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애니메이션/ㅅ,ㅇ 32

[블루레이] 외계에서 온 우뢰매 얼티밋 에디션 박스셋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로보트 태권브이]를 거쳐 수많은 자기복제의 정체기를 지나 범작과 표절작들의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1980년대 중반 역동의 과도기를 맞이한다. 바로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인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등장한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하는 시도는 이미 우뢰매 등장 이전인 1985년에 [로보트왕 선샤크]에서 이루어진 바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실사 파트와 애니메이션 파트를 완전히 분리시킨 터라 단순한 필름 짜깁기에 가까운 형태였고, 실사 화면에 애니메이션을 기술적으로 합성시킨 시도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최초다. [똘이와 제타로보트]의 실패로 한계 상황까지 왔던 김청기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던 차에 일..

인크레더블 2 - 이것이 픽사의 슈퍼히어로!

전편에서 슈퍼히어로의 정체성을 회복한 '인크레더블한' 가족이 14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워낙 승승장구했던 픽사 전성기 시절의 ‘슈퍼히어로물’이었고, 전작의 브래드 버드가 다시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에 이번 [인크레더블 2]는 [토이스토리]만큼이나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급증하던 차였습니다. 사실 [인크레더블 2]는 개봉전까지 부침이 매우 심했던 작품입니다. 픽사의 주력 작품인 [토이 스토리 4[의 각본이 리셋 되는 바람에 개봉이 1년 앞당겨 졌고, 그 결과 1년의 제작기간이 단축되면서 설정 자체가 치밀한 과정을 통해 설계되지 못했거든요. (존 라세터의 성추행 파문은 보너스…)그러한 점은 작품 속에 문득 문득 드러나곤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이만하면 대단히 잘 봉합한 모양새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세월은 14..

[블루레이] 슈퍼배드 3 - 사랑스런 악동들의 향연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사랑스런 악동들의 향연 신생 일루미네이션의 깜짝 놀랄만한 히트작 [슈퍼배드]는 디즈니-픽사,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등의 강자들이 득실대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인상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작품 자체는 픽사의 창의력은 고사하고 디즈니의 테크닉이나 드림웍스의 유머를 따라잡기에도 부족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무난한 스토리와 사랑스런 캐릭터의 힘만으로 가성비 최고치의 흥행수익을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렇게 악당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루, 사랑스러운 세 자매, 그리고 무엇보다 주연들을 뛰어넘는 미니언 같은 캐릭터들의 캐미가 잘 어우러진 [슈퍼배드]는 일루미네이션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로 군림하게 되었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부담은 두 세배로 커진다. ..

[블루레이] 스폰지밥 3D - 물 밖으로 나온 스폰지밥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물 밖으로 나온 스폰지밥 깊은 바닷 속 어딘가의 평화로운 (그러나 실상은 전혀 평화롭지 않은) 도시 비키니 시티. 이 곳의 명물은 바로 패스트푸드점 집게리아의 메인 메뉴인 게살버거다. 게살버거를 요리하는 주방장은 말썽꾸러기 스폰지밥. 집게리아의 주인인 탐욕스런 집게 사장과 종업원 징징이, 지능은 떨어지지만 스폰지밥의 절친인 뚱이, 집게리아의 성공을 시기하는 플랑크톤 등 비키니 시티는 이들의 좌충우돌 소동으로 인해 잠잠할 겨를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게살버거의 조리비법이 도난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심슨가족]과 더불어 미국의 장수 인기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특유의 병맛스런 개그와 괴팍한 개성을 극대화시킨 캐릭터의 매력..

언어의 정원 - 소년, 여인을 만나다

[언어의 정원]은 1인 제작자로 실력을 인정받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입니다. 주로 중단편을 만들던 그는 바로 전작인 [별을 쫓는 아이: 아가르타의 전설]을 통해 처음으로 장편 메이저 장르에 도전했지만 정작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죠. 아직까지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을 책임지기엔 연출력의 깊이가 모자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류작 같은 작품의 성격이 감독과는 안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언어의 정원]은 신카이 마코토의 장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1시간 안쪽의 중편 연애물로 돌아온 작품입니다. 영화는 비내리는 날이면 신주쿠의 공원으로 가서 스케치에 몰두하는 15세 소년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장차 수제구두장인이 되길 꿈꾸는 그는 평범한 고교생이지만 어느날 공원에서 초..

에픽: 숲속의 전설 - 숨이 막힐 듯한 녹색의 비주얼

디즈니-픽사, 드림웍스에 이어 폭스-블루스카이 연합이 헐리우드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아성을 지키고 있는 건 28억 달러를 벌어들인 효자상품 [아이스 에이지] 효과에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물량으로 승부하는 드림웍스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디즈니-픽사에 비하면 폭스-블루스카이의 작품들은 어딘가 레디 메이드된 기성품의 냄새를 풍기거든요. [에픽- 숲속의 전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숲속의 소인국에서 숲을 지키려는 리프맨들과 숲을 파괴하려는 보간족의 대결에 한 인간 소녀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에픽: 숲속의 전설]은 매우 전형적이면서도 전개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작품입니다. 등장인물도 상투적이고 인간이 소인이 된다는 설정 또한 뤽 베송의 [아더와 미니모이] 같은 작품들에서 자주 반복되..

소녀이야기 - 모두가 알아야 할 위안부의 진실

역사의식이 없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는 바꿀 수 없는 사실이고, 기록이며, 정체성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기준점이다. 20세기 초 열강은 제국주의라는 희대의 광기에 휩싸여 전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었고, 그 원흉이 된 몇몇 국가들은 인륜이라는 기본적인 양심을 저버린 만행을 저질렀다. 시간이 흘러 한 나라는 과거에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을 택했고 어디 멀리 붙어있지 않은 섬나라는 똑같은 (어찌 보면 더 악랄한) 짓을 저질렀어도 과거를 부정하고 심지어 벌어진 일을 왜곡하며 은폐하려 한다. 가해자들의 대조된 태도를 보는 건 그렇다 치자. 그건 어쨌거나 그들 스스로가 당면한 입장이니까. 그렇다면 피해자의 입장은 어때야 할까? 한국은 일제 치하에서 35년 간 식민지의 설움을 맛보았다...

에반게리온: Q에 관한 8가지 담론

※ 본 리뷰는 [에반게리온: Q]의 스포일러가 대량 포함된 것으로서 작품을 관람하지 않은 독자분들의 감상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 없는 리뷰를 보시려거든 여기(클릭)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에반게리온: 파]에서도 그러했지만 이번 [에반게리온: Q]는 정말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전작이 기분좋은 느낌의 충격이었다면 [에반게리온: Q]는 황당, 난감, 분노, 허탈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든다는 차이일까. 어쨌거나 이것이 진정 ‘에반게리온’다운 맛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 짧은 식견으로나마 이번 [에반게리온: Q]가 남긴 몇가지 담론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 글은 어디까지나 [에반게리온: Q]를 보면서 생긴 담론을 잡담식으로 재미삼아 풀어놓은 글일 뿐 정설 혹은 공식 설정에 준하는 ..

에반게리온: Q - 다시 마니아들의 영역으로 들어가다

- 결정적인 스포일러라고 할만한 건 없습니다만 줄거리 소개 정도는 있습니다- 사골게리온이라고 원성이 자자한 시리즈이긴 해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전작인 [에반게리온: 파]는 지나치게 잘 만든 작품이다.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가 속편이 보여줄 수 있는 미덕의 극한까지 도달했듯이, [에반게리온: 파]는 기존 TV판의 설정을 뒤엎는 동시에 무수한 떡밥들을 투척했으며, [에반게리온]의 성격을 마니아적인 영역에서 대중의 영역으로까지 끌어올렸고, 게다가 작화나 음악, 연출의 퀄리티마저 기막힌 걸작이 아니었던가. 그로부터 4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은 3년이겠지만- 우리에게 있어 그 기다림은 가히 고문에 가까운 시간이었음을 새삼 강조하진 않겠다. 그리고 그 긴 세월을 감내한 팬들의 상당수에게 ..

소중한 날의 꿈 - 디테일로 완성시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흥행기록을 갱신했다. 참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기분좋은 일이 있었던 반면, 씁쓸한 일도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보다 한발 먼저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은 무려 11년간 10만여장의 그림을 그려 완성시킨 작품이지만 너무나도 삽시간에 개봉관에서 사라진 비운의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직 잘하는 게 달리기 뿐인 소녀 이랑은 한 릴레이 경기에서 난생 처음 역전을 당한다. 순간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녀는 그만 고의로 넘어져 자신의 패배를 무마시키고 만다. 그리고는 평범한 일상에 묻혀 존재감없는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서 온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