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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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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추억의 TV 시리즈에 대해 조금은 긴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마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분들이라면 이번 리뷰는 크게 공감하지 못할겁니다.

요즘은 [로스트]니 [C.S.I.]니 [히어로즈]니 수많은 미국 드라마가 넘쳐 흐릅니다만 사실 이러한 미드열풍은 비단 최근의 현상만은 아닙니다. 아직 국내 TV의 자체제작 드라마가 미흡했던 1980년대는 미국 TV드라마를 수입해 더빙 방영해주는 것이 예사였거든요. 게다가 비디오 보급도 그리 많지 않았고,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었던 것도 아닌지라 당시 인기 미드는 그야말로 공중파 본방사수 외에는 달리 감상할 방법이 없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격 Z작전]이나 [에어울프] 같은 일련의 '메카닉 액션 드라마'들은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초글링들에게 매일매일의 화제거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굉음을 내며 초음속 비행을 하는 [에어울프]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했지요. 지금도 실베스터 레비가 작곡한 오프닝 타이틀곡을 들으면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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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에어울프]의 파일럿 방송인 'Shadow of the Hawke'의 신문광고



혹자는 [에어울프]가 [블루썬더]의 아류로 등장한 작품이라고 주장하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틀린 말입니다. 존 배덤 감독의 1983년작 [블루썬더]는 [에어울프] 이전에 등장한 헬기 액션물이었고, 당시 비디오나 유선방송 등의 루트를 통해 국내에서도 꽤 많은 팬들을 확보했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흥행에도 성공해 미국내에서는 곧바로 동명의 타이틀을 단 TV시리즈가 1984년부터 ABC를 통해 방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블루썬더(TV)]는 고작 11개의 에피소드로 조기종영의 수모를 겪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같은해에 CBS를 통해 방영된 [에어울프]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참패한 것이지요. 이렇듯 [블루썬더]는 나름대로의 정식 TV시리즈로 재탄생하게 되었고, 따라서 [에어울프]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줄기에서 나온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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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bia Pictures Television/American Broadcasting Company(ABC). All rights reserved.

극장판의 성공에 힙입어 TV시리즈로 제작된 헬기 액션물 [블루썬더(TV)]. 그러나 비슷한 소재의 [에어울프]에 밀렸고, 동시간에 방영된 장수 시리즈 [달라스]에도 못미치는 시청률때문에 조기종영하게 된다.


사실 [에어울프]는 제작자 도날드 P. 벨리사리오의 인기 시리즈물 [매그넘 P.I]에서 출발합니다. 좀 생뚱맞게 느껴지시겠지만 벨리사리오는 1983년 [매그넘 P.I] 시즌 3의 20번째 에피소드인 "Two Birds of a Feather"에서 윌리엄 럭킹이 연기한 전투기 조종사의 모험담을 다루었는데요, 이 에피소드를 일종의 파일럿처럼 이용해 다른 시리즈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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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무려 시즌 7까지 제작되었던 인기 시리즈 [매그넘 P.I]. 톰 셀릭이 이 작품 때문에 [레이더스]의 배역을 포기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지만, 사실상 [에어울프]의 아이디어는 [매그넘 P.I]의 한 에피소드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 계획은 불발로 돌아갔고, 이에 벨리사리오는 좀 더 진지한 고민끝에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를 창안하게 되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에어울프]입니다. 파일럿 에피소드를 포함해 [에어울프]의 시즌 1은 대단히 진지하고 어두운 테마의 드라마로서 미소 냉전시대의 자화상을 월남전에서 형을 잃은 주인공 스트링펠로우 호크 (잔 마이클 빈센트 분)를 통해 드러내게 됩니다. 아마 기억하는 분도 계실텐데, 호숫가에 앉아 쓸쓸히 첼로를 연주하는 호크의 모습은 상처받은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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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시청률 상승에 욕심을 부린 CBS측은 시즌 2에 들어서면서 [에어울프]의 노선을 바꾸게 되는데요, 그 대표적인 변화가 여성 캐릭터인 케이틀린(진 브루스 스콧 분)의 합류입니다. 밝고 명랑한 성격의 케이틀린 덕분에 시리즈는 시즌 1의 어두운 면이 사라지고, 액션이 강화되는 쪽으로 바뀌게 되지요. 하지만 이런 CBS의 시도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 예상만큼의 시청률 향상도 없었을뿐더러 오히려 잦은 액션 장면의 연출 때문에 제작비가 치솟은 상황으로 흐르게 됩니다. 결국 시즌 2를 끝으로 제작자 벨리사리오는 [에어울프]에서 손을 떼고, CBS를 떠납니다.

이제 시즌 3에 들어서면서 버나드 코왈스키가 제작을 맡게 되는데, 이때에도 시즌 2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끌고 가면서 [에어울프]는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방향성을 잃은 액션물로서 자기복제를 반복하는 에피소드를 내놓으며, 제작비는 제작비대로 치솟게 되고 시청률은 점점 하향세를 그리면서 CBS는 급기야 [에어울프]의 종영을 결정합니다. 사실 이대로 끝낼만큼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아니었지만 TV 시리즈로서는 부담스런 제작비가 가장 큰 문제였지요. 이 외에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어쨌거나 조금은 아쉬운 듯 애매한 시점에 [에어울프]는 종영의 위기를 맞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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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캐나다의 자본으로 설립된 USA 케이블 네트워크 사에서 [에어울프]에 대한 방영권을 CBS로부터 인수하기로 합의하게 된 겁니다. 이렇게 시즌 3으로 종영을 맞을 뻔 했던 [에어울프]는 다시금 비상할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것이 [에어울프]의 팬들에게는 비극의 시작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계속-


P.S:

1. 제 기억으로는 [에어울프]의 본방이 꽤 늦은 밤시간에 했는지라 주말에 하는 재방송을 봐야 했었는데요, 사실 저는 [에어울프] 방영시 맞은편 KBS에서 틀어준 [V] 24부작 때문에 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주저없이 [에어울프]를 선택했던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이상하게도 [V]쪽에 더 끌렸거든요. 때문에 [에어울프]에서 놓친 에피소드가 제법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한 짓이었다능.

2. 국내판 [에어울프]가 오리지널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더빙' 때문입니다. 싱크로 200%의 연기력을 보여준 양지운씨의 더빙은 정말 [맥가이버]의 배한성씨 못지 않은 최고의 캐스팅이었죠. 원래 양지운씨는 당시 KBS의 5부작 미니시리즈 [V]에서 도노반의 성우였었는데, [에어울프]를 선택하는 바람에 이후 [V] 24부작 드라마판에서는 성우가 교체되고 맙니다. 이 일 후에 양지운씨는 MBC의 전속 성우로 한동안 활동하게 되었지요.

또한 시즌 2부터 합류한 케이틀린의 캐릭터는 워낙 명랑소녀 스타일이라 참 난감한 경우였는데, 국내판 더빙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어서 오히려 더 안정적인 드라마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3. 으핫핫핫.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제 블로그는 Daum의 영화마니아 섹션에 고정 꼭지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에어울프]편이 소개되면서 편집자가 달아놓은 주석이 압권입니다. '
80년 이후 태어나신 분께는 죄송' ㅋㅋㅋ 아 놔.. 센스 작렬입니다.

 



* [에어울프 Season 1~3]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블루썬더(ⓒ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매그넘 P.I (ⓒ Universal TV/Columbia Broadcasting System (CB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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