 야잔 게이블의 생존, 네오지온의 건재함을 과시한 하만 칸의 존재... 이 모든 궁금증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채 [Z건담]은 막을 내렸다. 당연하게도 팬들은 하루빨리 [Z건담]의 후속작을 보길 갈망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기동전사 ZZ건담]의 탄생. [Z건담]의 정식 후속편이긴 하지만...


[퍼스트 건담]과 [Z건담]사이에는 무려 6년의 공백이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토미노 감독은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지만 적어도 [퍼스트 건담]의 차기작에 대한 검토를 위해 가질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완구사나 제작사와의 의견조율이라던가, 작품의 설정을 위한 여러 가지 컨셉을 잡아나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제작사는 [Z건담]의 인기가 식기전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원했고, 스폰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Z건담] 50부작을 이끌어왔던 토미노에게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제작진은 [Z건담]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생겼던 여러 가지 부작용을 차기작에서는 되풀이하지 않기를 원했다. 비록 [Z건담]이 실패작은 아니었더라도, 연령대를 조금 낮추어 그들까지 흡수할 수 있다면 건담 프랜차이즈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섰던 것이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ZZ건담]을 위한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같은 압력이 들어오는 가운데 토미노 자신도 정확한 판단이 서질 않았던 것 같다. [Z건담]에서 보여준 대학살극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었으며, 특히 주인공 까미유에 대한 부분은 애니메이션의 결말치고는 너무 '잔인하다'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타일을 바꾸어 저연령층을 흡수할 수 있다면 그것도 그다지 나빠보이지 않았다.




결국 토미노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지나치게 어두웠던 [Z건담]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참혹한 전쟁터의 분위기에서 넘어온 [ZZ건담]은 밝고 유쾌한, 그리고 때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실없는 유머를 연발한다. 마슈마 세로, 카라 슨 같은 캐릭터는 오로지 개그만을 위해 창조된 캐릭터라고 여겨질 정도로 [Z건담]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메인 캐릭터인 쥬도 아시타는 카미유와 마찬가지로 전장의 한복판에 놓여진 불운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유머와 긍정적인 사고를 잃지 않는다. 말하자면 쥬도 아시타의 이러한 밝은 성격은 [ZZ건담]의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를 대변한 셈이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이같은 갑작스런 변화에 팬들은 당황했다. 첫화부터 나레이션만 해대던 샤아는 도통 모습을 나타낼 기미가 안보이고, 말도안되는 개그와 [퍼스트 건담]부터 모토로 삼아왔던 리얼리티 따위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분명 [ZZ건담]은 전작에 비해 가벼워졌지만, 반대로 무게감있는 캐릭터는 증발해 버렸다. 그 근엄한 브라이트 노어마져 아이들의 장난에 허우적대는 꼴이라니! 게다가 비챠에게 아가마의 지휘권을 넘길때의 그 황당함이란...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개그 일변도의 캐릭터들. 이같은 변화는 'Z'와 'ZZ' 사이의 괴리감을 키워놓고 말았다.



더군다나 메카닉의 설정도 [Z건담]시절의 왕성한 창의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새 주력기종인 'ZZ건담'의 경우 더 복잡해지고 육중해진 모습으로 멋있어진 외관에 비해서 '3단분리'라는 어처구니없는 컨셉때문에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원래 퍼스트 건담도 코어 파이터를 사용한 분리컨셉이나 이를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Z건담] 50화가 끝날때까지 지겹도록 보아온 백식이나 Z건담, Mk.2의 재활용도 문제였지만 기획기간이 짧은만큼 새로운 기체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본 컨셉을 가진 건담 시리즈에게 있어서 치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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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디자인은 훌륭하나 3단분리 컨셉이 뭐냔 말이다! 건담이 '매칸더 브이'냐?


결국 이러한 [Z건담]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충격 때문에 더해진 팬들과 스폰서의 압력은 더 한심한 결과를 낳게 된다. 26화를 기점으로 극의 분위기가 급반전되기 때문이다. 명랑만화 수준의 경쾌한 분위기는 한순간에 [Z건담]의 진지함으로 돌아갔고, 처음부터 웃기기 위해 창조되었던 캐릭터가 번민에 휩싸여 고뇌하는 심각한 인물로 바뀌었다는 점은 더욱 실소를 유발시켰다. 애초부터 [ZZ건담]은 [Z건담]의 연장선에서가 아니라 [퍼스트 건담]과 [Z건담]이 다르듯 별개의 노선으로 이해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중간에 수정된 이러한 연출 스타일은 결과적으로 [ZZ건담]이 가진 정체성을 매우 흐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건담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유독 [기동전사 ZZ건담]만큼은 국내에 다양한 해적판 경로, 특히 만화책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위의 사진은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 버전의 [ZZ건담]으로서 내용은 [ZZ건담]이지만 표지는 [Z건담]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전형적인 짝퉁 스타일을 보여준다.


덕분에 '이제서야 건담이 제 모습을 찾았다'고 느끼는 팬들도 있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때 [ZZ건담]은 작품의 방향을 일관성있게 유지하지 못했다는 면에서 실패한 작품이 되었다. 이러한 [ZZ건담]의 특성 때문에 이 작품은 [Z건담]과 나중에 다룰 [역습의 샤아]사이에 넣을수도 뺄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혹자는 [ZZ건담]을 우주세기의 '흑역사' 로 덮어 버리자는 주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동전사 ZZ건담 극장판]에 대한 토미노 감독의 발언


토미노 감독이 직접 참여한 정통 우주세기 건담에게 있어서 이같은 반응은 [ZZ건담]이 가진 입지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를 실감케한다. 어쨌든 카리스마 누님 하만 칸(건담 전체를 놓고 볼때 하만은 가장 인기있는 여성캐릭터에 속한다)은 불량청소년 쥬도에게 패해 우주세기의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이 [ZZ건담]이 내린 유일한 결론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ZZ건담]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낳은 부작용이었을 뿐 그 나름대로의 가치는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이었다. 비록 [ZZ건담]의 어처구니없는 개그컨셉이나 급하게 수정된 노선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끝까지 잃지 않는다. 비록 '학살의 토미노'가 종반부로 갈수록 그 본색을 드러내긴 하나, [Z건담]에서처럼 잔인한 결말은 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증거다. 뜬금없긴해도 세일러 마즈가 재등장하는 팬서비스라던가, 샹그릴라의 아이들 전원이 무사히 성장의 과정을 겪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결말은 건담 전체를 통틀어 가장 밝고 기분좋은 끝맺음을 하고 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ZZ건담]이 기대만큼의 만족스런 결과를 거두진 못했더라도 토미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서야 비로서 자신의 '건담 월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남은건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샤아 아즈나블과 [Z건담]의 조연으로 등장해 잊혀졌던 아므로 레이와의 결착. 과연 우주세기 건담은 어떻게 끝을 맺게 될 것인가?




ⓒ 北爪宏幸 /角川書店. All rights reserved.


사이드 스토리인 '젊은 혜성의 초상'. 코믹스로 출간된 작품으로 젊은날의 샤아와 뉴타입으로 각성한 하만 칸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왜 하만이 샤아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서는지의 과정을 알 수 있는 작품. 이런 의미에서도 하만과의 결판은 샤아 아즈너블과 지어야 했다. 뜬금없이 왠 고물장수 쥬도 아시타란 말이냐!

* [기동전사 ZZ건담]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創通/ サンライズ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건담의 이미지 사용에 관한 설명은
이곳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스틸: 젊은 혜성의 초상(ⓒ 北爪宏幸 /角川書店.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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