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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ㅅ,ㅇ 32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 본 리뷰는 다분히 작품을 관람한 시청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가급적 리뷰의 감상을 뒤로 미루시길 바랍니다. 어릴 적, 일요일 아침마다 소년들의 단잠을 깨우는 기적소리가 울렸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고,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바로 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는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어린이들의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당시 로봇만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있어 [은하철도 999]는 가히 컬쳐쇼크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파격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기계문명에 대한 우회적이면서도 때로는 직설적인 비판의식에 더해 삶과 죽음, 유한한 생명과 영속성, 선과 악..

[블루레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 극장판, 감격적인 팬서비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타니가와 나가루의 라이트노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카도카와 쇼텐의 신인공모전인 스니커 대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이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한숨, 무료, 소실, 폭주, 동요, 음모 등 지금까지 10권에 달하는 소설과 애니메이션, 코믹스 형태의 다양한 미디어믹스 사업으로 확장되며 인기를 끌어왔다. 여느 학원 코믹물과는 달리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SF와 판타지, 여기에 미스테리라는 복합 장르적인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지구, 아니 우주의 존망이 걸려있는 황당하면서도 스펙터클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각 시리즈는 대단히 유기적인 이야기 결합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따라서 이 작품에 대해 문외한인 분들을 위해 간단..

알파 앤 오메가 - 엉성한 CG와 진부한 스토리, 아이들도 지루할 듯

가끔이지만 비수기 틈새를 노리고 갑작스럽게 툭 튀어 나오는 작품들이 더러 있습니다. 우린 이걸 '갑툭튀'라 부릅니다. [알파 앤 오메가]가 바로 그런 작품이죠. 픽사나 드림웍스에서 만들었다면 개봉전부터 제작소식이 들려왔을텐데, 이 작품은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중소 제작사(정확히는 미국과의 합작이라는 탈을 쓴 Made in India)의 애니메이션입니다. 근데 어렵쇼? 제목 끝에 '3D'를 달고 있네요? 게다가 [알파 앤 오메가]가 내세우는건 '롤러코스터 3D 어드벤처'입니다. 그냥 3D 어드벤처도 아니고 '롤러코스터'는 또 뭐람. [알파와 오메가]의 주인공은 늑대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암늑대인 케이트와 수컷인 험프리가 타이틀롤을 맡고 있죠. 이야기의 배경은 캐나다 록키산맥 투어의 시작점인 재스퍼인데, ..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 시리즈의 전복과 재결합,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가끔 보면 극장가에 생각지도 못한 작품이 기습적으로 개봉되곤 합니다. 매니아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버린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한데, 주로 몇몇 영화제에서만 소규모로 한정 개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식으로 개봉되는 작품들 중에서 '어? 이걸 개봉한단 말이야?'라는 식의 의외의 기쁨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개봉한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도 그런 깜짝 개봉의 기쁨을 주었던 작품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타니가와 나가루가 쓴 원작 라이트 노블이 원작입니다만 메인 캐릭터 자체가 '엽기적인 그녀' 같은 컨셉인데다 내용마저 안드로메다로 간 듯한 황당함이 주를 이루는 덕후력 만점의 작품으로서 이게 일반적인 관객수요를 가졌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나름 ..

스카이 크롤러 - 대중성에 한발짝 다가선 오시이 마모루

15년전, 사이버 펑크 문화에 애니메이션을 접목시킨 걸작 [공각기동대]의 컬쳐 쇼크에도 불구하고 오시이 마모루 감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실 그의 대중적 친근함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에서 이미 끝나 버렸다. 속편인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는 훨씬 냉철한 우화로 탈바꿈했고, [공각기동대]의 철학적 담론은 그 빼어난 작품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흥행참패의 결과로 이어졌다. 비록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손꼽힐만한 테크니션이자 작가주의 감독이지만 오시이 마모루는 대중적인 성향에서 늘 한발짝 물러선 입장을 고수했다. 괴작 [아바론]과 [시식가 열전]같은 실사물들을 제외하고라도 9년만에 내놓은 [공각기동대]의 속편 [이노센스]를 보면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관이 얼마나 미학적이면서도 불편하고, 또 한..

[DVD]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 - 빙하시대 세 번째 낭만담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여러분이 가장 먼저 본 CG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어떤 작품이 되었건 간에 픽사의 [토이 스토리]에서 받았던 충격을 쉽게 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셀 애니메이션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도 불구하고 천재집단 픽사가 등장하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더 이상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의 강자는 디즈니가 아니었다. 픽사에 이어 엄청난 물량공세로 도전장을 내민 드림웍스(PDI 스튜디오)는 [슈렉] 시리즈를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양강체계를 확립했다. 이런 와중에 20세기 폭스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손잡고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았을 때 그 누구도 이 작품의 성공을 예상치 못한 것은 당..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 추억이란 이름으로 즐기기엔 부족하다

[아스트로 보이]의 셀링포인트는 '추억'이다. 1960년대에 방영된 오리지널 외에도 1982년의 리메이크작, 2003년판 두 번째 리메이크작이 제작되는 등 시대를 뛰어넘어 20년의 간격으로 방영되었으니, 거의 모든 세대의 어린이들이 한번쯤 섭렵했을 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극장용 컨버전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은 풀CG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아스트로 보이]는 분명 아톰에 대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에게 있어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추억만으로 즐기기엔 내가 너무 늙어 버린 것일까. [아스트로 보이]의 기본적인 컨셉이 과거 [우주소년 아톰](원제:철완아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성사된 아톰과의 재회는 그리 감동적이지가 않다. 셀 애니메이션이 주..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2부)

1부를 읽지않은 분은 여기로.... '철완아톰'의 성과는 한창 상승기에 있던 데즈카에게 '추진용 로켓'을 달아준 것과 다름없었다. 이로써 일 중독자처럼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인 데즈카는 평소 꿈꿔왔던 목표를 실현할 기회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데즈카 프로덕션'을 설립해 일본에서도 디즈니 못지 않은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제본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제작방식과 단가, 그리고 규모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났기 때문에 '철완아톰'의 성공 이후에도 이 계획을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우선 수입의 대부분을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시작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1956년에 설립된 신생영화사 도에이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강한 관심을 보이기 ..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1부)

K-League에 소속된 현 포항 스틸러스는 1984년 포항제철 돌핀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축구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적부진에 시달리던 포항제철팀은 그 이듬해인 1985년 충격적인 처방을 단행한다. 팀이름을 '포항제철 아톰즈'라고 개명하며 팀의 마스코트도 아톰으로 변경해버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기업인 포항측에서 자사 축구팀의 마스코트로 일본의 국보급 캐릭터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저작권 개념따윈 둘째치더라도 꼭 아톰이어야 했을까하는 의문과 더불어 겉으로는 일본문화를 배척하면서 어느덧 스며든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를 가늠케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포항제철 아톰즈는 1997년이 되어서야 저작권 문제로 인해 팀명과 마스코트를 다시 바꾸기에 이른다. 이렇듯 ..

에반게리온: 파(破)에 관한 10가지 담론

※ 본 리뷰는 [에반게리온: 파]의 스포일러가 대량 포함된 것으로서 작품을 관람하지 않은 독자분들의 감상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 없는 리뷰를 보시려거든 여기(클릭)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그다지 [에반게리온]의 매니아라고 불릴만큼 열성적인 팬은 아니다. 기존 TV판과 구 극장판을 고작 총 4번정도 감상했을 뿐이고, [에반게리온: 서] 역시 4번정도 감상했으며, 이번 [에바게리온: 파]를 이제 두 번 관람했을 뿐이다. 따라서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간 사실이나 또는 기존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에반게리온: 파]에 생긴 변화를 기점으로 생긴 담론을 잡담식으로 재미삼아 풀어놓은 글일 뿐이다. 1.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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