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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ㄱ,ㄴ,ㄷ 23

[블루레이] 김청기 로봇군단 얼티밋 에디션 박스세트 리뷰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그 때 누군가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김청기 감독에 대해 사람들이 말할 때, 그 말은 언제나 작품 바깥에서 시작된다. 화면 속 작화나 연출보다 먼저 불려 나오는 것은 시대, 환경, 그리고 기억이다. 그의 작품은 평가의 대상이기 전에, 설명해야 할 사정이 먼저 붙는 드문 경우에 속한다. 그래서 김청기라는 이름 앞에서는 비평보다 회상이 먼저 고개를 든다.어떤 이들에게 그의 애니메이션은 어린 시절의 특정한 오후와 맞닿아 있다. 텔레비전 화면이 유일한 창이던 시절, 동네의 꾀죄죄한 소극장이 고급스런 문화 공간이었던 그 시절, 국산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것은 충분히 특별했다. 이야기의 정교함이나 움직임의 매끄러움보다, “우리 것이 살아 움직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 한 시대를 상징했던 아이콘의 귀환

1990년대를 강타한 스포츠라면 단연 농구일 겁니다.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농구라는 운동을 접하게 되었는데, 남들과 비교하면 꽤 늦은 시기에 시작한 운동이었죠. 그 전까지는 아예 농구라는 종목에 관심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런 제가 뒤늦게나마 농구를 시작한 이유는 농구라는 스포츠가 그 시대의 트렌드이자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1991~1993년까지 시카고불스를 NBA 정상에 올려놓은 마이클 조던은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장동건, 손지창 주연의 [마지막 승부]는 심은하라는 걸출한 신인을 발굴한 드라마 이상으로 한국의 농구 붐에 크게 일조한 작품이었고, 기아 vs.연세대의 불꽃튀는 승부로 큰 인상을 남겼던 1994-95 농구대잔치 역시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했지요. 그러나 그 중에서도 [슬..

극장판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 - 아빠들의 가슴 뜨겁게 달굴 로봇 애니메이션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은 [터닝메카드W: 블랙미러의 부활]에 이은 TV판 애니메이션의 극장 진출작입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변신 로봇의 트렌드를 이끈 선두주자로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뮤지컬이나 웹툰 등 미디어믹스 전략으로도 대성공을 거둔 만큼 이번 극장판 역시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지 언젠가는 나올 작품이었죠. 이번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은 TV판 9기와 10기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10기인 [정의의 또봇]에서 또봇 본부를 지원한 재단과 관련된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요. 인간을 로봇의 코어로 사용하려는 야심을 가진 제단의 후계자 모리가 반란을 일으켜 하나와 두리의 아버지를 납치한 후 로봇군단을 양성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간 TV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또봇이..

굿 다이노 - 픽사다운 아이디어, 디즈니다운 무난함

늘 감탄사를 연발시켰던 픽사의 근황은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아마 그런 경향은 [카 2]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후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몬스터 대학교] 등 어딘지 픽사스럽지 않은 범작으로 주춤거렸죠. 작년의 [인사이드 아웃]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재치를 보여준 작품이긴 했으나 전성기 픽사의 역량에는 조금 못 미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올 해 극장가 애니메이션의 첫 포문을 연 [굿 다이노]는 이미 북미에선 작년에 개봉해 평가를 마친 작품입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픽사 사상 처음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실패작이 되고 말았지요. 조금은 충격입니다. 외형상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 캐릭터를 가지고도 흥행에 실패한 셈이니까요. [굿 다이노]는 픽사다운 기발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

[블루레이] 공각기동대 SAC - 공안9과, 근 미래 범죄수사관들의 이야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시로 마사무네의 비정기 연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후대 사이버펑크 문화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를 비롯해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비록 [공각기동대]의 주요 화두인 인간과 기계의 존재론적 사유에 대해서는 이미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다루었던 소재이지만 분명 [공각기동대]는 기존의 유형을 뛰어넘는 주제의식을 선보였다. [공각기동대]의 헉 소리날 만큼 뛰어난 비주얼과 더불어 이 작품이 뛰어난 점 한 가지는 아직 인터넷이 대중화되기도 전에 네트워크를 통한 미래세계의 지형도를 이미 완성시켜놓았다는 점일 것이다. 실체는 없지만 광활한 네트를 누비며 해킹을 일삼는 인형사와 그로인..

겨울왕국 - 디즈니 클래식의 정상탈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탁월한 각본? 뛰어난 작화? 실사 영화를 방불케하는 연출력?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어공주]에서 [미녀와 야수]. [알라딘]으로 이어지는 황금기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전을 디즈니식으로 해석한 뮤지컬 동화로 풀어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나르시즘에 빠진 디즈니가 자의식 과잉의 징후를 보인 [포카혼타스] 이후 허송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드림웍스나 픽사의 약진을 허용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손을 완전히 놓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디즈니 나름대로는 꽤 오랜 기간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습니다. 존 라세터를 끌어다가 만든 [볼트]로 픽사의 스타일을 적용시켜보기도 했고, [공주와 개구리]처럼 구식 셀 애니메이션의..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2 고스트 위스퍼스 - 차별화된 개성이 필요한 리부트

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1 고스트 페인]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부정적이었습니다. 리부트를 표방하면서 동시에 프리퀄로 돌아간 이 작품은 성우진은 전면 교체와 더불어 익숙했던 캐릭터 디자인을 리모델링하며 기존 작품들과의 외형적인 거리를 두려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신통치 않았죠. 사실 [공각기동대]라는 거대한 프렌차이즈가 가진 잠재력은 단순히 프리퀄이나 리부트와 같은 상업적 판단력만으로 이끌어낼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어쨌거나 4부작으로 기획된 신작 [공각기동대 ARISE]의 두 번째 작품이 나왔습니다. 이번 작품의 부재는 '고스트 위스퍼스'. 전작의 사건으로 인해서 501부대를 나와 홀로서기에 나선 쿠사나기 소령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해킹당한 로지코마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무..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1 고스트 페인 - 성급한 리부트 혹은 프리퀄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극장판 [공각기동대]나 이를 what if 버전으로 만든 TV판 [공각기동대 SAC]는 같은 원작을 놓고 다른 방향성을 추구했지만 모두가 나름대로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오시이 마모루는 이를 통해 사이버 펑크 문화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고, 카미야마 켄지는 '공각기동대'란 타이틀에 걸맞게 공안9과라는 기관요원들 활약상에 초점을 맞춘 수사물로 탈바꿈 시켰지요. 확실히 리부트나 프리퀄은 비단 헐리우드의 트렌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가나 봅니다.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모토코가 공안9과에 배속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나올 정도니까요.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1 고스트 페인]은 총 4화의 극장판 시리즈로 기획된 작품으로서 '소령'으로 불리..

UFO 로보 그렌다이저 - 엇갈린 마징가 트릴로지의 계보

1970년대 이전에 태어난 분들이라면 [마징가 제트]라는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잘 알 것이다. 시대를 풍미한 슈퍼로봇 컨셉을 만천하에 알린 이 작품은 후속작인 [그레이트 마징가]로 이어지며 승승장구한다. 이어 원작자인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측은 [그레이트 마징가]의 후속작으로 대망의 [갓 마징가]를 기획하지만 막상 제작사인 도에이측은 이러한 마징가 연작 기획에 대해 내심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나가이 고 원작의 [갓 마징가] 실제로 도에이는 특촬물 분야에 있어서 일찌감치 [가면라이더]의 원작자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으나 뜻대로 잘 되고 있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역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로부터 거리감을 두기 시작했는데, 그 첫..

돼지의 왕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잔혹동화버전

* 본 애니메이션은 욕설과 폭력, 유혈 요소가 들어있는 작품으로 청소년들은 자신의 연령이 18세가 이르기 전까지는 시청 및 관람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돼지의 왕]은 [셀마의 단백질 커피] 중 ‘사랑은 단백질’이란 에피소드로 인상적인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연상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사랑은 단백질’의 원작자인 최규석 작가와는 두번째 작업인 셈이지요. 이 작품이 유독 눈길을 끄는건 국내에서는 정말로, 매우 드물게, 잔혹스릴러를 표방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소비층이 10대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는 국내 업계의 선입견을 고려해 보면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돼지의 왕]의 모험수는 분명 쉽지않은 선택입니다. [돼지의 왕]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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