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차우]의 개봉에 맞춰 야생의 동물이 괴수로 등장해 인간과 사투를 벌이는 작품들을 소개하기로 하겠다. 작은 곤충에서부터 거대한 들짐승까지 의외로 많은 작품들에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소재로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을 듯. 이제 무더운 날의 더위를 식혀보도록 하자.
1.죠스 |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시킨 해양 어드벤처이자 최초의 블록버스터. 피터 벤칠리의 원작을 바탕으로 식인상어의 공포를 극대화시킨 스티븐 스필버그의 천재적 연출이 돋보인다. 이후 4편까지 등장하였으나, 1편의 명성에는 하나같이 미치지 못했다. 훗날 레니 할린 감독의 [딥 블루 씨]를 비롯해 많은 작품들 속에서 식인상어는 괴수 공포물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다. ([죠스] 리뷰 바로가기)
2.피라나 |
[죠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 역력한 B급 공포물. [그렘린]으로 훗날 스필버그 사단의 주요 핵심멤버가 된 조 단테 감독의 작품으로서 저예산 영화계의 거물 로저 코만이 기획 및 제작을 맡아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떼거지로 공격해 순식간에 먹이의 살점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피라나를 소재로 다뤘으며, 이후 제임스 카메론이 속편 [피라나 2]를 연출하기도 했다. 1995년에는 스콧 P. 레비 감독에 의해 TV판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 같은 소재를 사용한 아류작으로서 [공포의 피라니아(aka: 킬러 피쉬)](리뷰 바로가기)가 있다.
3.스웜 |
아더 헤어조그 원작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살인벌떼의 습격이라는 소재를 다분히 재난영화의 성격으로 만들었다. 1978년 작품으로 지금 보기엔 다소 느슨한 영화이지만 수천만 마리의 아프리카 살인벌떼가 습격하는 아날로그 특수효과는 꽤나 유명하다. 마이클 케인, 캐서린 로스,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리처드 위드마크 등 초호화 캐스팅이 압권인 70년대의 대표적인 재난물.
4.그리즐리 |
역시나 스필버그의 [죠스]에 고무되어 제작된 아류작 중 하나. 캐나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산짐승인 그리즐리 베어를 소재로 다뤘다. 내러티브나 캐릭터의 설정 및 갈등관계가 [죠스]와 매우 흡사한 저예산 영화로 총 75만달러가 소요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3천 9백만 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성공한 작품이다. 헐리우드의 유명한 동물스타 중 하나인 바트([베어]와 [가을의 전설]에 출연)의 어미곰이 무시무시한 살인곰의 역할을 연기했으며 1편의 흥행에 이어 2편도 제작되었으나 개봉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MBC 방영명은 [공포의 회색곰].
덧, 크리처물은 아니나, 곰이 등장하는 스릴러 영화로는 리 타마호리 감독의 [디 엣지]를 추천한다.
5.올카 |
[죠스]의 범고래 버전. 어부들에 의해 새끼를 밴 범고래가 포획되어 죽게되자 그 장면을 목격한 수컷이 인간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복수를 벌인다는 황당한 내용의 영화지만 범고래의 출산을 재현한 장면의 섬뜩함이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그리고 명배우 리처드 해리스와 샬롯 램플링의 연기 등 단순 아류작으로 취급하기에는 기대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올카] 리뷰 바로가기)
6.엘리게이터 |
루이스 티그 감독의 B급 공포물. 이번엔 늪지대에 서식하는 악어를 소재로 삼았으나 하수구에서 살아남은 돌연변이 악어가 도심에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도입해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속편까지 제작되었으며, 이후로도 [플레시드], [프라이머벌], [로그] 등 악어는 상어 못지 않게 단골 소재로 등장하게 된다.
7.아나콘다 |
아마존 오지에 실존하는 거대뱀 아나콘다를 등장시킨 액션 공포물. 제니퍼 로페즈, 아이스 큐브, 존 보이트 등 인기스타들이 출연해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감독은 루이스 로사가 맡았는데, 남미쪽 출신 감독답게 아마존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든건 1993년작 [아마존의 추적자], [파이어 아마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비록 엉터리 플롯에 설정도 느슨한 작품이지만 현재까지 4편이 만들어질 정도로 장수하는 시리즈가 되었다.
8.쿠조 |
[엘리게이터]를 연출한 루이스 감독이 다시한번 메가폰을 잡은 공포물로서 이번에는 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가 악당으로 등장한다. 광견병에 걸린 개 한마리가 차에 고립된 모자를 공격하는 내용을 긴장감 넘치게 연출한 작품으로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개의 습격을 받는 또다른 작품으로는 미국내의 인종차별문제를 상징적으로 다룬 [마견]이란 작품이 있다.
9.아라크네의 비밀 |
스필버그 사단의 핵심 제작진인 프랭크 마셜이 메가폰을 잡아 감독으로 데뷔한 스릴러물. 살인 거미떼의 습격이라는 소재로 단순한 공포감만이 아니라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를 집어넣어 오락적인 기능을 한층 강화한 작품이다. 존 굿맨, 제프 다니엘스 등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같은 거미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프릭스], [아이스 스파이더] 등이 있다. 국내 비디오로는 총 3편까지 [아라크네의 비밀]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시되어 있으나 전혀 무관한 비디오용 영화들이다.
10.틱스 |
불법으로 재배하는 마리화나의 성장 촉진제로 쓰이던 스테로이드가 떨어진 진드기알에서 부화한 진드기들의 습격을 다룬 영화. 말 그대로 스테로이드를 맞고 미친 진드기들이 문제아들을 치료하는 캠프장을 덮쳐 아수라장을 만든다는 얘기. B급영화이지만 진드기라는 미물을 소재로 삼았다는 면에서 독특한 작품이다.
11.새 |
두말할 나위 없는 공포 스릴러의 고전물. 서스펜스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으로서 공포영화의 하위장르인 크리처물의 일부분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하는 새떼들의 위협을 탁월한 스릴러 감각으로 승화시킨 걸작으로서 대픈 두 모리어의 원작에 바탕을 두었으나 상당부분 각색이 이루어 졌다. B급영화의 하위장르로 여겨지던 크리처물의 한계 때문인지, 거장 히치콕도 피해가지 못한 제작비의 문제로 인해 센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새들이 점령한 라스트씬은 끝내 영상화되지 못했다.
12.레저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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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차우]처럼 멧돼지와의 사투를 그린 작품. 호주출신의 러셀 멀케이가 본격적인 상업감독으로 발을 들여놓은 작품으로서 MTV 감독 특유의 현란한 영상미가 압권이다. CG가 없던 시절이므로 멧돼지를 표현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실물 로봇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B급영화 특유의 고어적인 요소가 빠져있지만 그렇다고 서스펜스의 농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러셀 멀케이의 대표작 [하이랜더]의 클라이막스 대결씬을 연상시키는 캥거루 통조림 가공공장의 라스트씬이 인상적. ([레저백] 리뷰 바로가기)
13.백경 |
허먼 멜빌의 원작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으로 [죠스]처럼 크리처물의 성격을 담은 작품은 아니지만 거대한 흰고래, 모비딕과 그에 의해 한쪽 발을 잃은 에이헙 선장의 광기어린 복수심을 그린 스펙타클한 해양 드라마다. 특히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로 일관되어 온 그레고리 펙이 에이헙 선장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오손 웰즈의 단편을 포함해) 무려 5편이나 영화화 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거장 존 휴스턴이 연출한 1956년 리메이크작이 가장 유명하다. 50년대 영화이지만 거대한 모비딕과 사투를 벌이는 클라이막스가 압권이다. ([백경] 리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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